법륜스님의 법문/5. 금강경 55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5-3 여리실견분

(~~ 제5-2강에서 계속) 우리는 살다보면 상에 집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은 쉽지만 늘 한 생각 일으켜서 모양에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상에 집착해서 저지른 실수를 하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가 경주에서 어느 절의 포교당에 있을 때입니다. 사시에 예불을 드리면서 천수경을 독송하고 있는데 누가 문짝을 딱딱 때리는 겁니다. 문을 똑똑 두드리는 게 아니라 쇠토막 같은 것으로 문을 부수듯이 두들기는 겁니다.. 그래도 신경 안 쓰고 기도드리는데 자꾸 때리니까, 짜증이 나 목탁을 놓고 나갔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어떤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다리 하나 팔도 하나 없이 서있는거요. 팔이 없어 쇠갈퀴로 문을 두드리니까 그렇게 쇠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그 모양을 보자 선입관에 ‘돈 얻으러 오셨..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5-1 여리실견분

금강경 다섯 번째 시간이 되겠습니다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 : 있는 대로 이치대로 실다이(있는 그대로) 본다 수보리 어의운하(須菩堤 於意云何) :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이신상 견여래부(可以身相 見如來不) : 몸 형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없겠느냐? 불야 세존(不也 世尊) :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불가이신상 득견여래(不可以身相 得見如來) : 몸 형상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하이고 여래소설신상(何以故 如來所說身相) : 왜냐햐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몸 형상은 즉비신상(卽非身相) : 몸 형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불고 수보리(佛告 須菩堤) :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凡所有相 皆是虛妄) :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4-3 묘행무주분

(~~ 제4-2강에서 계속) 이럴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 처지를 생각하면 한국에 데려다 줘야 되겠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한국 데려다 주면 우선은 해결이 된 것 같지만 그걸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자기가 좋아지고 편안해지면 편안해질수록 가슴 한 쪽 구석에는 자식에 대한 원망이 더욱더 깊어집니다. 미워하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식이 그리워집니다. 밉기만 하면 안 봐버리면 간단하게 끝나는데, 여기에 애증이 붙어있다 이 말이요. 여러분들도 본인은 남편 욕을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남편 나쁘다 그러면 아니다라고 하고, 자식 문제 때문에 상담하러 와서도 우리 애가 착하긴 착해요 이런단 말이요. 이렇게 애증이 겸해있다, 애가 있으면 증이 있고 ..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4-1 묘행무주분

오늘은 금강경 네 번째 강의시간이 되겠습니다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 : 집착하지 않는 미묘한 행 제4분 묘행무주분, 묘행이란 미묘한 행위, 무주는 머무름이 없다(집착함이 없다), 집착하지 아니하는 미묘한 행, 머문 바 없는 미묘한 행이 제4분의 제목입니다. 부차 수보리(復次 須菩堤) : 다시 다음에 수보리야 보살 어법(菩薩 於法) : 보살이 저 법에 응무소주 행어보시(應無所住 行於布施) : 마땅히 머문바 없이 보시를 행할지니 보살이 보시를 할 때에는 법에 머문바 없이 보시를 하라, 여기서 법은 경계를 말하므로, 경계에 집착하지 말고 보시를 행하라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몸으로 부딪히고 머리로 알음알이를 하는데, 그런 대상을 여기서는 법이라 말합니다. 소위..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3-6 대승정종분

(~~ 제3-5강에서 계속) 중생상(衆生相) : 생명을 가진 것만 중요하다는 생각 우리는 요즘 겨우 눈을 떠가지고 생명, 생명 가치관 이런 말을 많이 씁니다. 그러나 생명이란 말에는 물이나 공기나 흙이나 돌맹이는 빠집니다. 동물이니 식물이니 하는 생명이라고 하는 울타리를 쳐놓고 그 밖의 것은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산을 까부시고 물을 더럽히다가 그 물속에 사는 생명이 죽으면 문제지 물 자체는 문제로 삼지 않습니다. 이게 중생상입니다. 생명가진 것은 중요하고 생명 갖지 않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사실은 생명가진 것들과 생명 갖지 않은 것들은 분리 될 수가 없습니다. 이 수많은 생명은 다 생명 아닌 것이라고 분류하는 것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입니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바로 이 생명을 중심에 놓고..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3-5 대승정종분

(~~ 제3-4강에서 계속)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각각이 무엇을 지칭하는 지에 대한 해석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의 생활에도 적용이 되고, 옛 가르침에도 맞고, 다른 학문의 표현과 비교했을 때도 수긍이 갈 수 있는 그런 쪽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아상(我相) : ‘나다’는 생각, 오온으로 나를 삼는다 아상이란 ‘나다’ 하는 생각을 말하며, 이때의 나는 ‘오온’을 말합니다. 오온으로 나를 삼는다는 것은 이 몸뚱이와 마음을 가지고 나로 삼는다는 말입니다. 몸뚱이가 색이고, 마음(생각, 정신)은 수·상·행·식이 됩니다. 오온의 합성으로, 오온이 쌓여있는 이것으로 나를 삼는다, 이걸 아상이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몸뚱이로 나를 삼아서 어떤 반응을 일으키면 아상에 사로잡혀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 아상..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3-4 대승정종분

(~~ 제3-3강에서 계속) 금강경 세 번째 강의 시간이 되겠습니다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 : 대승의 가장 바르고 으뜸되는 가르침 금강경 제3분 ‘대승정종분’은 ‘대승의 가장 바르고 으뜸되는 가르침’이란 뜻입니다. 최상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수행자, 즉 완전한 자유와 행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느냐, 일체 중생의 갖가지 괴로움을 내가 다 해결해 주겠노라, 모든 중생을 내가 다 구제하겠노라 이렇게 마음을 내고 그렇게 실천을 해야 한다, 모든 중생의 괴로움을 내가 다 구제를 하려면 그 중생의 괴로움과 원인에 대해서 낱낱이 다 알아야 된다, 즉, 상대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그것들을 다 편안케 해주려고 하면 어느덧 나의 괴로움이 사라져 버린다, 이렇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