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76

4. 과거와 현대 - 고궁박물원과 101빌딩

어제 일일투어 가이드께서 하시는 말씀 왈, '여러분, 여기까지 오셨으니 고궁박물원에는 꼭 가보셔야 합니다!' 박물관? 도착한 첫날 갔는데 별 것도 없었잖아, 아차차, 거긴 이름이 다르구나, '국립 대만 박물관' 장개석이 중국 본토에서 도망올 때 갖고 온 것은 다른 데 있구나, '국립 고궁박물원' '국립'이 붙어서 거기가 거긴줄 알았더니 전혀 다르구나, 그 가이드 아니었으면 큰일 날뻔 했네 ~~ 국립 고궁박물원 -. 국민당이 국공 내전에서 패배하여 타이완으로 이동할 때에 베이징의 자금성에서 가져옴 -. 송 원 명 청 4대 왕조의 궁정유물과 미술품으로 소장품의 수는 69만 7490개로 세계 4대 박물관의 하나 -. 3개월에 1번씩 교체전시하고 있는데, 모든 소장품을 다 관람하려면 1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함 ..

3. 일일 버스투어(예류/스펀/진과스/지우펀)

비싼 돈 들여 먼 곳까지 왔는데 시내에서만 머물기는 좀 그렇지, 근처에 좋은 곳이 더 없을까, 아들녀석이 뒤적뒤적 찾더니 일일 버스투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 그것도 좋겠다, 우리 태국 갔을 때도 방콕 근교 일일 버스투어를 했었지 ~~ 오늘 우리가 모여야 할 장소는 타이베이역(台北車站), 밖에서 보기에도 엄청 큰 건물인데 안에 들어와 보니 정말로 큽니다. 천정까지 툭 트인 공간, 올려보면 푸른 하늘이 훤히 보이고 유리를 지나온 햇살은 바닥까지 내려왔습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은 젊은이들, 맨바닥에 철퍼덕 앉아 재잘거리며 열차를 기다리는 여유, 부럽습니다. 역사 뒷문으로 나가니 칙칙폭폭 기차가 있어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아들녀석이 부릅니다, 여기로 와요 ~~ 가이드가 깃발을 들고 사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

2. 중산을 거닐다

제주도보다 한참 밑에 있는 나라이기에 겨울이라도 춥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미니 전기장판을 가져온 아내는 따뜻하게 잘 잤다고 기지개를 켜지만 얇은 이불만 덮고 잔 나는 조금 찌뿌둥합니다. 혹시나 감기기운이라도 비치면 코로나19로 오해할까봐 예방책으로 감기약 두 알을 입에 넣고 꿀떡, 그러나 표정은 전혀 안 그런척, 입으론 상쾌한 아침을 외치고 아침을 먹으러 나섭니다. 길가는 사람들도 마스크, 우리 식구들도 마스크, 아들녀석과 나만 복면 없이 지하철역에 도착했지요, 비행기타고 멀리 왔음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건 줄서는 것부터 다른 문화, 우린 출입문 양쪽으로 줄을 서고 가운데는 비워두었다가 내리고 나면 타는데 여기는 한쪽편에 두 줄로 서서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면 내리면서 같이 탑니다. 지금이..

1. 타이베이에 도착하다

나 : 이번엔 어디로 갈까? 아들 : 맛있는 것 먹으러 타이완으로 가요. 나 : 그래 그것도 좋겠다, 그럼 이번 일정은 네가 알아서 다 짜라, 난 그냥 따라만 간다. 3년에 한 번씩 떠나는 가족여행, 캄보디아, 방콕, 오사카 찍고 이번엔 타이베이로 향하는 데, 참석 인원은 똑같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정을 짜는 데 내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 항공권 예약하고, 숙소 예약하고, 여행자 보험 들고, 개략적인 예산 짜고, 일정표 짜는 것까지 아들녀석이 다 하는 동안, 난 카드로 결재한 것 외에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공부할 필요도 없고 신경 쓸 일도 없어 편하기는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불안감,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아이들 하자는데로 그냥 따라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을 다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