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하노이 & 하롱베이

4. 하노이 - 진국사, 호찌민 주석 기념단지

상원통사 2020. 2. 24. 22:17

베트남 하면 사방천지가 밀림이고 사시사철 푹푹 찌는 날씨라 난닝구만 입고 사는 나라인 줄만 알았는데 전혀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으스스 춥기까지 하는 것이 우리의 가을 날씨, 다음에 아내와 같이 온다면 전기장판을 꼭 갖고 와야겠습니다.

베란다에서 맞는 하노이의 아침, 약간 흐리긴 하지만 먼지가 없어 좋은 날 ~~



아래를 내려다 보며 저절로 나오는 소리, 햐아, 얘네들도 우리랑 똑같네,

스티로풀 박스에 흙을 가득 채워 만든 화분에 온갖 채소를 가꾸고 있습니다, 옥상 빈터에서.



이제 집을 나섭니다,

그리스 여신은 사두마차를 타고 나가고, 동네 꼬마는 싱싱카를 타고 나가고,

친구 후배는 토요일인데도 일하러 나가고, 한 집에서 같이 잔 우리는 시내구경하러 나갑니다.



우선 아침밥을 먹어야지요, 아파트 단지 바로 옆의 무한리필 숯불고기 전문점에서 아침식사도 팝니다.

친구 후배 왈, 이곳에서는 물티슈 값을 받지 않는답니다,

무슨 소리냐, 이곳 식당들에서는 일회용 물티슈를 돈 받고 주는데, 한인식당에서는 공짜랍니다,

음식값에 이미 포함되었다는 얘기겠지요 ~~



식사를 마친 후 그랩택시를 불러 타고 도착한 곳은 서호(西湖, 호떠이),

서호는 길이가 18Km에 달하는 석양이 무척 아름다운 하노이 최대의 호수로

하노이 북쪽에 위치해 있지만 탕롱황성을 기준으로 도심의 서쪽에 위치해 서호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호수 남동쪽 조그마한 섬엔 진국사라는 절이 있는데, 입구엔 야자수들이 줄을 서 있고 하늘엔 만국기가 펄럭입니다,

입장료는 공짜, 우리나라 사찰들도 돈 받는 것 그만 두면 얼마나 좋을까 ~~




쩐꿔 사원(鎭國寺, 진국사)

서호의 안쪽 작은 섬에 위치한 아담한 사원으로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사원,

6세기 경 홍강 기슭에 카이꿕(開國寺, 개국사)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는데,

17세기 강변의 침식으로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지금의 위치로 옮기면서 '평안한 나라'라는 뜻의 진국사로 개명하였답니다.



안내문도 없고, 있어봐야 영어로 쓰였을 것이고, 

영어는 말도 글도 무서운 것이니 피해야 합니다, 우리 그냥 눈으로만 감상합시다, 



탑이 12층이나 되고 ~~



각 층마다 여섯 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



건물 안에 모셔진 분들은 아라한 같은데, 위에 걸린 현판은 한자로 적혀 있구나 ~~



대충대충 둘러보고 나온 우리는 서호를 따라 걸어가는데 ~~



낚시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입니다.



맹탕인가 했더니 아니에요, 진짜로 낚아 올리고 있습니다.

요만하면 찜을 해도 한참을 먹겠고, 매운탕을 끓이면 동네 잔치해도 괜찮겠습니다.



그렇게 걷다가 호수 동쪽 한켠에 자리잡은 커피숍에 들어가 ~~



창밖을 바라보며 베트남 커피 맛을 음미한 후 ~~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교사원 진무관(眞武觀)에 들릅니다.



여긴 돈 내고 들어갑니다,

그러나 모르긴 마찬가지, 그냥 눈으로만 감상합시다.








도교사원에서 큰길따라 남쪽으로 500m쯤 가면 주석궁이 나옵니다.

1908년 프랑스 건축가에 의해 건설된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총독의 사저로 쓰었다가 1954년 이후 베트남 주석궁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검소한 생활을 하던 호치민은 입주를 거부했고, 외국인 접대나 정치인들의 접견실로만 사용되었답니다.

철문은 닫혀있고 입구는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내부는 입장불가!



여기는 바딘광장, 넓디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가장자리엔 빨간 꽃 노란 꽃들이 촘촘히 피어 있는데,

곳곳마다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부동자세로 서있어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그 광장은 가로지르지 못하고 빙 돌아가야 하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호찌민 묘소 ~~



호찌민 묘소

"바딘 광장 중앙에 자리한 3층 규모의 웅장한 화강암 건물로 모스코바 붉은 광장의 레닌 묘에서 영감 받아 만들었다.

 무덤 내부에는 검소하게 살았던 호찌민의 시신이 유리관에 모셔져 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기 전(1969년) 사망한 호찌민은 '내가 죽으면 시신을 화장해 베트남 각지에 나누어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겼으나,

 그의 뜻과는 달리 베트남 국민들의 영웅인 호찌민의 모습을 언제라도 볼 수 있도록 시신을 특수 방부 처리해 묘소에 안치해 놓았다."



멀리 떨어져 있어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역사적 문화적으로 상당히 가까운 나라 베트남,

한자를 사용하고,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고, 유교문화가 남아있고, 남아선호사상이 있고, 대승불교가 퍼져 있었기에,

생각하는 것 생활하는 것들에 비슷한 요소가 많아 처음 접하더라도 그리 낯설지 않은 나라 베트남,

칠종칠금의 사자성어로 남은 삼국지 맹획의 나라,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사로 우리 땅을 밟았던 사람들,

미국의 부름을 받아 참전한 월남전 때엔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고, 그 덕에 베트콩은 나쁜 놈들로 떠오르는 악연의 나라,

그 수괴의 묘소 앞이 우리의 기념촬영 장소가 되다니 ~~



우린 빙빙 돌아 호치민 박물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호찌민 박물관

"연꽃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치고, 권력을 통해 어떠한 부귀영화도 누리지 않고 검소하게 살아온 호찌민을

 '호 아저씨'라는 친숙한 애칭으로 부른다

 호찌민의 탄생과 유년시절, 베트남 공산혁명과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활동 과정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호치민 동상 앞에선 기념촬영이 끊이지 않고 ~~



1층에서 3층까지 2,000여 점의 문서와 사진,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는 데 ~~







호찌민의 집무실도 있고 ~~



단두대도 있습니다.

끼기기긱, 철컥, 댕강! 에고, 무셔라 ~~



지금은 이렇게 멋진 쉼터까지 만들어놓고 그를 기리지만 ~~



살아 생전엔 폐타이어로 만든 쓰리빠를 신고 돌아다녔다는 호찌민 ~~



민족을 사랑하고 나라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친 작은 사람의 커다란 발자취,

묘한 논리를 펴며 나라를 팔고 민족을 반역하고 통일을 방해하는 이 땅의 수라와 아귀들이 부디 본받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잘 가꿔져서 찬찬히 걸으면 챙길 것이 많겠지만 시간이 부족 ~~





종종걸음으로 부지런히 왔지만 호찌민 묘소 앞에서 이뤄진 수문장 교대식은 이미 끝나 버리고 ~~




호찌민 집무실은 점심시간이라고 문을 닫아 근처에 가지도 못하게 하니 ~~



할 수 없이 광장을 가로질러 밖으로 나와 ~~




택시타고 들른 곳은 오바마 대통령도 와서 먹었다는 유명한 분짜 집 ~~



그러나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유명하다고 해서 왔을 뿐 ~~



여기까지 점심을 끝으로 하노이 시내 오전 관광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