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하노이 & 하롱베이

1. 한자와 그랩 택시가 있는 하노이

상원통사 2020. 2. 10. 21:55

중국집에서 이과두주 한 잔씩 걸치며 얘기를 나누는데 방향이 여행쪽으로 돌아갑니다.

지난 번에 지리산 못 갔잖아, 대신 어디 다른 데 한 번 가보자,

그래, 기왕에 시간내어 가는데 해외여행은 어때,

그것도 좋겠다, 베트남에 있는 후배가 시간되면 꼭 오라고 그랬는데,

좋아, 가자, 네 정년퇴임 기념으로, ~~

그렇게 의기투합하여 환갑줄에 들어선 고교동창 셋은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습니다, 12월 25일 성탄절날!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온 우리는 택시를 부릅니다,

동남아엔 그랩(grab)이라는 우버택시가 있는데 엄청 편리하고 좋습니다.

휴대폰에 행선지를 찍으면 요금이 얼마라고까지 나오니 바가지 쓸 일도 없고 요금갖고 시비할 필요도 없지요,

그러나 한 가지, 거스름돈은 확실히 세어봐야 합니다, 일부러(?)는 아니라고 믿지만 가끔씩 덜 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맨 처음 도착한 곳은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1911년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 '팔레 가르니에'를 모델로 지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로 하노이의 대표적인 건축물의 하나,

프랑스 식민시절 통치자들이 콘서트와 공연관람 등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지은 공연장으로 총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

지금도 클래식 연주, 오페라, 콘서트, 뮤지컬, 베트남 가요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데,  건물내부는 공연이 열리는 날에만 개방된답니다.

우린 겉모습만 흘낏 보고 사진 한 장 찰칵 찍고 ~~



큰 길을 한가로이 지나는 시클로의 행렬을 바라보며 ~~



타박타박 걸어서 호안끼엠 호수로 향합니다.

'호안끼엠'이라면 발음하기도 어렵지만 '환검(還劍, 검을 돌려주다)'이라면 조금 쉽게 다가옵니다, 

중국 명나라로부터 베트남을 독립시키고 레 왕조를 세운 레어이 장군과 거북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서려있는 곳입니다.



호수 한 가운데는 무슨 사원같은 것이 있는데, 구글 지도를 보니 'Turtle Tower'라 적혀있네요.



호수 주변으로는 빙둘러 산책로가 있는데, '호아 퐁 탑'이 보이고 ~~



조금 더 가면 길 건너에 리타이또 황제 동상이 있습니다.

리타이또(974~1028) 황제는 리 왕조를 창시한 왕으로 1010년 수도를 호아르에서 이곳 하노이(탕롱)로 옮겼답니다.

그리고 하노이를 흐르는 강인 홍강에서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고 도시이름을 탕롱(昇龍, 승룡)이라 지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앞에서 무슨 공연이 있는지 무대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공원이 있고 벤치가 있고 연인들이 속삭이고 있고 ~~



'붓탑'을 지나 왼쪽으로 꺾으면 ~~



1865년 세워진 도교사당 '응옥썬'이 나옵니다.

초록색 호수에 비친 사원의 모습이 옥빛을 띤 산처럼 보인다 하여 응옥썬(玉山祠, 옥산사)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



사당 안에는 13세기 몽골제국을 3번이나 무찌른 베트남의 영웅 쩐흥다오(陳興道, 진흥도) 장군과,

무신 꽌번쯔엉(關雲長, 관운장), 문신 반쓰엉(文昌帝君, 문창대제 )이 모셔져 있습니다.

한자가 아직까지 남아있고 우리가 익히 아는 이름이 나오니 그렇게 낯설지가 않습니다.



또 다른 방엔 길이 약 2M, 무게 250Kg에 달하는 커다란 거북이 박제가 둘이나 있는데,

이 거북이가 바로 호안끼엠 호수에 얽힌 전설 속 거북이의 후손이라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



밖으로 나온 우리는 이름 모를 동상을 지나 ~~



수상인형극을 보려했는데 매진되어 뜻을 이루지 못하고 ~~



근처 꽤 유명한 식당에서 이름 모를 음식을 먹고 ~~



호안끼엠 호수의 야경을 감상하고 ~~




비아허이 맥주 골목으로 향했습니다.

'비아허이'란 베트남어로 생맥주라는 뜻인데, 알코올 도수는 3도 이하이고 맛이 좀 묽고 밋밋하답니다.



여기선 한글도 많이 보이고 한국 사람도 가끔씩 보입니다.



우리가 자리잡은 음식점은  이제 막 벽화 그리기를 끝냈는데, 어때요 진짜같이 예쁘지요?



여기서 뭘 먹었느냐, 맥주 한 병에 요렇게 생긴걸 먹었는데 이름은 모르겠고 양은 듬뿍, 맛은 보통!



자리를 일어날 때쯤 되니 사람들이 많아져 걷기조차 힘들지만 씩씩하게 빠져나와 ~~



호안끼엠 호수변으로 나왔습니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쁜 호안끼엠 호수의 밤 ~~



낮에 보았던 거북탑(Turtle Tower)은 조명을 받자 진가를 더 발휘하고 ~~



오가는 사람들 모두가 활기찹니다.



한 쪽에선 온동네 아줌마들이 모두 나와 음악에 맞춰 춤(체조?)을 추고 ~~



도로엔 굉음과 매연과 함께 오토바이로 가득합니다.

하노이의 느낌, 그냥 젊고 밝고 역동적이랄까,

난 이런 곳도 좋아해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듭니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우와, 엄청 좋아요 ~~



나중에 들으니 이곳은 엄청 비싼 아파트라고 하네요,

이곳 사람 한 달 평균 월급이 25만원 정도 되는데, 방 두 개에 거실 딸린 아파트 월세가 140만원이랍니다,

그러니까 베트남에서도 상류층들이 사는 곳인 것 같습니다, 나같은 흙수저는 겁나서 못 살아 ~~



이렇게 반나절 구경 + 밤 마실까지 마치며 하노이에서의 첫날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