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하면 자동뽕으로 떠오르면 하롱베이, 어떻게 가는 게 좋을까?
우와, 1박 2일 크루즈 상품도 있네, 당일치기로는 좀 빠듯하다 하니 하룻밤 자며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 그것도 좋겠다, 이제 우리도 크루즈 여행할 정도는 되잖아!
가진 게 돈 밖에 없는 초로의 세 남자는 거금 24만원씩 들여 말로만 듣던 크루즈 여행을 떠납니다.
하롱베이,
사진만 봐도 가고 싶은 맘이 절로 솟는 기기묘묘한 섬과 동굴들의 조합,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되고 2011년에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에 미세먼지가 가득합니다,
여기도 우리나라 못잖네, 하롱베이는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숙소를 나선 우리, 그랩 택시를 불러 타고 예약했던 여행사에 가서 도착했노라 눈도장 찍고,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 아침밥 먹을 곳을 물어보니 저기로 가라고 알려줍니다.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허름한 쌀국수집,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것 슬쩍 컨닝하여 1500원짜리 쌀국수에 100원짜리 꽈배기를 시켰는데,
우리 모두 똑같이 하는 말, '이 집 쌀국수가 하노이에서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다!',
그렇게 잘 먹었지만 서두르느라 사진도 못 찍고 이름조차 모르니 소개할 수 없어 조금 아쉽습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하롱베이를 향해 가는데, 중간 휴게소에 잠시 정차합니다.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친절도 하구나, 어라, 여기 휴게소는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네, 근데 이건 또 뭐야,
찬찬히 보니 온 사방에 진주가 널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진주 매장 겸 휴게소인 셈입니다.
진주가 어떻게 탄생하느냐, 요렇게 생긴 진주핵을 조개 안에 넣은 후 ~~
이런 곳에서 몇 년 기르면 ~~
영롱한 색깔을 뒤집어 쓴 큰 진주 작은 진주 흑진주 백진주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것들을 선별하고 가공하여 ~~
목걸이 귀고리, 팔걸이 발걸이 코걸이 입술걸이(?) 만들어 여기서 판매하는 데, 우린 눈요기만 살짝했습니다.
이건 진짜로 정말로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난 아무리 뜯어 봐도 좋은 줄 전혀 모르겠습니다,
진주란 놈이 어디가 좋아서 그렇게 탐내고 부러워하고 가지려고 난리 부루스인지???
다시 20여분 쯤 달려 부두에 도착했는데 배가 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랍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뭐하나,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대합실 매점엔 초코파이, 쿠크다스, 뻥이요 등등 우리 과자들도 있고 ~~
밖으로 나오니 여기저기 새 집 짓느라고 야단입니다, 모두다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이겠지요 ~~
부두엔 크고 작은 유람선들이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이 매여져 있습니다.
이 중 하나를 타려나, 그러기엔 너무 작은 것 같은데 ~~
그래요, 우리가 머무를 배는 저 멀리 바다 한 가운데에 있고, 우린 이런 연락선을 타고 거기까지 가야 합니다.
꼬마 배를 타고 20여분 쯤 가니 우릴 기다리고 있는 크루즈 선이 보입니다,
"Serenity Cruise!"
방에 짐을 내려놓고 도착 기념으로 인증샷 한방 ~~
그리고 희한하고 기기묘묘하게 생긴 물 위의 조각작품들을 감상합니다.
배가 움직입니다, 어디로 향하는 지 모르지만 앞으로 나아갑니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풍경들을 옥상 벤치에 앉아 감상하기도 하고 ~~
흔들의자에 앉아 멋진 곳에 왔노라 미소 짓기도 하고 ~~
기막힌 풍경이 나오면 저절로 손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저기 봐라!
하롱베이의 섬들,
"석회암 지대가 침식작용과 해수면의 변화로 바다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빗물과 지하수, 바닷물 등에 용해되면서 지형변화가 나타나
지금과 같은 카르스트 지형(Karst Topography)이 만들어졌는데, 지금의 모습은 약 6천 년 전에 형성된 지형이라고 한다."
이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첫번 째 일정은 자전거 타고 해안도로 달리기 ~~
오르막길 끝에선 잠시 숨을 고르며 기념사진 한 방 찍고 ~~
페달을 조금 더 밟으면 ~~
현지인 마을이 나오고 ~~
우린 노천회관(?)에 모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가이드가 '웰컴~~'부터 시작하여 일장 연설을 합니다.
여기는 어디이고 섬들은 어찌 생겼으며 옛날엔 어쩌고 저쩌고 뭐라뭐라 하는데, 난 잉글리쉬 노 굿!
그 다음엔 전통주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쌀로 담근 막걸리를 이 통에 넣고 불을 지피면 방울방울 소주가 흘러 내리고 ~~
그 소주에 이 마을 특산품을 넣어 담금주를 만들었는데 맛볼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무슨 술이냐, 코브라 술, 전갈 술, 꿀벌 술 등등 ~~
술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도 좀 꺼려지는데, 의외로 서양 애들은 줄을 섭니다. 차례대로 고루고루 한 잔씩 벌컥벌컥 ~~
뱀장사 술장사를 마치고 오던 길로 돌아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일부는 분명 음주 자전거지만 검문도 없고 사고도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원위치 시키고 꼬마 배에 올라 크루즈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놀러 왔지만 ~~
이 사람들은 전통 그물로 고기도 잡고 ~~
양식장을 만들어 키우기도 하고 ~~
얕은 곳에선 뭔가를 잡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놀이터이지만 이들에게는 일터,
많이 먹고 신나게 놀고 부지런히 돈을 써야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덜 미안합니다.
다시 배에 오른 우리들 ~~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
힘이 넘치는 사람들은 물속에 풍덩 들어가 하롱베이를 만끽하지만 ~~
우린 눈으로만 감상합니다, 좋은 곳 왔다!
그래 맞아, 오기를 참 잘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
사방이 어둑해지고 지나는 배들도 흐려지는가 싶더니 ~~
이내 섬들은 사라지고 바다엔 불빛만 남았습니다.
땡땡땡,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모두 식당으로 모여주세요 ~~
엄청 맛있는 코스요리를 드립니다, 다들 맛있게 드십시오!
정성껏 준비한 베트남 요리(?)를 감상하며 하롱베이에서의 하루를 마감합니다.
아니지, 칵테일 파티도 하고, 베트남 전통요리(월남쌈) 만드는 것도 구경하고, 눈먼 오징어를 향해 낚시도 던져보고,
그리고 방에 들어가 한참동안 얘기를 나누었지요.
그 얘기들은 모두다 하롱베이의 바닷속에 녹아들어 떠오르지 않지만,
밤이 깊도록, 아니 자정이 지나도록 세 남자는 조잘조잘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크루즈에서의 첫날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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