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하노이 & 하롱베이

5. 하노이 - 문묘, 군사박물관, 탕롱황성

상원통사 2020. 3. 1. 22:28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로 시간차를 두고 식사를 마친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문묘,

택시에서 내려 입구까지 걸어가는데 길가에서 만난 아오자이 차림의 아가씨들이 얼마나 예쁜지 ~~



문묘에 들어가려면 이 문묘문(文廟門)을 지나야 합니다.

아치모양의 중앙문은 황제가, 왼쪽 문은 무관들이, 오른쪽 문은 문관들이 출입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가운데 문만 열려 있으니 모두가 황제입니다.



문묘(文廟)

-. 1070년 리 왕조시절 지어진 유교사당으로 중국의 고대 사상가인 공자를 모시고 있음

-. 하노이 공자묘라고도 불리며,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동성의 취푸 공자유적을 모델로 만들었음

-. 베트남이 유교사회였음을 보여주는 곳으로, 학생들과 시민들이 자주 찾는 하노이의 대표명소 중 하나

-. 1076년 개교한 베트남 최초의 국립대학 국자감 들어서 있으며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유학자를 배출해냈음




과거에 합격한 사람들의 명단과 출신이 한자로 적혀있는 진사제명비(進士題名碑).




거북 등에 비신(碑身)이 올려져 있는 진사제명비도 그렇지만 이곳에서 보는 것들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공자를 모셔놓은 대성전(大成殿) 앞에는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보았던 삼정(三鼎)이 있고 ~~



전시해 놓은 책들도 익히 보았던 것들이고 ~~



과거에 급제하여 금의환향 고향땅 가는 길도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공부 잘하게 해주시고 부디 시험에 합격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 같고 ~~





그 앞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단골 기념촬영 장소인 것 같습니다.





대성전 뒷편에 있는 국자감 이층에 올라 가니 ~~



지붕에는 하얗고 누렇게 번쩍이는 것들이 잔뜩 있습니다, 뭘까 ~~



돈입니다, 돈,

하얀 동전 회색동전 누런 동전 붉은 동전 게다가 종이돈까지 ~~

하나씩 던지면서 공부 잘하고 시험 잘보고 출세길 열리게 해주라고 간절히 기원하겠지요,

우리 아그들은 별로 해당사항이 없기에 난 그냥 눈으로 보고 감탄하기만 했음!



국자감(國子監)

"유학을 가르치던 베트남 최초의 국립대학이자 왕족 교육을 담당하던 곳으로 수많은 유학자를 배출했다

 원래의 국자감 건물은 1946년 프랑스와의 전쟁으로 파괴되었으며 2000년대에 복원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문묘를 나온 우리는 미술박물관에 들어갈까 하다가 밖에서 커피만 한 잔 마시는 것으로 만족하고 ~~



레닌공원을 지나 ~~



군사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1956년 문을 연 박물관으로 강대국들과의 전쟁에서도 나라를 지켜낸 베트남의 투쟁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원나라(쿠빌라이 칸)와 3차에 걸친 전투, 프랑스에 대항한 인도차이나 전쟁, 미국에 대항한 베트남 전쟁과

 1975년 통일 이후의 베트남 등에 관한 4,000여점의 역사자료를 전시관별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깃발탑

"베트남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깃발탑은 원래 탕롱황성 안에 속해있던 건물이었으나

 1805년 응우엔 황조가 들어서면서 국기 게양을 위해 새롭게 건설했다.

 프랑스 식민시절에는 군대의 감시탑으로 사용되었고, 탑 내부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안에 들어가니 이것저것 많이 전시되어 있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전쟁 중에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말 허름한 완전 수제 회의탁자와 의자 ~~



사기진작을 위해 썼던 것인지 적군에게 노획한 것인지 모르지만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크고 작은 나팔들 ~~



프랑스군에 붙잡혀 목에 칼을 쓰고 있는 여성 투사들의 사진 ~~



자신들을 지원하는 세계 여러 나라에 감사하고, 미국 침략자들을 증오하고, 평화가 오기를 기원하는 포스터들 ~~



B52 폭격기가 퍼부은 포탄에 부모가 모두 죽고 없는 세살박이 어린아이의 옷 ~~



프랑스와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에서 아들 아홉과 사위 외손자까지 잃어야 했던 한 어머니의 주름 가득한 얼굴,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전쟁이란 슬픈 것이고 비참한 것입니다.

분단된 우리 땅에서 이젠 전쟁을 그만 하자고, 종전협정 좀 맺자고  그렇게 애원하는데도 끝까지 거부하는 나라,

그들과 장단을 맞추고, 70년이나 지났것만 아직도  매카시의 혼령과 춤추며 증오와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

월남은 망한 것이 아니라 이제 하나 되어 전쟁 없고 잘사는 나라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고, 

악의 축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한반도에도 평화가 찾아오고 하루 빨리 통일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다음에 방문한 곳은 군사박물관과 맞붙어 있는 탕롱황성(昇龍黃城),

"1010년 호아르(닌빈)에서 탕롱(하노이)로 수도를 옮긴 리타이또(李王朝, 리왕조) 황제가 건설한 궁궐로

 1810년 수도가 후에로 옮겨지기 전까지 역대 황제들이 이곳에서 머물렀다.

 약 5만평에 이르는 면적에 많은 건축물이 세워져 있었으나, 19세기 말 프랑스 식민 시절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되어 지금의 모습만 남아있다

 건축물들은 많이 훼손되었지만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도안몬

-. 15세기 레왕조 시절 건설된 높이 13m의 웅장한 성문으로 외궁에서 내궁으로 연결하는 유일한 출입문이었음

-. 정중앙의 큰 출입문은 황제만 지날수 있었다고 함



여기서도 학생들의 졸업사진 촬영이 한창입니다, 어디서 봐도 예뻐요 ~~



요란한 음악소리가 들리기에 뭔가 하고 들어갔더니, 글쎄 여기서도 수상인형극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내용은 어제 보았던 것과 대동소이, 그럴줄 알았으면 여기서 공짜로 즐길걸,

아니지, 여긴 노래하고 연주하는 예쁜 아가씨들이 보이지 않구나 ~~



황성 안쪽으로 쭉 들어가니 뭐가 많이 있기는 있는데 대부분 문닫혀 있고 일부 열려 있는 곳에 들어갔지만 해독 불가 ~~





여긴 황제의 집무실이자 침소였던 궁전이 있던 자리로 탕롱황성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이었으나

프랑스 식민지 시절 파괴되어 지금은 석조 기단과 계단만 남아있답니다.

계단에는 황제를 상징하는 용이 조각되어 있고, 그 안쪽은 출입금지!



그렇게 슬렁슬렁 둘러보고, 난 휘파람 불며 노는 동안 친구들은 열심히 그랩 택시를 호출 ~~



여기에 도착하여 친구 후배를 만나 함께 발마사지 하며 나흘간 쌓였던 피로를 말끔히 풀고,

하노이에서 제일 높은 롯데 타워에 가서 저녁밥을 먹고,

높이 350m에 위치한 옥상 라운지에서 차 한 잔 하면서 시내 야경을 구경하려 했지만

이번엔 안 된다고 시야를 잔뜩 흐려놓은 하늘의 심술에 어찌하지 못하고, 추위에 잠시 떨다가 내려오는 것으로 야간 투어는 끝 ~~



숙소에 들러 가방 챙겨 공항으로 향하면서 하노이와 하롱베이 여행을 마쳤습니다.

베트남의 느낌이 어떠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젊은 나라, 활기 넘치는 나라, 낯설지 않은 나라라고 ~~



중국집에서 술 한 잔 하다가 갑작스레 뜻이 맞아 이뤄진 하노이 여행,

선배와 그 친구들에게 선뜻 잠자리를 빌려주고 마지막까지 챙겨준 친구 후배가 고맙고,

한국에서 아내가 오는 날 바쁜 시간을 쪼개어 맛난 저녁을 사준 또다른 친구 후배가 고맙고,

그런 후배들이 가까이 있고, 끝까지 총무 역할을 충실히 해준 친구가 한편으론 부럽고 한편으론 고맙고,

영어도 우리 말처럼 읽고 듣고 말하기에 어딜 가더라도 안심하게 해준 다른 친구가 한편으론 부럽고 한편으론 고맙고,

아직은 두 다리가 튼튼해 이런 여행을 같이 할 수 있는 내 자신에게도 고마움을 느끼며 이만 여행후기를 마칩니다.

이제 대만 여행기를 써야 하는데 언제 마칠지 모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