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78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6-3 정신희유분

(~~ 제6-2강에서 계속) 법상응사(法尙應捨) : 법도 응당 버려야 하거늘 하황비법(何況非法) : 하물며 법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거기에 도달하게 되면 도달하게 해준 부처님 법, 나를 운반해준 그 뗏목마저도 놔버려야 하는데, 하물며 부처님 법도 아닌, 부모니 자식이니 돈이니 재물이니 명예니 욕망이니 이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부처님의 법은 우리를 저 니르바나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뗏목과 같고 배와 같은 것입니다. 버려라 하니까 건너기도 전에 버리면 안 되겠지요, 건널 때는 의지하고 타고 건너고, 건넌 뒤에는 버린다, 부처님의 계율은 수행을 할 때는 철저하게 지켜야 하고, 깨달음에 도달하면 그걸 붙들고 있다고 계를 지키는 게 아니다. 그것은 지팡이와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지..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6-2 정신희유분

(~~ 제6-1강에서 계속) 봄이 되어 날이 따뜻해지고 비가 촉촉이 내리면 대지로부터 온갖 싹이 올라와야 하지만, 4월인데도 찬바람이 쌩쌩거리고 비가 오지 않으면 나야할 싹들이 하나도 못 나옵니다. 그럴 때이지만 땅속에서 조그만 싹이 하나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싹은 위로 올라온 모양만 보면 조그마할 지라도 땅속에는 엄청나게 큰 뿌리가 있기에, 날씨가 춥고 비가 안와도 그 뿌리로부터 힘을 받아 싹을 틔워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싹은 비가 오고 날씨가 풀리면 금방 자라버립니다. 이런 말법시대, 오탁악세는 4월인데도 날이 춥고 가문 것과 같은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계를 지니고 복을 닦는 자는 악조건 속에서 작은 싹을 틔운 것과 같습니다. 거기에 부처님의 말씀이 주어지는 것은 날이 풀리고 비가..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6-1 정신희유분

오늘은 금강경 여섯 번째 강의 시간입니다. 부처님과 수보리와의 대화를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수보리 : 어떻게 하면 이 모든 괴로움에서 완전하게 벗어날 수 있습니까? 부처님 :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다 네가 구해주어라. 그러나 모든 중생의 괴로움을 네가 다 구해주었다 하더라도 실로는 한 중생도 구제를 받은 바가 없는 것이다. (즉, 네가 일체중생을 다 구제하겠다고 마음을 내어 구제활동을 하더라도 ‘내가 중생을 구제한다’ 이런 생각을 하지마라) 수보리 : (속으로 의심하며) 내가 구제한 바가 없다면 보살은 어떻게 복을 짓는가? 부처님 : 너는 유위의 행으로 짓는 유루복만 복인 줄 아는구나. 함이 없는 무위의 행에 의해서 지어지는 무루의 복이 한량없음을 알지 못 하는가? (그러면서 무주상보시의 공덕이 한량..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5-3 여리실견분

(~~ 제5-2강에서 계속) 우리는 살다보면 상에 집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은 쉽지만 늘 한 생각 일으켜서 모양에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상에 집착해서 저지른 실수를 하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가 경주에서 어느 절의 포교당에 있을 때입니다. 사시에 예불을 드리면서 천수경을 독송하고 있는데 누가 문짝을 딱딱 때리는 겁니다. 문을 똑똑 두드리는 게 아니라 쇠토막 같은 것으로 문을 부수듯이 두들기는 겁니다.. 그래도 신경 안 쓰고 기도드리는데 자꾸 때리니까, 짜증이 나 목탁을 놓고 나갔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어떤 사람이 지팡이를 짚고, 다리 하나 팔도 하나 없이 서있는거요. 팔이 없어 쇠갈퀴로 문을 두드리니까 그렇게 쇠소리가 났던 것입니다. 그 모양을 보자 선입관에 ‘돈 얻으러 오셨..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5-1 여리실견분

금강경 다섯 번째 시간이 되겠습니다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 : 있는 대로 이치대로 실다이(있는 그대로) 본다 수보리 어의운하(須菩堤 於意云何) : 수보리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이신상 견여래부(可以身相 見如來不) : 몸 형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없겠느냐? 불야 세존(不也 世尊) :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불가이신상 득견여래(不可以身相 得見如來) : 몸 형상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하이고 여래소설신상(何以故 如來所說身相) : 왜냐햐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몸 형상은 즉비신상(卽非身相) : 몸 형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불고 수보리(佛告 須菩堤) :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凡所有相 皆是虛妄) :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4-3 묘행무주분

(~~ 제4-2강에서 계속) 이럴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 처지를 생각하면 한국에 데려다 줘야 되겠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한국 데려다 주면 우선은 해결이 된 것 같지만 그걸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자기가 좋아지고 편안해지면 편안해질수록 가슴 한 쪽 구석에는 자식에 대한 원망이 더욱더 깊어집니다. 미워하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식이 그리워집니다. 밉기만 하면 안 봐버리면 간단하게 끝나는데, 여기에 애증이 붙어있다 이 말이요. 여러분들도 본인은 남편 욕을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남편 나쁘다 그러면 아니다라고 하고, 자식 문제 때문에 상담하러 와서도 우리 애가 착하긴 착해요 이런단 말이요. 이렇게 애증이 겸해있다, 애가 있으면 증이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