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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육조단경'] 제21강 참청한 기연 3

(~~ 제20강에서 계속) 하루는 지상이 조사에게 물었다. “부처님은 삼승법(三乘法)을 말씀하셨사온데 이제 조사께서는 또 최상승법(最上乘法)을 말씀하시니 제자는 알 수 없습니다. 바라옵건대 가르쳐 주십시오.” “너 스스로 본심을 볼 것이요 바깥 경계에 착하지 말라. 법에는 사승(四乘)이 없는 것인데 사람 마음에 스스로 등차를 두는 것이다. 보고 듣고 마냥 외는 것은 소승이고 법을 깨달아 뜻을 아는 것은 중승이며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는 것은 대승이요 만법을 다 통하여 만법을 다 갖추어 일체에 물 안들고 모든 법상을 여의어 하나의 얻음도 없는 것은 최상승이니라. 승(乘)이라 함은 행한다는 뜻이요 말로 다투는데 있는 것이 아니니라. 너는 모름지기 스스로 닦을 것이요 나에게 묻지 말라. 언제나 자성은 스스로 여..

[법륜스님의 '육조단경'] 제20강 참청한 기연 2

(~~ 제19강에서 계속) 법달이 이 게송을 듣고 곧 크게 깨치고 저도 모르게 슬피 울면서 조사께 여쭈었다. “법달은 이제까지 실로 한 번도 법화경을 굴리지 못하고 법화경에 굴리어 왔습니다.” 사람이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야 되는데, 뗏목을 머리에 이고 물속에 헤엄치는 격이 되었다,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서 내가 해탈을 해야 되는데 도리어 부처님의 말씀에 갇혀버렸다,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상을 짓고 거기에 종이 되어가지고 도리어 헤매고 다녔다. 하고 다시 여쭈기를 “경에 이르기를 하였사온데 이제 범부가 다만 자기 마음만 깨달으면 곧 불지견을 이루는 것이라 하시니 스스로 상근기(上根機)가 아닌 자는 의심하거나 비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 경에 삼거(三車)를 말씀하셨사온 데 양녹거(羊鹿車)와 백우거(白..

[법륜스님의 '육조단경'] 제19강 참청한 기연 1

육조단경 일곱 번째 강의시간이 되겠습니다. 참청한 기연은 제자들이 육조 혜능대사를 찾아뵙고 문답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그런 인연을 말합니다. 6. 참청한 기연 대사께서 황매(黃梅)에서 법을 받고 소주(韶州)에 이르시니,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으나 다만 유지략(劉志略)이라는 유가의 선비가 있어서 매우 후하게 예우하였다. 지략의 고모에 여승이 된 이가 있어 이름은 무진장(無盡藏)이라 하였는데 항상 대열반경을 지송하고 있었다. 대사는 경 읽는 것을 잠시 듣고, 곧 그 오묘한 뜻을 아시고 그에게 해설하여 주었더니 그 비구니가 경을 듣고와서 글자를 물었다. 대사가 말씀하시기를 “글자를 모르니 뜻을 물어라”하셨다. 비구니가 말하기를 “글자도 모르고서 어찌 뜻을 압니까?” 한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법륜스님의 '육조단경'] 제18강 좌선법을 가르치다 3

(~~ 제17강에서 계속) 모름지기 널리 배우고 많이 들어야 하며 자기 본심을 알아서 모든 불법 이치에 통달하며 빛을 화(和)하여 사물을 접하되 아(我)도 없고 인(人)도 없어 바로 보리(菩提)에 이르러 참 성품에 변함이 없는 것이 해탈지견향이니라. 선지식아! 이 향(香)은 각자 안에서 풍기는 것이니 결코 밖을 향하여 찾지를 마라. 세상사 배울 것 배우고 할 것 하고 울 것 울고 웃을 것 웃으면서도 고요를 유지하되 고요만 유지하는 게 아니라 늘 중생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해탈지견이다. 이 모든 것은 다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내면에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제부터 너희들을 위하여 무상참회(無相懺悔)를 주어서 삼세(三世)에 지은 죄를 멸하여 삼업(三業)이 청정하게 해주리니, 선지식아, 내 말을 따라서..

[법륜스님의 '육조단경'] 제17강 좌선법을 가르치다 2

(~~ 제16강에서 계속) 5. 오분향과 참회법을 전하다 그때에 대사께서는 광주(廣州) 소주(韶州)의 2군을 비롯한 사방의 선비와 백성들이 모두 산중에 모여 청법하고자 함을 보시고 이에 법좌에 오르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오라. 선지식아, 이 일은 모름지기 자성(自性)으로부터 일어나 일체시에 스스로 생각 생각 그 마음을 조촐히 하고 스스로 닦고 스스로 행하여 자기 법신을 보며 자기 마음 부처를 보아 스스로 제도하고 스스로 경계하여야 비로소 얻는 것이니 구태여 이곳에 올 것까지 없느니라. 그러나 이미 먼 곳에서 이와 같이 와 이 곳에 함께 모였음은 이는 모두가 다 인연이 있음이다. 이제 모두 꿇어앉아라. 먼저 자성(自性) 오분법신향(五分法身香)을 전하고 다음에 무상 참회를 주리라.” 유명해지기 전에는 대..

[법륜스님의 '육조단경'] 제16강 좌선법을 가르치다 1

오늘은 육조단경 여섯 번째 강의시간이 되겠습니다. 좌선이란 앉거나 앉지 않는 것과 같은 형상에 있지 않고 바로 마음에 있다, 행주좌와 어묵동정(行住坐臥 語默動靜),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다 선(禪)이 된다, 이렇게 ‘앉는 것’에 대해 비판하니 ‘그럼 앉을 필요가 없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보시할 때 ‘대가를 바라려면 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은 보시하지 마란 얘기가 아니라 대가를 바라지 말고 보시하란 얘기이고, ‘중이 마음을 닦아야지 머리만 깎는다고 중이 되냐’는 말은 머리 깎지 마란 얘기가 아니라 머리 깎는 의미를 제대로 알고 수행하라는 뜻이지요. 형상에 매여서는 안 됩니다, ‘앉아야만 된다’는 것도 상이고,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상입니다. 4. 좌선법을 가르치다 대사께서 대중에게 이..

신축년을 맞으며 ~~

2021년 신축년 새해 아침, 작년과 달라진 게 뭐가 있을까, 창밖을 내다봤지만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마스크를 벗으면 큰일 난다,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 사람도 만나지 말라, 감염자수는 어제와 비슷하다.... 그래도 조금 희망적인 소식이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우리도 조금 있으면 접종이 시작될 것이다, 치료제가 상반기에는 나온다.... 작년 이맘때 우한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했지만 별로 걱정을 안했습니다, 메르스 정도 유행하다 말겠지, 반팔 입을 때 즈음이면 사라지겠지, 그러나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었습니다, 찬바람 쌩쌩 불고 반팔이 두꺼운 외투로 변하자 코로나는 더 기승을 부립니다. 폐쇄된 생활이 일상화되었고, 돌아다니지 못하는 우린 조선 백성으로 되돌아갔지만, 그래도 월급이 꼬박꼬박 나왔..

4. 과거와 현대 - 고궁박물원과 101빌딩

어제 일일투어 가이드께서 하시는 말씀 왈, '여러분, 여기까지 오셨으니 고궁박물원에는 꼭 가보셔야 합니다!' 박물관? 도착한 첫날 갔는데 별 것도 없었잖아, 아차차, 거긴 이름이 다르구나, '국립 대만 박물관' 장개석이 중국 본토에서 도망올 때 갖고 온 것은 다른 데 있구나, '국립 고궁박물원' '국립'이 붙어서 거기가 거긴줄 알았더니 전혀 다르구나, 그 가이드 아니었으면 큰일 날뻔 했네 ~~ 국립 고궁박물원 -. 국민당이 국공 내전에서 패배하여 타이완으로 이동할 때에 베이징의 자금성에서 가져옴 -. 송 원 명 청 4대 왕조의 궁정유물과 미술품으로 소장품의 수는 69만 7490개로 세계 4대 박물관의 하나 -. 3개월에 1번씩 교체전시하고 있는데, 모든 소장품을 다 관람하려면 10년이 넘게 걸린다고 함 ..

3. 일일 버스투어(예류/스펀/진과스/지우펀)

비싼 돈 들여 먼 곳까지 왔는데 시내에서만 머물기는 좀 그렇지, 근처에 좋은 곳이 더 없을까, 아들녀석이 뒤적뒤적 찾더니 일일 버스투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 그것도 좋겠다, 우리 태국 갔을 때도 방콕 근교 일일 버스투어를 했었지 ~~ 오늘 우리가 모여야 할 장소는 타이베이역(台北車站), 밖에서 보기에도 엄청 큰 건물인데 안에 들어와 보니 정말로 큽니다. 천정까지 툭 트인 공간, 올려보면 푸른 하늘이 훤히 보이고 유리를 지나온 햇살은 바닥까지 내려왔습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은 젊은이들, 맨바닥에 철퍼덕 앉아 재잘거리며 열차를 기다리는 여유, 부럽습니다. 역사 뒷문으로 나가니 칙칙폭폭 기차가 있어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아들녀석이 부릅니다, 여기로 와요 ~~ 가이드가 깃발을 들고 사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

2. 중산을 거닐다

제주도보다 한참 밑에 있는 나라이기에 겨울이라도 춥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미니 전기장판을 가져온 아내는 따뜻하게 잘 잤다고 기지개를 켜지만 얇은 이불만 덮고 잔 나는 조금 찌뿌둥합니다. 혹시나 감기기운이라도 비치면 코로나19로 오해할까봐 예방책으로 감기약 두 알을 입에 넣고 꿀떡, 그러나 표정은 전혀 안 그런척, 입으론 상쾌한 아침을 외치고 아침을 먹으러 나섭니다. 길가는 사람들도 마스크, 우리 식구들도 마스크, 아들녀석과 나만 복면 없이 지하철역에 도착했지요, 비행기타고 멀리 왔음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건 줄서는 것부터 다른 문화, 우린 출입문 양쪽으로 줄을 서고 가운데는 비워두었다가 내리고 나면 타는데 여기는 한쪽편에 두 줄로 서서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면 내리면서 같이 탑니다. 지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