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호주여행

[호주여행] 9. 쌍무지개 뜨는 언덕, 콥스 하버

상원통사 2019. 4. 14. 21:53

밤새워 우르릉 쾅쾅쾅, 시끄러워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하는 무시무시한 파도소리,

큰 물이 있는 곳은 기가 너무 세니 집을 짓지 말라는 조상들의 말이 맞았구나,

그건 그렇고, 파도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바닷가라는 것인데 바닷가라면 해 뜨는 것도 볼 수 있지 않겠나,

침대에서 뒹구적 거리는 것을 그만 두고 일어나 밖으로 나왔습니다,

맞았어요, 오늘의 숙소는 바닷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해가 바다에서 뜨기는 뜨는 데 안 보여요, 구름에 가려 안 보여요 ~~



한참 지나서야 겨우 모습을 드러내는데 ~~



남태평양에서 오메가(Ω)를 보는 꿈은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젠 더 기다려봐야 소용없다, 다시 방으로 돌아가자 ~~



실망하여 뒤돌아 숙소로 돌아가다가 언뜻 고개를 들어보니 이럴 수가 ~~



하늘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비가 몇 방울 보이는 것 같더니 무지개가 떴습니다.

왼편 땅끝에서 시작하여 허공을 가르고 오른편 땅끝으로 들어가는 무지개,

이렇게 커다랗고 꽉 찬 반원의 무지개는 난생 처음입니다.



입이 벌어져 다물어지지가 않고, 너무 좋아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야 되는 데, 워낙 커서 한 화면에 다 들어가지 않는데 어떡하나,

마음은 급하고 방법은 없고, 휴대폰으로 찍고 똑딱이로도 찍어보았지만 담을 수가 없어요,

아내도 열심히 찍었지만 역시나 마찬가지, 할 수 없다 두 번에 나눠서 찍자 ~~



조금 지나니 무지개가 한 줄 더 나타납니다.

잘못 보았나 눈을 부비고 다시 봐도 분명 두 줄, 쌍무지개입니다.

선명한 빨주노초파남보를 두 눈으로 직접 본 것만해도 감격스러운데, 쌍무지개까지 펼쳐졌으니 더이상 말이 안 나옵니다.

근데 난감해요, 일생에 처음 보는 이 장면을 한 번에 담을 방법이 없구나,

그 순간 떠오르는 것이 동영상,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무지개를 따라가면서 동영상으로 찍었습니다.

휴우, 이만큼이라도 담았으니 다행이다 ~~



방에 들어와 생각해보니 왜 그렇게 쉬운 것이 그 순간에는 떠오르지 않았는 지 너무 아쉬웠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으면 되는 것을, 그 생각은 떠올리지 못하고 겨우 동영상이나 생각해 냈으니,

나는 환갑줄이니 그렇다고 쳐도 아내도 전혀 생각을 못해냈으니, 부부는 한 몸으로 띨띨하였다 ~~



앞 마당 왼편에 연두색 셔츠 입은 사람 보이지요, 이 사람이 가까이 오기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지요, 저기 무지개를 봐라!

그는 한 번 힐끗 보더니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그냥 지나갑니다,

짜샤, 감정이 무뎌도 어지간히 무디네,

아니지, 요런 무지개를 늘상 봐서 그런가, 그럴 수도 있겠네,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많이 봤어도 요런 장면은 볼 때마다 감탄해야지 ~~




아침부터 쌍무지개를 보았으니 오늘은 분명 좋은 일이 있으렷다,

휘파람 불며 길을 나서 맨 처음 도착한 곳은 "Korora Scenic Lookout'

브리즈번과 시드니의 중간쯤에 위치한 콥스하버(Coffs Harbour)에 있는 전망대입니다.

안내판에 3분이면 도착하다기에 가볍게 생각하고 가는 데 아무리 가도 나오질 않아요, 뭐가 잘못되었나,

그래요 잘 못 되었어요, 아니 어느 녀석이 장난쳐 놓았어요,

왕복 30분 걸리는 데 뒤의 '0'을 지워버렸으니 3분이면 족한 줄 알고 깜박 속았지요,



요 나무는 1년에 1밀리미터씩 밖에 자라지 않는 나무랍니다, 수 백 년은 족히 넘었겠지요.

나무 이름? 들었는데 잊어먹었지유 ~~



가는 길에는 도마뱀도 조각해 놓았고 ~~



원주민들의 그림도 그려놓았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니 ~~



드디어 전망대가 나옵니다.



바닷가의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오는 데 ~~



이제야 생각이 나서 파노라마로 찍어봅니다.



좋아요, 아무도 없어 조용하고 한적하고, 머릿 속에만 있는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랄까,

좋기는 한데, 어제 걸었던 도리고 숲과 겹치니 그 만족감은 절반, 이제 우리도 이 정도로는 양이 차지 않습니다. 



그 옆에는 나무타기 모험장(Tree Tops)이 있는 데, 선전 문구가 멋집니다.

원숭이가 한 번 되어 보세요(Come monkey around with us),

3살부터 99살까지(3 - 99 years old!), 내 해석이 맞나???



나무 위에서, 집라인을 타고 쌩하고 내려가다가 거미줄에 꽝 하고 부딪히는 데,

아흔아홉 살 먹은 사람보고 요걸 타라고? ㅎㅎㅎ



여기는 Forest Sky Pier,

구경 잘 하라고 돈 많이 들여 전망대를 멋지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인증 샷도 찍고 ~~



파노라마 사진도 많이 많이 찍었습니다.

생각할수록 무지개가 아쉬워요 ~~




여기까지 오전 탐방 끝,

왜 요만큼만 이야기하고 그치느냐, 오후에 할 이야기가 많아서 둘로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