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한 옛날, 쌍팔년도보다 더 오랜 옛날에, 84번 버스는 화계사에서 강남 터미널까지 다녔었지요,
그 화계사가 어디에 있을까 버스 탈 때마다 궁금했었는데, 오늘 40년 만에 그 화계사를 찾았습니다.
서울 하고도 수유동에 있습니다.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어 무작정 일주문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는데 ~~
다행입니다. 작지만 주차장이 있습니다.
더구나 자원봉사자께서 친절히 주차 안내까지 해주시니 도착하는 순간부터 인상이 너무 좋습니다.
때마침 점심시간, 아내가 저기 건물 안에 식당이 있는 것 같다 해서 들어갔는데 진짜입니다.
게다가 누구에게나 다 공짜로 주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단 설거지는 각자가 해야 합니다.
고맙고 미안해서 모금함에 만 원짜리 한 장 투척 ~~
범종각,
안에는1683년 승려 장인(匠人)인 사인(思印) 스님이 제작한 동종(보물 제11-5호)이 있습니다.
대적광전,
이렇게보니 1층 같지만 실은 3층입니다.
1층에는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식당 등등이 있습니다.
정면 7칸 측면 4칸의 법당,
수백 명이 한꺼번에 대중법회와 불공을 드릴 수 있을 정도로 엄청 넓습니다.
왼편부터 석가모니불(화신불), 비로자나불(법신불), 노사나불(보신불)이 모셔져 있는데,
아무리 봐도 얼굴 모양은 똑같이 생겼습니다.
손모양(手印, 수인)으로 구분한다는 말이 생각나 찾아보니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석가모니불 :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 석가모니의 정각(正覺) 성취를 상징하는 수인
-. 결가부좌한 자세의 선정인에서 오른손을 오른쪽 무릎에 얹어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모습으로 나타남
-. 정각을 성취한 석가모니가 악마의 장난을 물리쳤음을 지신(地神)으로 하여금 최초로 증명하게 하는 손의 모습
비로자나불 : 지권인(智拳印)
-. 왼손의 집게손가락을 펴서 바른손으로 감싸쥐고 바른손의 엄지손가락과 왼손의 집게손가락을 서로 대는 손모양
-. 오른손은 불계(佛界), 왼손은 중생계(衆生界)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고 미혹과 깨달음이 하나임을 뜻하는 것
노사나불 :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음
-. 오른손은 아미타구품인 중 중품중생인으로 보이는 데 ~~
-. 부처님께 죄송한 이야기지만, 어렸을 때 이렇게 말하곤 했지요, 돈 내놔(왼손), 안 내놓으면 한 대 맞는다(오른손)!
보화루(寶華樓)
-. 원래는 공자형(工字形)의 큰방채로, 큰방채 뒤의 마루에서 대웅전을 향해 배례하는 곳이었음.
-. 조선시대에는 궁녀와 내간들의 법당참배가 불허되었기에 이런 상태로 참배하였음
-. 현재는 큰 방과 종무소, 다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큰방은 법회, 불교대학 강의, 회의장소로 이용하고 있음
추사의 수제자 위당 신관호의 추사체 글씨
흥선대원군의 추사체 글씨
대웅전,
2018년 11월까지 해체보수 공사중이어서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대웅전 앞에 놓인 촛불을 들여다 보니 맞춤법이 기가 막혀 ~~
건강발언 : 발원(發願)
가족하목 : 화목(和睦)
"부처님께 축원 올리는 화계사 축원방 입니다.
크고 작은 소원을 담아 줄에 꼭 묶어 주세요.
매월 초 삼일간 특별 기도 후 회향하는 날 불에 실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화계사 종무소 종무실장 손모음"
화계사(華溪寺)
-. 1960년 중반부터 숭산 행원 큰스님께서 40여년 동안 전 세계 32개국 120여 개의 홍법원을 개설, 5만 여명이 넘는 외국인 제자들을 양성함
명부전인데, 건물 사진 찍는 것을 잊어먹어버렸네요 ~~
이 현판도 흥선대원군의 추사체 글씨랍니다.
지장보살 좌상,
인조 27년(1649) 조성.
최완수님은 엄청 잘 만든 보살상이라고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국중 제일의 원만 상호를 구비하신 지장보살 좌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인조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우수한 목각 지장상, 시왕상으로 ~~ 국보로 지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
삼성각
천불오백성전(千佛五百聖殿)
원래는 오백 나한과 관음보살을 모신 전각
현재는 대웅전이 공사중이어서 부처님을 임시로 모시고 있음
백옥 보살입상
-. 백대리석계 보살 입상
-. 남북조시대 남조 양식을 보이는 보살 입상. 수나라 시대로 추정됨
작지만 크나큰 절,
일제 강점기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집필한 곳이기도 하고,
전 세계에 우리 불교를 널리 알리신 숭산 큰스님이 조실로 계시던 곳 화계사,
여기까지 공부하고 우린 근처에 있는 경국사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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