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수의 '명찰순례'

21. 경기도 안성 칠장사

상원통사 2018. 1. 21. 22:33

'옛날 혜소국사가 칠장사에 머물고 있을 때, 포악한 악인들 일곱 명이 절 아래에서 쉬다가 한 사람이 목이 말라 샘까지 왔는데,

 샘가에 놓인 바가지가 순금으로 된 것을 보고 욕심이 나서 몰래 옷 속에 숨겨가지고 왔다.

 나머지 사람들이 샘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나중에 각기 만져보니 바가지들은 모두 온데간데 없었다.

 처음엔 서로 이상하다고 여겼는데, 그것이 바로 혜소국사가 조화를 부린 일임을 알게 되어

 그들은 그날부터 스님의 교화를 받기 시작하였고 나중에는 이들이 모두 현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산 이름을 칠현산(七賢山)이라 부르고 절 이름도 칠장사(七長寺)라고 하였다 한다.



재미있는 설화들이 줄줄이 엮여있는 경기도 안성의 칠장사(七長寺),

7세기 중엽 신라 선덕여왕대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고,

고려 현종 5년(1014)에는 혜소국사(慧炤國師)가 왕명으로 중창하였다고 합니다.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 일주문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



90도 꺾어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천왕문이 나오는 데 ~~



안에는 나무가 아닌 흙으로 빚은(소조상) 사천왕상이 있습니다.

영조 2년(1726)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데 마치 엊그제 만든 듯 선명합니다.

왼편엔 비파를 들고 있는 동방 지국천왕, 오른편엔 보검을 들고 있는 남방 증장천왕 ~~



반대편의 왼쪽엔 용과 여의주를 들고 있는 서방 광목천왕, 그 오른쪽엔 을 들고 있는 북방 다문천왕!

최완수님 일행은 "어떻게 해서 이와 같은 수작의 사천왕이 알려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극찬을 합니다.

* 사천왕 : 세상의 중심에 가장 높이 솟아 있다는 수미산 중턱에 살면서 사방과 4대주(四大洲)를 수호하는 신장(神將)



천왕문을 지나 올라가면 오른편에 범종루가 있고 ~~



그 옆에 강원(?)이 있습니다. 앞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고 ~~



뒤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창문이 나무로 되어있네요, 여름에 다 열고 앉아 있으면 얼마나 시원할까~~



하지만 지금은 한창 겨울, 너무 추워 약숫물도 꽁꽁 얼었습니다.



죽림리 삼층석탑

-. 죽산에 흩어져 있던 탑부재를 죽림리 강성원 목장에서 관리하여오다 기증함

-. 전체 높이가 375cm이고, 상대갑석은 하나의 판석에 옥신괴임을 2단으로 둥글게 처리함

-. 탑신부의 체감비율이나 옥개받침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고려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됨.



안성 봉업사 석불입상

-. 죽산의 봉업사지에 있던 것을 죽산중학교에 옮겼다가, 학생들이 너무 심하게 훼손하여 이곳으로 옮겨옴

-. 불상과 광배(光背)가 같은 돌로 만들어짐

-. 불상 높이는 166.5cm이고 총 높이는 206cm

-. 고려 초기에 유행했던 이 지방 불상양식의 특징을 살필 수 있는 자료로 높이 평가됨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셔놓은 대웅전 ~~



안에는 1685년에 제작된 크기 150cm의 목조석가삼존불좌상이 있는데

왼편엔 미륵보살 오른편엔 제화갈라보살, 가운데엔 석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뒤에 걸린 탱화(영산회상도)는 가로 259cm, 세로 268cm, 거의 정사각형의 두루마리 형태로

금곡영환(金谷永煥)이 1886년에 제작하였다고 화기에 적혀있답니다.

* 영산회상도 : 석가여래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법한 모습을 그린 불화



칠장사 동종

-. 상단 용뉴는 쌍룡으로 옆에 지름 2cm의 원공이 있으며, 용은 여의주를 물고 있음

-. 정조 6년(1782)에 조성되었으며 전체 높이 120cm, 밑둘레 222cm, 밑지름 75cm, 밑두께 6.5cm




여기는 원통전인데 ~~




그 앞에는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던 탑조각들을 모아 어설프게(?) 쌓아올린 3층탑이 묘한 느낌을 줍니다.

근데 조금 어둡네, 플래시를 터트렸으면 더 좋았을텐데 ~~



여기는 국사전이고 ~~



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보니 왼편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다리가 하나 있는 데 ~~



어사 박문수 다리

"1723년 과거 수험생 박문수는 두 번의 낙방 끝에 진사과에 당당히 수석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박문수의 합격일화인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는 유명한 이야기인데요,

  박문수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는 길에 이곳 칠장사 나한전에서 기도를 드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나한전의 부처님이 나타나 과거 시험에 나올 시제(試題)를 알려주어

  박문수는 진사과에 급제하였고 암행어사와 병조판서까지 지냈습니다

  오늘날 칠장사 나한전은 각종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합격 기도의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처님이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해서 수험생에게 전해줬다는 이야기인데,

요즘 같으면 당장 합격 취소하고 부처님 이하 관련자들을 모두다 사법처리??? ㅎㅎ

다리 난간엔 소원지들을 많이도 걸어놨습니다.

"수능대박, 좋은 대학 합격을 기원합니다"

"상가매매 성취 발원, 건강 성취 발원"

"1년 안에 연습생 되게 해주세요"

그 중 제일 맘에 드는 것은 안내문입니다. "소원지로 모아진 정성은 전액 나눔행사에 전달됩니다!"



여기는 나한전,

옛날 사진엔 한 칸짜리 낡은 건물이었는데 이렇게 크고 멋지게 바꿔놓았군요.



아하, 그렇구나, 바닥의 바위를 노출해 놓은 것이 다 이유가 있었군요.

최완수님의 책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나한전은 고려 공민왕사 나옹 혜근이 심었다는 낙락장송 아래에 있는 한 칸 밖에 안되는 작은 집이다.

 이 안에 칠인의 악한들이 혜소국사의 제도로 칠인의 현인이 되었다는 일곱 나한좌상이 모셔져 있다."



혜소국사의 교화를 받아 나한이 된 일곱 악인들



이 소나무가 나옹선사가 심은 6백 년이 넘은 소나무 같은 데,

6백년 묵은 소나무치고는 좀 어리게 보이지 않나??



칠장사 혜소국사비

-. 혜소국사는 고려 광종 23년(972)에 안성에서 출생하여, 10세에 출가하였으며 17세에 융천사에서 가르침을 받음.

-. 말년을 칠장사에서 보내며 83세가 되던 고려 문종 8년(1054)에 입적

-. 고려 문종 14년(1060)에 만든 이 비에는 대사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음

-. 흑대리석으로 만든 비신의 높이는 241cm, 폭은 128cm

-. 양쪽 옆면에는 상하로 길게 두 마리의 용을 새겨 놓았음



여기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삼성각, 새로 지은듯 합니다.







일제시대에 이 절에 큰 시주를 한 공덕주의 영각,

사진에 나온 나한전이 이만한 크기인 것 같습니다.



여기는 명부전 ~~



목조지장삼존상과 시왕상 모두 다 1706년에 만들었답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의적 임꺽정이 갖바치스님 병해대사에게 바친 꺽정불 이야기도 있고 ~~



궁예가 10살까지 활쏘기를 하며 유년기를 보냈다는 활터도 남아있는 칠장사 ~~



춥기는 해도 오랫만의 바깥 나들이가 즐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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