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 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 : 끊어짐도 아니고 멸함도 아닌
수보리 여약작시념(須菩堤 汝若作是念) : 수보리여! 그대가 만일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여래 불이구족상고(如來不以具足相故) : ‘여래는 구족상이 아닌 것으로써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수보리 막작시념(須菩堤 莫作是念) : 수보리여! (이런 생각을 짓지 말라)
여래 불이구족상고 (如來 不以具足相故) : ‘여래는 구족상이 아닌 것으로써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32상 80종호가 잘 갖춰진 것으로는 여래를 볼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 반대로 그런 특징이 없으면 여래냐? 다시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법륜스님은 안경을 끼고 있습니다.
‘안경 낀 사람이 법륜스님이냐?’ 하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럼 저기 안경 낀 사람도 법륜스님이냐?’ 하니까 ‘아니네요.’
안경을 낀 것만으로 법륜스님이라 할 수도 없고, 안경 안 낀 것만으로 아니라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특징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특징으로는 여래를 볼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어떤 사람이 술을 많이 먹으니 ‘술 먹지 말라, 부처가 되려는 사람은 술에 빠지면 안 돼’라고 말합니다.
술 안 먹는 것으로 부처가 될 수가 있습니까? 아니지요.
거짓말 안하면 부처가 될 수가 있느냐, 살생 안하면 부처가 될 수가 있느냐, 아닙니다.
그런 특징으로는 여래를 볼 수가 없습니다.
여래는 어떤 특징이 아니다 하니까 특징이 없는 게 부처냐고 묻습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없는 것으로 무기를 삼으면 안 됩니다.
수보리 여약작시념, 수보리야 네가 만일 이런 생각을 하되
여래 불이구족상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상호가 잘 갖춰지지 않는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느냐
상호가 잘 갖춰진 것으로 여래를 볼 수가 있느냐 하니까 처음에는 '본다' 하다가 나중에는 '볼 수가 없다' 했지요,
그러니 '상호가 갖춰지지 않는 것으로 여래를 볼 수가 있느냐' 이렇게 물은 겁니다.
상호가 잘 갖춰지지 않는 까닭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느냐?
수보리 막작시념, 수보리야 그런 생각을 하지 마라
상호가 잘 갖춰진 것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지 마라,
마찬가지로 상호가 잘 갖춰지지 아니한 것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도 하지 마라 이런 뜻입니다.
‘머리를 깎았다고 도를 얻는 게 아니다, 도는 머리털에 있는 게 아니다’ 라고 하니까,
‘머리 안 깎고도 얼마든지 도를 얻을 수가 있구나’ 이렇게 알았습니다.
머리털을 깎지 않는 것으로 도를 얻을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머리털을 안 깎으면 도를 얻는다’ 하면 그건 또다시 머리털에 도가 있다는 것이 됩니다.
도를 얻는 것은 머리털을 깎고 안 깎고에 상관이 없다, 머리털에 도가 있는 게 아니다,
깎을 인연이 되면 깎고 깎지 않을 인연이 되면 안 깎고 머리털로부터 자유로워야 된다,
깎아야 된다느니 깎지 말아야 된다느니 하는 두 생각에서 다 떠나야 됩니다.
근데 우리는 깎아야 된다는 파와 깎지 말아야 된다는 파로 늘 나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괴롭다 괴롭다 하면서 스님들처럼 산속에 들어가 괴로움에서 벗어나겠다 합니다.
행복해지지 않는 원인이 남편과 자식과 아내와 집과 재물에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행복의 원인이라고 하니 죽기 살기로 거기에 매달립니다.
그러다 뜻대로 안되면 ‘이런 것 다 버리는 게 행복을 찾는 길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줄에 매달려 잡고 있는 게 행복의 원인이다 하다가, 또 이걸 놔버리는 게 행복의 원인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재물이나 사람들과의 관계는 고의 원인도 아니고 행복의 원인도 아닌데,
여러분들은 그것이 고의 원인이라 했다가 행복의 원인이라 했다가 늘 극단에 치우칩니다.
이러한 특징이 있는 게 부처냐, 아니구나 부처는 그런 모양과 형상으로 볼 수가 없구나,
그런 모양과 특징이 없어야 부처를 볼 수가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런 형상을 떠나야 된다,
없는 것으로 능사를 삼는 것에 대한 단점을 다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수보리 여약작시념(須菩堤 汝若作是念) : 수보리여! 그대가 만일 (이렇게 생각한다면)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한 자는
설제법단멸(說諸法斷滅) : 모든 법에 단멸을 말하였다‘고 생각한다면
‘법이 있다’는 생각에 빠져 ‘법이라 할 것도, 깨달았다 할 것도, 설했다 할 것도 없다’고 얘기를 하다가,
이번에는 생각이 확 바뀌어 ‘법이라는 것은 없는 것이다’라며 없는 것으로 법을 삼습니다.
단멸, 끊을 斷, 없어질 滅, 누가 법을 말하면 그건 이미 법이 아닙니다.
왜? 법이라는 것은 말로 할 수가 없는데 말로 하고, 글로 쓸 수 없는데 글로 쓰니 그렇다,
‘그건 이미 법이 아니야’ 이렇게 없는 것으로 능사를 삼는 것 이게 단멸론입니다.
막작시념 하이고(莫作是念 何以故) : 이렇게 생각하지 마라. 왜냐하면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한 자는
어법 불설단멸상(於法 不說斷滅相) : 법에 단멸상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없다는 상도 내지 마라,
‘있다는 상을 내지 마라’ 하니, ‘그럼 없는 거구나’하고 없다는 상을 짓게 되는데,
실제의 존재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있는 것에 집착해도 안 되고 없는 것에 집착해도 안 된다,
눈앞에 보이지만 거기에 실체가 없고, 실체가 없지만 갖가지 모양으로 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우리가 형상에 집착할 때는 그것이 꿈인 줄 알아야 하고,
공에 떨어져서 없는 것으로 생각할 때는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그대로 진리임을 알아야 된다,
공에 떨어진다, 단멸에 떨어진다, 허무에 떨어진다 이러면 안 되는 겁니다.
제27분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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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 무단무멸분(無斷無滅分) : 끊어짐도 아니고 멸함도 아닌
수보리 여약작시념(須菩堤 汝若作是念) : 수보리여! 그대가 만일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여래 불이구족상고(如來不以具足相故) : ‘여래는 구족상이 아닌 것으로써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수보리 막작시념(須菩堤 莫作是念) : 수보리여! (이런 생각을 짓지 말라)
여래 불이구족상고 (如來 不以具足相故) : ‘여래는 구족상이 아닌 것으로써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수보리 여약작시념(須菩堤 汝若作是念) : 수보리여! 그대가 만일 (이렇게 생각한다면)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한 자는
설제법단멸(說諸法斷滅) : 모든 법에 단멸을 말하였다‘고 생각한다면
막작시념 하이고(莫作是念 何以故) : 이렇게 생각하지 마라. 왜냐하면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자(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 :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한 자는
어법 불설단멸상(於法 不說斷滅相) : 법에 단멸상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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