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법문/5. 금강경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18-3 일체동관분

상원통사 2018. 7. 10. 20:48

(~~ 제18-2강에서 계속)

 

 

여기까지 말해놓고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에게 다시 정리해서 물어봅니다

 

수보리 어의운하(須菩堤 於意云何)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항하중소유사 (如恒河中所有沙)              : ‘항하에 있는 모래와 같이’라고

불설시사부(佛說是沙不)                         : 부처가 모래에 대해 말하였느냐?

여시 세존 여래설시사(如是 世尊 如來說是沙)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 모래를 말씀하셨습니다.

갠지스강에는 모래가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여기서 ‘모래라 하느냐 안하느냐’ 이 말은 ‘모래가 많으냐 많지 않느냐’는 뜻이고,

‘모래를 말씀하셨다’는 말은 ‘모래가 많다고 말씀하셨다’는 뜻입니다.

 

수보리 어의운하(須菩堤 於意云何)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일항하중소유사 유여시사등항하(如一恒河中所有沙 有如是沙等恒河) : 항하의 모든 모래수만큼의 항하가 있고,

시제항하 소유사수(是諸恒河 所有沙數)       : 이 모든 항하의 모래 수만큼

불세계여시 영위다부(佛說世如是 寧爲多不)   : 불세계가 있다면 많다고 하겠느냐?

심다 세존(甚多 世尊)                         :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하나의 갠지스강만 해도 수많은 모래가 있는데, 그 모래알 수만큼의 갠지스강이 있다,

그 모든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만큼 부처님 세계가 있다면 많으냐 많지 않느냐

 

불고 수보리(佛告 須菩堤)                   :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소국토중 소유중생(爾所國土中 所有衆生)  : 저 국토가운데 있는 중생의

약간종심 여래실지(若干種心 如來悉知)      : 갖가지 종류의 마음을 여래는 모두 아느니라.

한 중생의 번뇌만 해도 팔만사천 가지나 되니 헤아리기 힘든데

이 세계 안의 모든 중생의 번뇌는 한량이 없어 더더욱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갠지스강의 모래알 수만큼 많은 갠지스강들이 있고,

그 갠지스강들의 모래알 수만큼 많은 세계에 사는 중생들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많은데,

그 많은 중생들의 마음을 부처님께서는 훤히 다 알고 계신다 이런 얘기입니다.

 

하이고 여래설제심(何以故 如來說諸心 ) : 왜냐하면 여래가 말한 모든 마음은

개위비심 시명위심(皆爲非心 是名爲心)  : 다 마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이다.

제법이 공하다는 것은 중생이 일으키는 번뇌는 공한 것이어서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저 놈 죽일 놈’ 하지만 죽일 놈의 실체가 있는 게 아니라 텅 빈 것이고,

‘저 사람은 선한 사람’ 할 때도 선한 사람의 실체가 없기에 그것 또한 공한 것이고,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고 중간이다 라고 하지만 그것마저도 공한 것이다,

중생의 마음이 다 공하고, 중생이라 하지만 중생이라 할 것도 없고, 세계라 하지만 세계라 할 것도 없다,

그 모든 것이 다 공하므로 부처님께서 일체중생의 마음을 다 아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모든 마음이라는 것은 마음이라 할 것이 없고 마음이라 할 어떤 실체도 없다,

다만 그 이름이 마음일 뿐이다.

 

소이자하 수보리(所以者何 須菩堤)  : 왜냐하면 수보리여!

과거심 불가득(過去心 不可得)      : 과거의 마음은 얻을 수 없으며

현재심 불가득(現在心 不可得)      :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심 불가득(未來心 不可得)      :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마음 마음 하지만 마음이라 할 것이 없다,

한량없는 중생을 구제한다 하지만 중생이라 할 것이 없으면 구제할 것도 없고,

수많은 번뇌망상을 어떻게 다 제거할까 하지만 번뇌랄 것이 본래 없는 줄 알면 제거할 것도 없다.

 

이소국토중 소유중생 약간종심 여래실지, 이 모든 국토 가운데 있는 중생의 가지가지 마음을 여래께서는 다 알고 계신다

여래설제심 개위비심 시명위심, 여래께서 말씀하시되 모든 마음이라 하는 것이 마음이라 할 것이 없고 그 이름이 마음이다

소이자하 수보리, 왜냐하면 수보리야,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

 

과거의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 하는데 과거의 마음은 이미 지나가버리고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들의 생각 속에 남아있을 뿐이고 현재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어제 어떤 남자가 나를 강간했다 하더라도 오늘 나의 몸은 강간당한 몸이 아니다,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는데 여러분들은 그것을 끄집어 와서 지금 공포를 느낀다,

그것은 비디오 테이프를 재생해서 다시 보니까 그 때의 두려움이 생기는 것과 같다,

지금은 따뜻한 방안에서 TV를 보고 있는 것이니 두려울 게 없는 것이다,

공포영화를 틀어놓으면 두려움이 생기고 슬픈 영화를 틀어놓으면 눈물이 난다,

사실은 웃을 일도 없고 슬플 일도 없고 무서워할 일도 없지만

그 화면에 빠지기 때문에 그것이 마치 현실과 같다는 착각을 일으켜서

두려워도 하고 슬퍼도 하고 미워도 하고 울기도 하고 즐기기도 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려 없는 줄을 알면 아무런 괴로워할 일이 없다,

아무 일 없이 잘 자는 사람이 꿈속에 빠져들면서 갖가지 괴로움이 생기는 것처럼

여러분들이 과거 속에 빠져들게 되면 갖가지 괴로움이 생긴다,

 

과거심불가득, 과거의 마음이라는 것은 얻을 수 없다,

그것은 꿈처럼 환상처럼 비디오 테이프에 담겨있을 뿐이다

미래심불가득, 미래의 마음 또한 얻을 수 없다,

여러분들 근심 걱정이 많은 것은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내일 교통사고 나서 죽을 수도 있는데 미래를 현재화 시켜 쓸 데 없는 걱정을 자꾸 한다,

당장 무슨 일이 눈앞에서 생기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드니까 근심 걱정이 끝날 날이 없다,

미래라는 것은 다만 그런 상상 속에 있는 것이지 현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괴로운 것은 과거에 사로잡혔기 때문이고 걱정은 미래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과거도 놓고 미래도 놔버리면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다,

다만 눈앞에 보이는 현재만 남아있다.

눈앞에 보이는 현재라는 것도 시시때때로 변한다,

금방 눈앞에서 부딪혔지만 그 순간 벌써 과거로 변하니 현재라 할 것도 없다.

 

마음이라는 것은 시시때때로 이랬다저랬다 종잡을 수 없이 변한다,

한 생각 일어나고 한 생각 사라지는데 그 한 생각을 붙잡고 집착하고 있다,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는데 그걸 잡고 있다,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 불가득’을 한 마디로 말하면 마음 마음하지만 마음이라 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달마대사에게 뭔가 얻으려 많은 사람이 찾아왔지만 아무 것도 주지 않으니 다 가버렸는데,

오직 혜가만 가지 않고 거기 남아있어 달마대사가 물어봤습니다.

달마 : 너는 왜 왔느냐?

혜가 : 안심입명(마음을 편안하게 하는)의 도를 얻으러 왔습니다.

달마 : 그래, 마음이 어떤데?

혜가 : 불안합니다.

달마 : 불안한 마음을 이리 내 봐라, 내가 편안케 해줄테니.

      (한참 지나도 혜가가 내놓을 수가 없자) 내 이미 네 마음을 편안하게 했도다!

마음 마음 하지만 마음이랄 게 없고 그 이름이 마음일 뿐입니다.

 

근본불교에서도 관심무상, 마음 마음 하지만 마음을 그대로 관해보면 항상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조금도 가만히 있지 않는 뜬구름 같이 그렇게 떠도는 것인데,

우리는 그 마음을 붙들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한 생각을 잡고 갖가지로 헤매고 있다,

원효대사는 해골바가지의 물을 먹고 나서 이렇게 노래를 불렀지요,

'한 마음 일어나니 만법이 일어나고 한 마음 사라지니 만법이 사라진다',

마음이 일으키는 갖가지 번뇌망상에 의해 일체 세계가 이루어지고 사라지는 거다,

그러니 마음이 텅 빈 줄 알게 되면, 제법이 텅 빈 줄은 저절로 깨닫게 된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제18분 일체동관분(一體同觀分)            : 일체를 하나로 보니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육안부(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肉眼不)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육안이 있느냐?

여시 세존 여래유육안(如是 世尊 如來有肉眼)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는 육안이 있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천안부(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天眼不)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천안이 있느냐?

여시 세존 여래유천안(如是 世尊 如來有天眼)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천안이 있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혜안부(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蕙眼不)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혜안이 있느냐?

여시 세존 여래유혜안(如是 世尊 如來有蕙眼)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혜안이 있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법안부(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法眼不)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법안이 있느냐?

여시 세존 여래유법안(如是 世尊 如來有法眼)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법안이 있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유불안부(須菩堤 於意云何 如來有佛眼不)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에게 불안이 있느냐?

여시 세존 여래유불안(如是 世尊 如來有佛眼)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에게는 불안이 있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須菩堤 於意云何)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항하중소유사 (如恒河中所有沙)                                : ‘항하에 있는 모래와 같이’라고

불설시사부(佛說是沙不)                                          : 부처가 모래에 대해 말하였느냐?

여시 세존 여래설시사(如是 世尊 如來說是沙)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 모래를 말씀하셨습니다.

수보리 어의운하(須菩堤 於意云何)                               :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일항하중소유사 유여시사등항하(如一恒河中所有沙 有如是沙等恒河) : 항하의 모든 모래수만큼의 항하가 있고,

시제항하 소유사수(是諸恒河 所有沙數)                          : 이 모든 항하의 모래 수만큼

불세계여시 영위다부(佛說世如是 寧爲多不)                     : 불세계가 있다면 많다고 하겠느냐?

심다 세존(甚多 世尊)                                             :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불고 수보리(佛告 須菩堤)                                        :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소국토중 소유중생(爾所國土中 所有衆生)                     : 저 국토가운데 있는 중생의

약간종심 여래실지(若干種心 如來悉知)                          : 갖가지 종류의 마음을 여래는 모두 아느니라.

하이고 여래설제심(何以故 如來說諸心 )                         : 왜냐하면 여래가 말한 모든 마음은

개위비심 시명위심(皆爲非心 是名爲心)                          : 다 마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이다.

소이자하 수보리(所以者何 須菩堤)                               : 왜냐하면 수보리여!

과거심 불가득(過去心 不可得)                                    : 과거의 마음은 얻을 수 없으며

현재심 불가득(現在心 不可得)                                    :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심 불가득(未來心 不可得)                                    :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