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서울 둘레길 5-2구간] 서울대 입구 ~ 석수역

상원통사 2017. 11. 19. 21:13

북한산 둘레길부터 시작하여 한 번도 빼먹지 않아 개근상 받을 줄 알았는데, 

지난 번 구간에선 어쩔 수 없이 결석하여 앞으로 열심히 해도 상받기는 틀렸습니다.

아니구나, 작년 한 해는 어쩔 수 없이 통째로 빼먹었으니 애당초 꿈꿀 일이 아니었구나...

헤아려보니 혼자 걸어야 할 길이 6개 구간이나 되네요, 에구구, 1년은 족히 걸리겠네 ~~

여하튼 오늘 걷는 길은 서울 둘레길 5-2구간, 서울대 입구에서부터 석수역까지,

전체 거리는 6.9Km, 걷는데 걸릴 시간은 3시간 20분, 난이도는 중급.


2014년에 이곳에서 시작하여 안양까지 갔을 때만해도 이 일주문은 없었는데 그 사이에 생겼습니다.

아내가 곁에 없어 조금은 허전한 길이지만 어쩔수 없으니 그냥 출발 ~~




까메오님이 좋은 곳이 있다해서 어딘가 했더니 바로 여깁니다.

지난 주에 답사 왔을 때 이곳 단풍이 너무 예뻐서 우리에게 보여주려 아끼고 아껴놓았는데,

너무 꼭꼭 숨겨 놓아서서 그런지 이파리들이 많이 떨어져버려 조금은 아쉽답니다.



그래도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이름도 예쁜 "도란도란 걷는 길"에 들어서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



장승들도 많이 서있고 ~~



솟대들도 여럿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길이 평탄하여 좋았는데,

여기서부터는 뚜껑이님 입이 쪼끔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쒸! 너무 힘들어, 또 속았어 ~~



새로운 개념의 배드민턴 코트를 보셨나요? 이름하야 "낙엽코트"



안내표지판을 따라 삼성산 성지쪽으로 가다보니 ~~



어디선가 장구가락 소리가 들려 옵니다.

무슨 일일까, 혹시 근처에서 굿하는 것 아닌가?

아니더군요, 산에 오는 사람들 즐거우시라고 소리봉사 나온 분들입니다.



덩실덩실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리는 데,

막걸리 한 잔 얻어먹고 같이 즐겼으면 좋겠지만, 갈 길 바쁜 우리는 눈 딱 감고 뒤로 돌아 앞으로 갓!



이번에는 마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낙엽을 한가득 긁어모아 하늘로 높이 던져 올리면 ~~



낙엽비가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사람이 변합니다, 용팔이에서 까메오로~~

어때요, 너무너무 신기하죠?



가을, 하늘, 그리고 단풍 ~~




아니지, 억새까지 있어야 구색이 맞지요.





굳이 멀리 설악산까지 가지 않아도 이만하면 가을 느끼기에는 충분하지 않나요?



제목 : 가을여인

위 사진 보다 아래 사진이 더 낫지 않나요?



여름이라면 최고로 좋았을 명당자리 숲, 관악산 산림쉼터입니다

"잣나무, 메타세콰이어, 단풍나무에 둘러싸여 녹음의 향기를 맡고,

 넓직한 나무 평상에 누워 단잠에 빠져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추억의 우편함'으로 고마우신 분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숲속도서함'으로 한가로이 책을 보며 바쁜 일상에 쉼표를 더해보세요."



그리고 바닥에 가득 쌓인 단풍잎들 ~~



거기를 지나 조금 더 가면 ~~



아직도 꽃들이 남아 있는 곳,



천주교 삼성산 순교성지가 나옵니다.



죽음으로 신앙을 지키신 분들이 누워계신 곳이어서 그럴까,

가을 맨드라미가 더 붉게만 보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지나 조금 더 가면 ~~




순교자 묘소가 나옵니다.

뚜껑이님 몸이 점점 앞으로 기우는 것을 보니 앞으로 성당에 다니지 않을까 ~~



요건 덤으로 한 컷!



사진만 보면 해변가 백사장의 소나무 숲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사실은 호압사 들어가는 길목에 펼쳐진 산등성이의 솔숲이랍니다.



우와, 아까 저쪽에서 뵈었는데 어느새 여기에 와 계시네요 ~~

오라, 이제 알았습니다.

김영숙 명창과 그 팬클럽 산악회원들이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이곳 호압사 입구에서 산을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소리마당을 펼치고 있습니다.



호압사(虎壓寺)

"조선의 도읍을 서울로 정하고 궁궐을 짓는 과정에 태조의 꿈속에

 반은 호랑이이고 반은 모양을 알 수 없는 이상한 괴물이 나타나

 눈에 불을 뿜으며 건물을 들이받으려고 하여 군사들로 하여금 화살을 쏘아댔지만

 괴물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여러차례 짓던 궁궐을 무너뜨리고 사라졌다.

 ~~ 꿈에서 깬 태조는 무학대사를 불러 말을 전하였고,

무학대사는 호랑이 기세를 누르기 위해 호암산(虎岩山)에 호압사를 창건하게 되었다."



여기는 대웅전이 아니라 약사전이 있습니다.



여기서 오가는 이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제공하고 있는데

우린 딱 3분 늦어서 그만 놓쳤습니다.

배고파서 먹기보다는 주시는 게 고마워서 그냥 맛 좀 보려고 했는데 ~~



500년 된 느티나무도 있고 ~~



국화꽃으로 장식한 9층 탑이 있는데 ~~



요렇게 작고 앙증맞은 상들을 탑 주위로 빙 둘러 놓았네요,






그렇게 호압사를 잠시 둘러보고 ~~




길을 조금 내려가다가 ~~



간식 먹을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막걸리도 추가요~~



알딸딸 취해서 그런가,

가을이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사방이 다시 여름으로 변했습니다.




여기가 어디여, 콰이강의 다리인가??

아직도 술이 안 깨요 ~~



이름이 참 예쁘지요, "늘솔길"



아, 이제야 좀 깨는 것 같네, 단풍이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슬쩍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가 ~~



다시 현실로 돌아와 조금 더 걷다보니 ~~



오늘의 둘레길 끝에 다 왔습니다.



여기서 도장 한 방 꽉 누르고 ~~



길을 걸어 내려와 ~~



요집에 들어가서 ~~



미니족발에다, 두부김치에다, 순두부에다, 생두부에다, 비지찌개까지 왕창 먹었는데

일인당 2만원도 안 나왔습니다.



올해의 서울 둘레길 걷기는 오늘로 마친다는 까메오님의 선언과 함께

내년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며 아쉬움과 함게 헤어집니다.

"함께하는 공정여행" 회원 여러분, 안녕 ~~

내년에는 아내도 건강을 되찾아 함께하기를 바라며, 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