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법문/5. 금강경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3-2 대승정종분

상원통사 2017. 11. 10. 15:43

(~~ 제3-1강에서 계속)

 

근데 그렇게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이멸도지(而滅度之) :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다 해결했다.

그렇게 해서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내가 다 해결했다, 일체 중생을 내가 다 구제했다,

여기까지가 첫 번째 문장입니다.

 

여시멸도 무량무수무변 중생(如是滅度 無量無數無邊 衆生) : 이와같이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 끝이 없는 중생을 다 구제했는데

이와 같이 그 양을 헤아릴 수 없고, 그 수를 헤아릴 수 없고, 그 끝이 어디까지인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즉 무한히 많은 모든 중생을 다 구제(멸도)했는데,

 

실무중생 득멸도자(實無衆生 得度者) : 사실은 멸도를 얻은 자가 없다

사실은 멸도를 얻은 중생이 없다,

내가 일체 모든 중생을 다 구제했지만, 사실은 한 중생도 구제를 얻은 중생이 없다,

이게 두 번째 문장입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납니까, 이 중생의 탈을 벗고 부처가 됩니까? 이렇게 질문하니,

일체 중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다 열반에 들게 하겠다, 즉 다 구제하겠다고 마음을 내라,

여기까지가 첫 번째 문장이고,

그렇게 해서 모든 중생이 다 구제가 되었지만, 잘 살펴보면 사실은 한 중생도 구제를 얻은 바가 없다

이게 두 번째 문장입니다.

 

하이고 수보리(何以故 須菩堤) :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기서부터는 두 번째 문장에 대한 이유입니다

 

약보살 유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若菩薩 有我相 人相 衆生相 壽者相) : 만약에 보살이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으면

수보리야 만약에 보살이 아상이 있고 인상이 있고 중생상이 있고 수자상이 있으면,

즉, 만약에 보살이 아직도 상을 지니고 있으면,

 

즉비보살(卽非菩薩) : 보살이 아니다

보살이 아직도 상을 가지고 있다면 보살이 아니다, 즉 괴로움에서 아직 못벗어났다 이말입니다.

상이 없어야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데, 보살이 상을 가지고 있다면 아직 괴로움에서 못벗어났다는 말입니다.

내가 일체중생을 다 구제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내가 있고 네가 있고 구제 하는 자가 있고 구제받는 자가 있다,

이렇게 이미 상이 생겼기 때문에 보살이 아니다, 즉 사실은 아직도 해탈을 못했다,

내가 일체중생을 다 구제해 마쳤다고 하더라도 내가 구제했다라는 생각까지도 없어야 보살이라 할 수가 있다,

그 때야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지, 그런 생각이 있으면 아직도 보살이 아니다,

구제했다 하더라도 구제했다는 생각이 있으면 아직도 니르바나의 경지에 이르지 못 한거다.

 

우선 마음을 어떻게 낼 것인가 하는 게 하나 있고,

그 마음을 내서 실천을 했을 때, 그것에 대한 위험에 대해서 다시 경고를 하면서,

어떻게 해야 보살이라고 할 수 있느냐, 즉 해탈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살 : 보디사트바(깨달은 중생), 보디(깨달음) + 사트바(중생)

보살이란 ‘보디 사트바’의 준말인데, ‘보디’란 ‘깨달음’이고 ‘사트바’란 ‘중생’, 즉 보살은 깨달은 중생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시한다면,

왼쪽의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둥근 원을 보디, 깨달음, 부처라고 하고,

오른쪽의 새까만 또 다른 둥근 원을 사트바, 중생이라고 한다면,

그 사이에 있는 원은 보디쪽으로 향한 면은 밝고, 사트바 쪽의 면은 어둡다,

즉 한 면은 밝고 다른 한 면은 어두운 이런 존재를 보디 + 사트바, 즉 보살이라고 한다,

보살은 깨달음과 무지가, 밝음과 어두움이 함께 있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무지의 중생이 부처가 되려고 한 생각을 일으키면 밝음이 거기에 조금 비치게 되어 그는 보디사트바가 된다,

보디사트바의 원은 한량없이 부처의 세계로 나아가서 완전하게 밝아지는 것이 목표이기에,

중생을 멀리하고 중생계를 떠나서 부처의 세계로 계속 나아가면 점점 밝아지기는 합니다.

이렇게 보살이 부처의 세계로 가고자 하는 것을 일러서 ‘상구보리’라 합니다.

 

보살이 부처의 세계로 가고자 하면 중생을 향해 가야한다

이것은 중생의 측면에서 볼 때는 부처와 같아 보이지만, 부처의 측면에서 보면 아직도 중생의 그림자가 남아있다,

그래서 실제로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중생을 향해 가서 중생의 세계를 없애버려야 합니다.

중생의 세계를 없애버리면 자기한테 비칠 어둠이 없어지니 바로 붓다가 완성되고, 부처의 세계에 이르게 되는 겁니다.

부처라는 것은 하나하나 얻어서 부처가 되는 게 아니고, 덮어씌우고 있는 어둠이 사라지면 그냥 부처가 되는 겁니다.

어떻게 하면 붓다가 될 수가 있느냐,

일체 중생을 구제하겠다고 마음을 내서 그 모든 중생을 구제해 마치면 바로 부처가 된다.

 

붓다를 이루는 길이 중생을 구제하는 길이다

깨달음을 얻고 중생을 구제하는 것도 아니고, 중생구제 먼저 해놓고 나중에 부처를 이루는 것도 아니라,

바로 부처가 되는 길이 중생을 구제하는 길이다 이말입니다.

 

이것을 우리의 생활문제로 가져와봅시다.

어제 어떤 젊은 처녀가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결혼을 할려고 하는데 결혼을 해도 좋을지 안좋을지 모르겠다,

연세가 많은 외할머니가 계시는데, 자기가 볼 때는 어머니를 너무 못살게 구니,

어머니 인생이 너무 불행해서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고, 할머니가 너무너무 밉다,

이런 부모 자식관계가 될까봐 무서워 자기는 결혼을 안하겠다고 맹세를 했다,

그런데 살다가 보니까 친구가 생기고 또 결혼을 해야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 결혼이라는 것이 쥐가 쥐약을 먹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이런 질문입니다.

맞다, 그게 바로 쥐약이다, 그러니까 결혼하면 안된다, 백발백중이다

쥐약이니 안먹으면 되는데 왜 이게 고민이 될까요?

쥐약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까 고민이 생기는겁니다.

 

쥐약이다, 그러니 결혼하지 마라 이렇게 한마디로 간단히 말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같은 이런 업은 결혼하면 안 되느냐,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결혼을 하려면 수행을 해야 됩니다.

앞으로 잉태할 괴로움의 씨앗을 없애려면 어떻게 기도해야 되느냐,

업을 그대로 지니고 살려면 안하는 게 낫고, 하고 싶으면 업을 바꾸면 되는 겁니다.

어떻게 기도를 해야 될까? 할머니한테 참회기도를 해야 됩니다.

할머니가 정말 고마우신 분이고 이 세상에 할머니 같은 분이 없는 줄 알 때까지,

이게 형식적이 아니고 마음에서 그렇게 느껴질 때까지 참회를 해야 됩니다.

정말로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할머니라는 생각이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면

비록 다생겁래로 지은 인연의 씨앗이라도 말끔히 없어집니다.

지금은 나는 잘하고 있고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할머니라는 생각에 차있습니다.

근데 할머니가 정말 훌륭하신 분이고 내가 생각을 잘못했다고 느낀다면 결혼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결혼을 하려는 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그 결혼 안하는 게 낫다.

꼭 그래도 하려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면 할머니한테 참회기도를 하십시오

이 남자하고 결혼을 하는 데 왜 할머니한테 기도를 하냐,

갑자기 웬 뚱딴지 소리냐 이런 생각이 들 수가 있지만 그건 여러분들이 마음의 이치를 잘 몰라서 그런 겁니다.

지금 나는 할머니 때문에 괴롭습니다.

할머니만 저렇게 안 해주었으면 좋은데, 저런 할머니가 내 인생을 망치고 있다,

할머니가 나를 결혼도 못하도록, 결혼에 대해서 진저리를 치도록 만들고 있다

할머니가 내 인생의 큰 괴로움의 덩어리 가운데 하나인데 어떻게 하면 없앨수 있을까요?

대승보살의 가르침에 의한다면 그 할머니의 괴로움을 덜어주려고 마음을 내야 된다,

그분이 살아오신 평생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그분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이해해야 합니다.

왜? 그분을 구제한다는 것은 그분이 바라는 것이 다 이루어지도록 해주는 것이고,

바라는 것이 다 이루어지면 그분은 괴로움이 없어집니다.

그분이 원하는 걸 내가 다 이루어주려면 그분이 원하는 걸 다 이해를 해야 됩니다.

그리고 그 요구에 내가 다 따라줍니다.

그러면 그분은 적어도 그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말하는 구제가 되었다 그런 뜻입니다.

그럴 때 누구 괴로움이 없어지느냐, 나의 괴로움이 없어져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보디사트바의 수행법입니다.

 


(제3-3강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