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은 반야심경과 비슷합니다.
이 금강경은 불·법·승 삼보 중 법보에 들어가고,
법보에는 경·율·론 삼장이 있는 데 그 중 경장에 들어가고,
경에는 소승경전과 대승경전이 있는 데 그 중 대승경전에 속하고,
대승경전에는 반야부, 법화부, 열반부, 화엄부, 정토부 계통의 경전 등 여러 가지가 있는 데 그 중 반야부 계열의 경전이고,
반야부 계열의 경전은 600권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금강경’입니다.
금강경의 정식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으로 산스크리트어에서 한문으로 몇 차례 번역이 되었는데,
저희들이 현재 쓰고 있는 이 번역본은 구마라십(鳩摩羅什, Kumarajiva)대사가 AD400년 경에 번역한 것입니다.
그 한문본을 석가여래부촉법(釋迦如來付囑法) 제68세 용성 진종대사님(용성 큰스님)이 한글로 번역한 것을 모본으로 해서 강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금강마하반야바라밀경(金剛摩訶般若波羅蜜經)
금강(金剛)이란 사람 사람의 고유한 무위불심(無爲佛心)을 일러 말씀하신 것이요,
마하(摩訶)란 나의 자성이 광대무변하여 절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일러 말씀하신 것이요,
반야(般若)란 근본 뿌리를 요달하는 지혜를 말씀하신 것이며,
또 밖으로 일체 차별의 일을 다 알아서 분명히 요달하는 것을 지혜라 말하는 것이다.
바라밀(波羅蜜)이란 생사의 바다를 초월하여 무상각안(無上覺岸)에 도달함을 일러 말씀하신 것이요,
경(經)은 고기 잡는 통발과 같아서 일부 대의(大義)를 담아 후진의 길을 열어 깨닫게 함인 것이다.
이 금강마하반야바라밀경의 대의(大義)는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을 파(破)하고 상(相)이 공(空)함을 나타냄이요,
대요(大要)는 무상(無相)으로 종(宗)을 삼고 무주(無住)로 체(體)를 삼고 묘행(妙行)으로 용(用)을 삼음이요,
대개(大槪)는 수보리 선현(善現)존자가 내심으로 잠잠히 의심하시고 세존께서 말씀으로 응답하심이니,
부처님께서 타심통(他心通)이 있으시므로 일체중생의 마음먹은 바를 다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렇게 용성스님께서 간략하게 금강경 대의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금강경은 내용이 길기 때문에 서분, 정종분, 유통분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는 대신,
전체를 32분으로 나누어서 공부하겠습니다.
법회인유분(法會 因由分) : 이 법회가 어떤 인연과 연유로 있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는 장
그러면 금강경 제1분 법회인유분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법회 인유분’이란 ‘이 부처님의 말씀이 어떤 인연과 연유로 있게 되었는지 그런 배경을 설명하는 장’이라는 뜻입니다.
여시아문(如是我聞) : 이와 같이 제가 들었사오니
‘여시아문’이란, ‘이와 같이 제가 들었사오니’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나(我)는 아난다 존자입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나서, 500 아라한이 모여 경전을 편집했습니다.
이 때 마하가섭 존자가 사회자가 되고, 아난다 존자가 경전 편집의 초안을 내고, 우팔리 존자가 율장의 초안을 냈습니다.
그렇게 낸 초안을 500 아라한이 검토를 해서 하나하나 경전을 편찬을 했습니다.
이 때 초안을 낸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의 말씀을 회상하면서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기 때문에 ‘여시아문’으로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일시(一時) : 한 때에
일시에, ‘한때에’ 그러니까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에’ 이렇게 정확하게 써야 되는데,
시간을 정확하게 쓰지 않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옛날부터 인도사람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이고,
또 하나는 시간이란 사실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한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지구 안에서만 해도 지역에 따라 시간이 다른데, 지구 밖까지 생각하면 엄청나게 다릅니다.
부처님 당시의 사람들은 사람이 지구 안에만 사는 것이 아니라 저 넓은 우주에도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계 위에 사천왕 세계, 도리천 세계 등 천상도 많이 있고, 타방에 또 다른 부처님도 계십니다.
소승불교에서는 눈앞에 앉아있는 비구스님만 법문을 듣는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대승불교인들은 눈앞에 보이는 일반 신도들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저 천상의 사람들, 신들까지도 다 듣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시간을 ‘몇 월 며칠 몇 시’ 이렇게 특정하면, 이 사람한테는 맞지만 저 사람한테는 안 맞고,
이 세계에서는 맞지만 저 세계에서는 맞지 않아 이렇게 썼다라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불(佛) : 부처님이
여기서는 불(부처님)이라 했는데, 부처님을 부르는 명호에는 10가지가 있습니다
① 여래(如來, tathāgata): 진리의 체현자(體現者)ㆍ열반(涅槃)에 다다른 분
② 응공(應供, 阿羅漢, arhat): 세상의 공양과 존경을 받을만한 분
③ 정변지(正遍知, 正等覺者, samyaksambuddha):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분
④ 명행족(明行足, vidyācaraṇa-saṃpanna): 지(知)와 행(行)이 완전한 분
⑤ 선서(善逝, sugata): 훌륭하게 완성한 분
⑥ 세간해(世間解, lokavid): 세간, 즉 세상을 완전히 이해한 분
⑦ 조어장부(調御丈夫, puruṣa damyasārathi): 사람을 조어(調御)하는 데 있어서 훌륭한 능력을 가진 분
⑧ 천인사(天人師, śāstā devamanuṣyānām): 신(神)들과 인간의 교사, 곧 사람과 하늘의 대도사(大導師)
⑨ 불(佛):붇다, 부처님, 깨달은 분, 진리의 눈을 뜬 분
⑩ 세존(世尊, 婆伽婆, 薄伽梵, bhagavat): 복덕(福德)을 갖춘 분, 즉 높은 스승
그 가운데 여기서는 아홉 번째에 있는 ‘불’이라 칭했는데,
금강경에서는 불, 세존, 여래, 이렇게 세 가지 명호가 보일겁니다.
재사위국 기수급고독원(在 舍衛國 祇樹 給孤獨 園) :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
‘재(在)’는 ‘머무르다’는 뜻이고,
‘사위국(舍衛國)’은 코살라국의 수도인 ‘사위성’을 말하는데, 산스크리트어로는 쉬라바스티(śrāvasti)이고,
‘기수(祇樹)’는 기타(祇陀, jeta)태자의 숲(樹, vana)이라는 뜻입니다.
‘급고독(給孤獨)’은 수닷타(Sudatta) 장자를 말하는데 ‘외로운 이를 돕는다’는 뜻이고,
‘원(園, ārāma)’은 동산 또는 정원이라는 뜻이므로,
‘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은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이라고 하는 절에 계실 때’라는 뜻입니다.
기수급고독원은 첫 자와 끝 자만 따면 ‘기원’이 되기에 기원정사(祇園精舍, Jetavana)라고도 합니다.
이 절은 부처님께서 도를 이루시고 성도 후 3년째 되던 해에 지어진 절입니다.
부처님께서 빔비사라 왕의 귀의를 받고 왕사성 밖에 죽림정사를 창건하시고 거기에 계실 때,
코살라 국의 사위성에 살고 있는 수닷타 장자라고 하는 사람이 왕사성에 무역을 하러 왔다가,
부처님을 뵙고 나서 크게 깨달아 부처님을 자기 나라로 초청하게 됩니다.
그는 부처님과 그 제자들이 오시면 머무를 처소를 마련하려고 땅을 물색하다가,
성에서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조용한 숲을 찾았는데 그 숲은 이 나라의 제다라는 왕자의 것이었습니다
수닷타 장자는 그 숲을 파라고 간청했지만 제다 왕자는 숲 전체를 금화로 덮는다 하여도 팔 수 없다고 맞서다가,
결국 제다 왕자의 신하가 중재에 나서 금화로 덮여지는 부분만을 팔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수닷타 장자는 가지고 있는 모든 금화를 가져와서 실제로 땅에다 깔기 시작했는데,
그의 재력에도 한계가 있어 숲 전체를 금화로 덮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제다 왕자는 그의 정성에 감복하여 숲을 바치고, 정사를 짓는 데 필요한 목재까지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절이 기원정사입니다.
여대비구중천이백오십인구(與 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 俱) : 큰 스님들 1,250인과 함께 계실 때
‘與’는 더불을 與이고, ‘대비구(大比丘)’는 큰 스님으로, ‘큰 스님들 1,250인과 함께 계실 때’라는 뜻인데,
여기서 큰 스님이란 연세드신 노스님을 뜻할 때도 있고, 도력이 아주 높다는 의미도 있고,
스승의 스승님을 부를 때도 큰스님이라고 합니다.
1,250명이라는 것은 최초의 제자인 교진여 등 5 비구와, 야사와 그 친구 55명, 가섭 삼형제와 그 제자 1,000여명,
그리고 사리푸트라와 목갈리나, 그 제자 200여명 등을 합한 수입니다.
이분들은 부처님이 도를 이루시고 1년 안에 제자가 되신 분들이기 때문에 교단 안에서는 승납이 많은 분들입니다.
이시세존식시착의지발(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 이때에 세존께서는 공양시간이 되자 옷을 입고 발우를 지니시고
‘이시’는 ‘이때에’라는 말이고,
‘세존 식시’는 ‘부처님께서 식사 때가 되어서’라는 말이고,
‘착의지발’, ‘옷을 입고 발우를 지니시고’, 또는 ‘외출복을 입으시고 발우를 들고’라는 뜻입니다.
입사위대성(入 舍衛大城) : 사위성으로 들어가서
걸식어기성중(乞食 於其城中) : 그 성 가운데서 걸식을 했다.
‘입사위대성’, ‘사위성으로 들어갔다’는 뜻이고,
‘걸식’은 ‘밥을 빌었다’, ‘어기성중’은, ‘그 성 가운데서’라는 뜻으로,
‘사위성에 들어가셔서 그 성 가운데서 밥을 빌었다’는 말입니다.
차제걸이(次第 乞已) : 차례로 밥 빌기를 마치시고
‘차제걸이’, ‘차례로 밥을 빌기를 마치시고’라는 말입니다.
밥을 빌어먹는 사람에게도 규칙이 있고 원칙이 있습니다.
달라고 떼를 써서는 안 되고, 뭐를 달라고 해서도 안되고,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고, 밥을 얻지 못하더라도 일곱 집까지만 가도록 했습니다.
일곱 집을 반드시 가야되는 것은 아니고 한 집을 가도 충분히 얻으면 갈 필요가 없지만,
일곱 집을 넘었는데도 충분히 못 얻었거나 하나도 못 얻었으면 그냥 돌아와야 됩니다.
왜 그렇게 했을까요?
사람들이 음식을 두고도 안 줄 때에는 나에 대해서 비난하는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니,
내 스스로를 깊이 반성해서 비난하는 마음이 그분들에게서 없어지도록 자기의 수행을 해야 합니다.
또 그 사람들이 정말 먹을 게 없어서 못줄 때에는, 그들도 굶고 있으니 나도 굶어야 합니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일곱 집만 빌어라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는 일곱 집만 빌어라 그런 말은 없지만 계율에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환지본처(環至 本處) :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셔서
반사흘 수의발(飯食訖 收衣鉢) : 공양을 다 드시고 옷과 발우를 거두시고
‘환지본처’,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셔서’라는 뜻으로 본래의 자리란 기원정사를 말합니다.
‘반사흘’, ‘밥을 드시고’
‘수의발’, ‘옷과 발우를 거두다’는 말입니다.
아까 외출할 때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나가셨으니(착의지발), 이제는 반대로 옷을 개어놓고 발우도 씻어서 놔야 되겠지요.
세족이(洗足已) : 발을 씻으시고
부좌이좌(敷座而坐 ) : 자리에 앉으셨다
‘세족이’, ‘발을 씻으시고’
‘부좌이좌’, ‘자리에 앉으셨다’,
다른 경전에서 보면 부처님께서 삼매에 드셨다 이렇게 나오는데 여기서는 아주 소박하게 부처님께서 자리에 앉으셨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법회가 시작될 어떤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금강마하반야바라밀경(金剛摩訶般若波羅蜜經)
제1 법회인유분(法會 因由分) : 이 법회가 어떤 인연과 연유로 있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는 장
여시아문(如是我聞) : 이와 같이 제가 들었사오니
일시(一時) : 한 때에
불(佛) : 부처님께서
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在舍衛國 祇樹 給孤獨園) : 사위국 기원정사에서
여 대비구중 천이백오십인(與 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 : 큰 스님들 1250인과 함께 계셨습니다.
이시 세존 식시 착의지발(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 이때 세존께서는 공양시간이 되자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들고
입사위대성(入 舍衛大城) : 사위성으로 들어가셔서
걸식어기성중(乞食 於其城中) : 그 성 안에서 걸식을 했습니다.
차제걸이(次第 乞已) : 차례로 밥 빌기를 마치고
환지본처(環至 本處) : 본래의 처소로 돌아와
반사흘 수의발(飯食訖 收衣鉢) : 공양을 다 드신 뒤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세족이(洗足已) : 발을 씻으신 뒤
부좌이좌(敷座而坐 ) : 자리를 펴고 앉으셨습니다.
'법륜스님의 법문 > 5. 금강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3-3 대승정종분 (0) | 2017.11.12 |
---|---|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3-2 대승정종분 (0) | 2017.11.10 |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3-1 대승정종분 (0) | 2017.11.08 |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2-2 선현기청분 (0) | 2017.11.03 |
[법륜스님의 '금강경'] 제2-1 선현기청분 (0) | 2017.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