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자결하면 종묘사직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서 자결하라!"
영조의 노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격해졌다
~~ 살려만 달라는 세자의 절규를 외면하고, 영조는 끝내 명을 내린다.
"세자를 폐서인으로 삼고, 뒤주에 깊이 가두라!"
맏아들 효장세자를 일찍이 여의고 7년 간 후사가 없어 애태우던 영조는, 마흔 둘에 이르러 아들 사도세자를 얻었다.
영조에게 사도세자는 나이 15세에 대리청정 시켰을 정도로 기대가 크고 귀하게 여긴 아들이었다.
~~그러나 세자의 대리청정은 불행의 씨앗이었다.
노론이 외면한 사도세자의 대리청정이 순탄할 리 없었고,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괴이한 행동을 부렸던 사도세자는 끝내 영조의 미움을 사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드러난 사실일 뿐, 그 이면에는 더욱 무서운 정치적 이유가 도사리고 있었다.
* * * * *
정조는 사도세자의 둘째 아들로 1776년 제21대 영조가 승하하자 왕위에 올랐다.
즉위 직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천명하고, 아버지의 원혼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
<융릉 건릉 안내 자료에서>
드라마에도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사도세자와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정조 대왕이 묻혀 있는 곳,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지은 용주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융건릉에 왔습니다.
한참 공사중인 비좁은 통로를 지나니 릉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을 수가, 나랏님 잘 만나 횡재했습니다.
추석 연휴라 입장료가 꽁짜 ~~
안으로 들어가면 입구부터 나무들이 빽빽합니다.
아가들 데리고 온 사람들도 있고 ~~
오롯이 둘이만 즐기려는 연인들도 있고 ~~
말다툼하는 초보 데이트꾼들도 있지만 ~~
북적이지 않아 좋고 비어있어 좋고 새들이 백뮤직을 깔아주어 더욱 더 좋은 곳,
그러나 담장 너머에서 들려오는 차소리가 흥을 깨는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땐 이런데 오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분위기에 취해 걷다 보니 원대황교(元大皇橋)가 나오고 ~~
다리를 건너면 왼편에 왕릉에서는 보기드문 원형 연못인 곤신지가 있습니다.
"원형의 연못은 용의 여의주를 상징하는 것으로 아버지를 연모했던 정조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여기 융릉도 형식은 다른 왕릉과 비슷합니다.
홍살문이 있고 ~~
향로와 어로가 있는 참도가 있고 ~~
왼편에 수라간이 있고 ~~
오른편에 비각이 있고 ~~
가운데에 정자각이 있습니다.
융릉(隆陵)
-. 장조(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합장릉
-. 소론계 학자에게 학문을 배운 사도세자는 노론과 갈등을 일으키다가 1762년(영조38)에 뒤주에 갖혀 죽게 됨
-.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가 즉위하자 존호를 장헌으로 올렸고, 고종은 1899년(광무3) 장조로 추존함
-. 억울하게 죽어간 아버지의 넋을 위로하고자 했던 정조의 효성이 빚어낸 작품으로 조선왕릉 중에 가장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음
융릉을 다 둘러볼 즈음, 아리따운 아가씨가 안내방송을 합니다.
'6시에 문을 닫으니 그 전에 모두 다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내 귀에는 이렇게 들립니다, 안 나가더라도 그냥 문을 닫아버리겠소~~ ㅎㅎㅎ'
걸음을 재촉하여 건릉으로 향하면서도 조금 좋아 보인다 싶은 것은 한 컷 찍고 ~~
소나무 숲도 한 컷 ~~
참나무 숲도 한 컷 ~~
멀리에 건릉이 보입니다.
여기도 비슷합니다.
홍살문이 있고 ~~
융릉에는 없는 배위(현관이 제례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곳)가 있고 ~~
참도가 있고 ~~
오른편에 비각이 있고 ~`
왼편에 수라간이 있습니다.
건릉(健陵)
-.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와 효의황후 김씨의 합장릉
-. 정조는 즉위 직후 '과인은 사도세자이 아들이다'라고 천명하고 아버지의 원혼을 위로하기 위해 노력을 다함
-. 1899년 고종은 정조를 정조선황제(正祖宣皇帝)로, 효의왕후를 효의선황후(孝懿宣皇后)로 추존함
건릉을 둘러보고 있는 데, 5분 간격으로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들으면서 겹쳐지는 동요 한 구절, '6시가 넘으면 문을 닫는다 ~~'
아직은 15분이나 남았지만 마음이 바빠 이내 발길을 돌립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나중에 한 번 다시 오려 합니다.
무덤이라기보다는 그냥 마음 다스리기 좋은 곳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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