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김영동이 걸어가다가
꽈당 하고 뒤로 자빠졌으면
속이 시원하겠다
오월 달에
최완택이 산에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가랑이 찢어졌으면
되게 고소하겠다
칠월 칠석날
이현주 대가리에 불이 붙어
머리카락이 다 탈 때까지
소방차가 불 안 꺼 주면
돈 만 원 내놓겠다
올해 '목'자가 든 직업 가진 몇 사람
헌병대 잡혀가서
곤장 백 대 맞는다면
두 시간 반 동안 춤추겠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져
모두 정신 차려 거듭나기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강아지똥', '몽실언니'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님이 2002년에 쓴 시 <임오년의 기도>,
읽다가 하도 재미있어서 함께 나누고자 옮겨보는 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영동, 최완택, 이현주 목사님 같은 동무가 내게 한 사람이라도 있는 지....
"<임오년의 기도>를 읽은 이현주는 다음 해인 2003년 계미년 새해 아침에 권정생에게 답례로
<목씨네 삼형제 이야기>(부제-권정생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동화를 쓴다.
첫째 목일목(최완택)이 산에 올라가다 가랑이 찢어진 것이나
둘째 목이목(이현주) 대가리에 불이 붙은 것,
셋째 목삼목(김영동)이 꽈당 자빠진 것은
목씨네 삼형제가 홀아비를 잃고 고아가 되었을 때
남쪽 빌뱅이 언덕, 마음 착한(?) 마귀할멈(권정생)이 정성껏 복을 빌어줘서 그리 된거라며
그 덕에 모두 정신 차려 형제가 흩어지지 않고 함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동화도 <민들레교회이야기>에 발표된다."
이기영님이 쓴 <작은 사람 권정생>에 나오는 그 다음 대목입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도 동무의 우정과 사랑을 이렇게 여유롭게 받아줄 수가 있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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