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각 바꾸면 ~~

28. 동무 이야기

상원통사 2017. 7. 20. 22:49

"눈 오는 날

 김영동이 걸어가다가

 꽈당 하고 뒤로 자빠졌으면

 속이 시원하겠다

 오월 달에

 최완택이 산에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가랑이 찢어졌으면

 되게 고소하겠다

 칠월 칠석날

 이현주 대가리에 불이 붙어

 머리카락이 다 탈 때까지

 소방차가 불 안 꺼 주면

 돈 만 원 내놓겠다

 올해 '목'자가 든 직업 가진 몇 사람

 헌병대 잡혀가서

 곤장 백 대 맞는다면

 두 시간 반 동안 춤추겠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져

 모두 정신 차려 거듭나기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강아지똥', '몽실언니'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님이 2002년에 쓴 시 <임오년의 기도>,

읽다가 하도 재미있어서 함께 나누고자 옮겨보는 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영동, 최완택, 이현주 목사님 같은 동무가 내게 한 사람이라도 있는 지....




"<임오년의 기도>를 읽은 이현주는 다음 해인 2003년 계미년 새해 아침에 권정생에게 답례로

 <목씨네 삼형제 이야기>(부제-권정생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동화를 쓴다.

 첫째 목일목(최완택)이 산에 올라가다 가랑이 찢어진 것이나

 둘째 목이목(이현주) 대가리에 불이 붙은 것,

 셋째 목삼목(김영동)이 꽈당 자빠진 것은

 목씨네 삼형제가 홀아비를 잃고 고아가 되었을 때

 남쪽 빌뱅이 언덕, 마음 착한(?) 마귀할멈(권정생)이 정성껏 복을 빌어줘서 그리 된거라며

 그 덕에 모두 정신 차려 형제가 흩어지지 않고 함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동화도 <민들레교회이야기>에 발표된다."


이기영님이 쓴 <작은 사람 권정생>에 나오는 그 다음 대목입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도 동무의 우정과 사랑을 이렇게 여유롭게 받아줄 수가 있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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