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간사이 가족여행

[간사이 가족여행] 6-2. 나라 - 카스가타이샤, 나라마치, 모치이도노 상가

상원통사 2017. 3. 15. 21:54

동대사를 나와 카스가타이샤로 향하는 길,

산책하기 딱 좋은 길인데 오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나라공원에 널리고 널린 사슴도 한 마리 보이지 않고 적막감만 흐르는데,

햇빛마저도 나무 뒤에 숨어 모습을 감추고 있으니 분위기 때문만이 아니라 정말로 으스스합니다.



그러나 신사에 가까이 갈수록 사람들이 복작복작 ~~



사자인지, 호랑이인지, 삽살개인지 모르는 석상이 입구를 지키고 있고 ~~



조금 더 들어가면 길 양쪽으로 석등이 쫙 늘어서 있습니다.

카스가타이샤에는 2,000여 개의 석등과 1,000여개의 등롱이 있는데,

등불의 수를 다 센 사람은 장수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108배 할 때 쓰는 계수기를 갖고 오는 건데.... ㅎㅎ



카스가타이샤(春日大社, 춘일대사)

-. 768년에 건립된 일본 3대 신사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됨

-. 당시 권세가였던 후지와라 가문의 명으로 세워짐

-. 후지와라 가문은 백제계 도래인 출신이라는 설이 있음

-. 전통에 따라 19세기 말까지 20년마다 새로 지어져 오늘날에 이르고 있음

-. 4월 중순에서 5월 상순에는 700년 이상 된 등나무에서 피어나는 보라색 등꽃이 장관이라 함



신사 안으로 들어가도 석등이 가득하고 ~~



사람들은 정성껏 기도를 올리는데 ~~



저 안쪽에 있는 건물이 신을 모시고 있는 본당이 아닐까 ~~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도 줄을 서서 ~~



젓가락뽑고 오미쿠지(행운을 상징하는 흰 종이)를 받아 ~~



읽고 나서 기원하며 이렇게 걸어놓습니다.



아, 여기에는 다른 곳에서 보지못했던 사슴모양 기원패(?)도 있네요 ~~



요런 등롱이 1,000여개나 있다고 그랬는데 어디에 다 걸어놓았을까~~



기도할 일 없는 우리는 대충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나라마치로 향하는데,

뭔가 멋진 건물이 있어 찰칵!

확인해보니 국립박물관의 불교미술도서관입니다.



또다시 걷고 걸어 공원 밖으로 나가는 데 ~~



뭔지는 모르지만 멋진 집이 있고 ~~



아라이케(荒池, 황지) 호수가 있고 멀리 흥복사가 보입니다.



주택가를 지나 나라마치를 찾아가는데, 그만 길을 잘못들었어요 ~~



그래도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어찌어찌해서 찾아왔습니다,

나라마치(奈良町, 나량정),

길이 약 800m정도의 직선 거리로 다 걷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지만,

17세기 에도시대에 지어져 그 시대의 모습이 지금껏 잘 남아있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마을이라기에,

옛날의 일본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려 힘들게 찾아왔는데 ~~



오사카 숙소 주변의 집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단층이나 이층 집들이 늘어서 있고 ~~




일부는 집들을 개조하여 가게로 만들어 기념품이나 의류들을 파는 곳도 있지만 ~~



아직도 가정집으로 사용하는 집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격자무늬 대문이 조금 이채롭습니다.

더 가봐야 거기서 거기일 것 같아 여기까지만 보고 다시 뒤로 돌아~~



시모미가도 상가로 들어갑니다.



이곳 상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천정을 높게 설치하여 시원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재래시장 중 일부는 너무 천정이 낮아 답답하고 냄새도 잘 빠지지 않는 것 같은데,

진작에 여기 와서 벤치마킹 했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어떻게 이렇게 비좁은 골목에 가게를 만들 생각을 했나,

딱 한 사람밖에 지나다닐 수 없을만큼 좁디 좁은 골목길 양쪽에도 가게가 가득,

점보는 집도 있고, 옷가게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있고....

이 좁은 골목까지 누가 들어와 사가지고 갈까, 신기하기만 합니다.




다시 큰 길로 나와 걷다 보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고로케 파는 집 ~~



우리도 합이 다섯 개 사서 맛보며 걸어가는 데, 어디서 라디오 방송 소리가 들립니다.



아하, 시장 내 사설 방송국에서 비구니 스님을 초청하여 대담하고 있군요.



시장 끄트머리쯤 오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줄을 길게 늘어서 있고 ~~.



어느 방송국에서 왔는지 모르지만 예쁜 처자가 직접 떡을 주물럭거리며 촬영도 하고 있기에,

얼마나 맛있기에 그러나 기대를 잔뜩하고 사먹어보았는데,

그냥 찹쌀떡입니다



아하, 여기까지가 모치이도노(餠飯殿, 병반전) 상가로구나,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상점가 중의 하나로서,

'떡'과 '밥'을 뜻하는 지명은 지금부터 1,100여년 전 큰 뱀을 퇴치한 전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답니다.



조금 더 걸어가면 1930년에 건립한 일본 성공회 나라교회 예배당이 보이고 ~~



오늘의 여정을 시작했던 킨데츠 나라역 앞의 히가시무끼 상점가가 다시 나옵니다.



여기까지 하여 2% 부족한 나라 여행을 마치고, 다른 날과 달리 조금 일찍 오사카로 돌아옵니다.

아이들은 여기서 케익을 하나 사는 동안 ~~



난 옆가게에서 고양이 모양 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건 인형 아니고 빵입니다, 빵!



숙소가 있는 우리 동네까지 왔습니다. 우리 동네라니까 좀 이상하다, ㅎㅎㅎ

하여튼 저녁을 먹으려 동네 이곳저곳을 기웃기웃하다가 재래시장을 발견 ~~



말 한 마디 안통하는 음식점에 들어가 손가락으로만 짚어서 주문을 하고,

내일이 생일인 아들녀석을 위해  아까 사온 케익을 앞에 놓고 생일축하 노래도 한 곡하고,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요런 음식들을 나누어 먹고 ~~




밖으로 나와 다시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는데,

여기 24시간 운영하는 초저가 수퍼마켓, 스파타마데가 있는데 여태 몰랐습니다.

들어가보니 먹을 게 엄청 많습니다, 곧바로 먹을 수 있는 레코르트 식품들이 우리나라 마트보다 훨씬 더 많아요,

둘러보면서 아내는 안타까워합니다.

진작 알았다면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 사먹는 것보다, 여기서 김치랑 사다가 먹는 게 훨씬 더 좋았을 걸...

표현은 그렇지만 속으로는 돈이 훨씬 더 적게 들었을 걸 하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러나 내일 귀국해야 하니 눈요기만하다가, 그냥 가기 서운해서 간식거리 조금 사가지고 가는데,

400엔짜리 회도 하나 샀습니다.

근데 말이지요, 무지무지 맛있어요,

그래서 먹다가 말고 다시 가서 큰 걸로 또 하나 샀어요,

그 회를 안주삼아 일본 소주에 일본 맥주를 부어 한국식 쏘맥으로 만들어서 한잔 크으 ~~



내일은 마지막 날, 오사카 북부를 둘러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