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베 가는 날,
일정표를 짜면서 조금은 고민했던 곳입니다.
처음엔 히메지성을 보고, 아리마 온천에 가서 목욕을 하고, 마야산에 올라 고베의 야경을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 계산을 해보니 길에 버리는 시간만 6시간이 넘을 것 같아 포기하고,
손쉽게 고베 시내관광과 아리마 온천에 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한가지 팁,
아리마 온천을 갈 때엔 '아리마 온천 다이코노유 패키지'를 이용하는 편이 저렴합니다.
우리나라 동네 목욕탕과 비슷한 수준인 '금탕'은 650엔, '은탕'은 550엔인데,
조금 큰 찜질방 수준의 '다이코노유'는 입장료만 무려 2,400엔이지만,
'다이코노유 패키지'는 왕복 교통비(2,040엔) 포함해서 2,640엔입니다.
교통비에 조금만 더 보태면 금탕과 은탕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다이코노유에 갈 수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항상처럼 마츠야마치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사이바시역에서 갈아타고 우메다역에 도착,
11~18번 출구로 나가 '한신전철' 표지판을 따라가면 한신전철 역장실이 보입니다.
거기서 '아리마온천 다이코노유 패키지'를 달라고 하면 요런 것을 줍니다.
참고로 한큐전철도 패키지 상품을 파는데, 조금 더 비쌉니다.
우메다에서 산노미야까지는 30분 정도, 열차에 올라 오늘의 일정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오늘은 느긋하게 즐기는 것만 있구나~~
지도상으로는 별로 복잡하지 않았는데 막상 산노미야 역에 내려 길을 찾으려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기에,
친절하게 한글로도 적어져 있는 '인포메이션 고베(관광안내)'를 찾았습니다, 내가 아니고 아이들이~~
관광안내소에서 알려준대로 역근처 복잡한 길을 빠져 나가니 그 다음부터는 외길,
가벼운 마음으로 쭉 올라가니 ~~
키타노이진칸(北野異人館街, 북야이인관가)
"살랑살랑 거닐기 좋은 일본 속 유럽, 키타노이진칸은 '북쪽 언덕에 있는 외국인의 집'이란 뜻이다.
개화기 당시 일본에 살던 서양인들의 거주지로,
영국,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풍으로 지은 저택이 모여 있다.
외국인 저택을 지은 것은 1887년부터이고, 당시는 200채가 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30채 정도 남아 있으며 그 중 20여 채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유럽풍의 건물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여기는 조금 있다가 다시 올겁니다.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저택은 대부분 입장료를 받지만,
가격대비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곳은 많지 않다.
유럽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이 목적이니만큼 골목을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구경하되,
인기 있는 저택을 중심으로 내부 관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성비가 좋지 않다고 <오사카 교토 무작정 따라하기>에 적어졌으니 내부는 굳이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
겉모습만 보고 지나쳤더니 어디가 어디인지,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책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옮기니 그냥 이런 것이 있구나 하고 눈요기만 하세요.
여기는 고베 트릭 아트 이상한 영사관,
파나마 영사관으로 사용되었던 건물로,
고베와 관련된 소재를 이용한 트릭아트 그림으로 1, 2층을 가득 채웠다 하고(800엔)~~
여기는 영국관,
콜로니얼 양식의 건물로 정통 영국식으로 지어졌는데,
셜록 홈스의 망또를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셜록 홈스 박물관이 있다고 하고(750엔) ~~
여기는 BEN'S HOUSE라 적어져 있는데,
벤은 영국인 수렵가로, 생전에 전 세계를 여행하며 사냥한 동물들의 박제가 가득하답니다(550엔)
여기는 MUSEUM CAFE,
미술관인데 차도 한 잔 마시며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같고 ~~
여기는 조금 예뻐 보였는데 뭐하는 집인지 몰라 그냥 지나쳐서 ~~
우리나라 산동네 같은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
한 사람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정말 비좁은 길도 나오는데 ~~
그 끝에는 '여기는 공개하지 않으니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마라'는 안내문이 집(옛 결혼식장?)도 나오고 ~~
조금 어설픈 장식품으로 치장한 기념품 가게도 나오고 ~~
WOLHIN'S RESIDENCE, 지금은 식당인지 카페인지 잘 모르는 곳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이 동네는 이렇게 구성된 것 같습니다.
옛날 유럽풍의 건물 내부를 당시의 생활용품으로 채워 놓고 입장료를 받는 곳과,
옛날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식당이나 카페, 미술관 등으로 이용하는 곳과
최근에 유럽풍으로 지어 식당이나 카페, 기념품 가게로 운영하는 곳과,
옛날 건물이지만 아예 공개하지 않는 곳과 돈을 많이 들여 멋지게 지은 일반 주택들....
그 중 여기는 돈내고 들어가 구경하는 DENMARK HOUSE(500엔)~~
공통권을 이용하면 조금 절약할 수는 있지만, 한 군데 입장료가 300엔~1,050엔이니,
오늘 여기는 이렇게 주마간산격으로 겉만 슬쩍 스치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나중 하고 또 나중에 유럽에 가서 진짜배기들의 내부를 볼 것입니다.
그래도 사진은 한 컷!
이곳의 장점을 굳이 꼽으라 한다면 유럽 각국의 집들을 한 자리에서 불 수 있다는 것~~
그 것뿐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미술관(?)도 있고~~
항상 복(?)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답게 신사도 함께 있고 ~~
조금 떨어진 곳에는 교회도 있습니다. 일본에 와서 처음 보는 교회~~
그렇게 한바퀴 돌고나서 처음 탐방을 시작했던 쪽으로 다시 걸어가면 ~~
스타벅스 고베 키타노이진칸점
-. 19세기 초에 지은 서양식 주택
-. 1995년 한신 대지진 때 훼손된 것을 복원해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문화재로 등록됨
-. 이국적 분위기에서 즐기는 한잔의 커피 브레이크가 매력임
-. 높은 천장과 벽난로, 클래식한 창문과 이층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이 분위기 있음
아까 스쳐 지나갔던 스타벅스 커피집이 나옵니다.
책에 소개된 바와 같이, 다른 곳의 입장료 절반도 안되는 값으로 커피(300엔)와 함께 실내를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는 곳~~
안으로 들어가니 빈자리는 여기밖에 없어요,
벽난로가 멋져보이기는 하지만 의자가 다섯 개는 있어야 하는데~~
구석의 아자~씨는 노트북 앞에 놓고 일을 하고 있으니 언제 일어날 지 모르겠고 ~~
조금 삐걱이는 계단을 올라 이층에 가면 혹시나 자리가 있을까~~
그림들로 벽을 도배한 방의 구석에 겨우 우리 앉을 자리를 마련하고 ~~
난 어떻게 생긴 곳인가 방이란 방은 다 들어가 보았지요,
근데 공부 많이하는 사람이 살았었나, 왠 두꺼운 책이 이리도 많나~~
아이쿠, 키보다 높게 책을 쌓아놓은 것 좀 봐요,
잘못하여 살짝만 건드려도 와르르~~, 보기에도 아슬아슬합니다.
맞다, 그렇구나, 졸부들 책방에 가면 그렇게 한다지요,
책꽂이를 가리키며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얼마요?"
인테리어용으로 산 책값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 분들은 커피집에 와서 커피는 안마시고 왜 공부만 하고 있는지~~
우리처럼 휴대폰을 갖고 놀면 몰라도...
2층보다 1층이 넓기에 자리를 옮겨 한참동안 시간을 보내고 나서 ~~
다시 밖으로 나와 걷다보니 ~~
유럽풍의 건물이 또 나옵니다.
그러니까 옛스런 건물들이 한 군데에만 몰려있는 것이 아니고 동네 곳곳에 드문드문 남아있습니다.
여기서부터 토어로드(TOR ROAD)가 시작되는데,
어, 우체통이 신기하게 생겼네, 한 장 찍어요, 한 마디 휙 던지고 종종걸음으로 가버리지만,
난 어느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확실히 챙깁니다,
부인, 말씀 받들어 우체통 분명히 찍었습니다 ~~
토텐카쿠(東天閣, 동천각)
-. 정통 베이징요리 전문점으로 옛 비숍 저택을 개조해 1945년에 개점했다
-. 1895년 독일인 프리드리히 비숍이 지은 콜로니얼 양식의 건물로 수많은 창과 샹들리에, 벽난로 등 인테리어가 훌륭함
토어로드(TOR ROAD)
-. 개항 시대의 고베 정취가 느껴지는 쇼핑가.
-. 한큐 산노미야 역 부근부터 키타노까지 이어진 800m 길이의 거리
-. 북쪽으로는 키타노이진칸, 남쪽으로는 옛 거류지와 이어지며 산노미야 및 모토마치와 열십자로 교차함
-. 오래된 양품점과 의류 수입품 샾이 즐비해서 19세기 말의 고풍스러움이 남아있음.
토어로드라고해서 뭔가 그럴듯한 게 있나 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별 것 없습니다.
토어로드 끝 즈음에서 다음 행선지를 이야기합니다.
예정대로 좀 걸어서 차이나타운이 있는 난킨마치로 가서 점심을 먹을까,
그러나 아무도 동의를 안하니 나 혼자만 머쓱,
그냥 이 동네에서 먹기로 하고 딸아이가 열심히 뒤져 찾아낸 곳은 ~~
최근에 뜨고 있는 고베의 맛집이라는 레드록(Red Rock),
문 밖에 줄을 서기는 했지만 그리 길지 않아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잠시 눈을 돌리니 태극기가 매달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니, 설마 여기서도 태극기 집회를?
에이, 그런 걱정은 하덜덜 마세요, 우리가 이곳에 있을 때는 꼴통들이 준동하기 전입니다.
우리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갔는데 통로는 좁고 조명은 어둡고 색깔은 어둠침침,
한쪽편은 주방을 바라보며 선 채로 먹고 있고, 반대쪽은 벽을 보고 앉아서 먹고 있는데 ~~
다행히 우리는 인원이 많아서 그런지 테이블을 챙겨주었습니다.
뭐가 나오는가 봤더니 야들야들하게 썬 소고기를 듬뿍 얹은 로스트비프, 고기덮밥입니다.
맛도 그럭저럭 먹을만하니, 육고기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점심 한끼로 훌륭합니다.
여기까지 고베 시내 탐방 끝,
슬금슬금 걷기만 한 가벼운 일정이라 딱히 튀는 것이 없어 아리마 온천과 같이 올리려 했는데,
너무 길면 읽는 사람이 지루할 것 같아 여기서 마무리하고, 아리마 온천은 다음 편에 올립니다.
안녕~~, Bye~~,
아니 일본이니까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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