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지순례

38-2. 살티공소 성지

상원통사 2015. 12. 30. 21:50

사람의 선입견이라 무서운 것입니다.

성지순례 책자에 '살티공소'라고 제목이 붙었기에 으례 다른 곳처럼 공소만 가면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책자를 찬찬히 다시 한 번 읽어보고,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순례기도 찾아보니

'김영제와 김 아가타 묘'가 있는 곳을 '살티 순교성지'로 조성해 놓았는데 모르고 그냥 지나쳤으니....

그렇다고 다섯 시간이나 걸리는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까지 다시 갈 수도 없고....

아니, 그냥 지나쳐버린 데에는 야박한 이곳 인심도 한 몫 거들었습니다.

차 한 대 겨우 지날 정도로 좁디 좁은 골목길을 조심조심 가다가

1톤 트럭 한 대가 주차되어 있는 너른 마당이 보여 그 옆에 주차했더니

주인장 할망구가 방에서 나와 차 빼라고 소리 지르기에 기분까지 잡쳐버렸지요.

하여, 얼른 이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 아내가 '묘지' 같은 곳이 있다는 말을 했지만 귓가에 흘려버렸으니

못된 성질머리 때문에 여기까지 와서 다 찾아보지 못한 아쉬움은 배가 됩니다.

어쨌든 '김영제와 김 아가타 묘'를 빼고 절반이라도 소개하겠습니다.

 

살티공소

"신유박해(1801)와 기해박해(1839)를 거치면서 간월, 죽림굴로 숨어들었던 신자들이

 경상도 지역에 본격적으로 행해진 경신박해(1860)와 병인박해(1866)를 피해

 더욱 안전한 곳을 찾다가 모여든 곳이 안살티(현재 청수골 주변)이다."

 

<길도 워낙 비좁아 이렇게 밖에 찍을 수 없습니다.>

 

 

 

<보통은 예수님이 계시는 자리인데 이곳은 성모님이 계십니다.>

 

 

안내문

"이곳 살틔공소는 1860년대 부산지방의 첫 공소인 간월공소에서 살다가 1866년 대원군의 병인박해로

 ~~ (교우들이) 생명마저 위태로워져 산을 넘어와 피난생활을 하던 교우촌으로 현재에 이릅니다.

 당시 이곳은 인가와 멀리 떨어졌고 산림이 울창하여 맹수가 들끓는 곳이었습니다.

 한가지 예로 이곳에서 출생 멀리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수학 사제가 되신 김문옥(요셉) 신부님의 부친은

 이곳에서 대구로 판공성사차 가시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혀서 머리만 남은  것을

 교우들이 걷어 안장한 묘소가 공소에서 남쪽으로 300m 거리에 있습니다.

 지형적으로는 당시 관헌들이 교우들을 찾아 석남사까지 왔다가는 와항을 거쳐 경주로 빠져나감으로

 이곳의 교우들이 죽엄을 면하고 무사히 살아남아서

 죽엄을 면하고 살 수 있는 살터 혹은 살틔(矢峴, 시현)이라고 불러오고 있습니다.

 ~~ 이곳 살틔공소는 당시 어려운 환경속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마을 전체가 교우이며 많은 성직 수도자들이 나셨습니다."

 

<공소 왼편에는 1982년에 만든 안내문이 있고 ~~ >

 

 

<오른편에는 '천주교당'이라 새긴 비석이, 출입문 위에는 '살티공소'라는 현판이 있습니다.>

 

 

<공소 내부. 이곳은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 같고 ~~>

 

 

 

<좌우 벽면에는 십자가의 길을 담은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공소 오른편에 있는 개인 집인데, 신심이 독실한지 공소에도 없는 성물들이 마당에 있습니다.>

 

 

<공소 주변의 감나무에는 너무 높아 따지 못했는 지 아직도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시간은 벌써 오후 세 시,

아쉬움이 남은 살티공소를 뒤로 하고 우린 늦은 점심 먹으러 석남사 입구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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