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법문/4. 반야심경

[법륜스님의 '반야심경'] 제13/14강 도일체고액

상원통사 2015. 6. 30. 21:23

(~~제12강에서 계속)

 

조견 오온개공(照見 五蘊皆空) : 오온이 모두 공하다 하는 것을 깨달으셨다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      : 그걸 깨닫자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버렸다

여기서 말하는 괴로움(苦厄)에는 가장 기본적으로 생로병사(四苦)가 있습니다.

인간의 원초적인 괴로움은 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입니다.

'생로병사의 고'에는 육체적인 괴로움과 정신적인 괴로움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것은 육체적인 괴로움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정신적인 괴로움 네 가지(애별리고, 원증해고, 구부득고, 오음성고)를 더 붙여

우리의 모든 괴로움을 '팔고(八苦)'라 하기도 합니다.

애별리고(愛別離苦)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이란 우리가 다 느껴본 것입니다.

우선 어릴 때는 엄마나 할머니와 떨어질 때, 학교 다닐 때는 친구와 떨어질 때,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애인하고 떨어질 때, 그 다음에 결혼을 하면 자식과 떨어질 때,

즉 좋아서 같이 있고 싶은데 같이 있을 조건이 못 되어 헤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같이 있고 싶은 데 떨어지는 데서 오는 괴로움을 애별리고라 합니다.

원증회고(怨憎會苦)는 미운 사람과 같이 있는 괴로움입니다.

미우면 같이 있기 싫은데 같이 있어 괴로운 것입니다.

어릴 때 부모를 미워해도 같이 살아야 되고, 직장에서 성격이 안 맞는 상사와 같이 지내야하고,

절에 수행하러 오면 뜻이 안 맞는 도반과도 같이 지내야 합니다.

미운데도 같이 있어야 될 조건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지내면서 괴로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면 헤어질 수밖에 없고 미우면 만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은 모든 게 다 변합니다(諸行無常).

변한다는 것은 관계가 움직인다는 것이니,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을 하게 되면 같이 있고 싶어하고,

같이 있고 싶다는 데 집착하게 되니 움직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같이 있고 싶을 때 모이는 인연과 만나면 자기 뜻대로 되어 기쁜 것이지만,

흩어지는 인연과 만나면 뜻대로 안되어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 애별리고입니다.

사랑하면 헤어지는 게 아니라, 헤어질 인연에 놓인 것을 같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니 괴로움이 생깁니다.

사랑하는 게 죄가 아니라 사랑하면 같이 있어야 된다고 집착을 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는 겁니다.

이렇듯 괴로움이란 바깥 조건 때문이 아니라 자기 생각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엔가 집착을 하면 전도몽상이 일어납니다.

여러 사람이 경주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하여 계획을 세우고 차를 한 대 대절했는데,

처음에는 가겠다고 설쳐대더니 이런 저런 이유로 여러 사람이 빠지게 됩니다.

많은 인원이 빠지면 취소해버리면 되는데, 가는 데에 집착하여 여기 저기 전화를 합니다.

사람들을 경주 구경시켜주려 시작했던 것이, 인원수를 채우는 것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집착을 하면 뒤집어지게 됩니다.

의사가 돈에 집착하여 '환자가 왜 안 올까'하는 것은 '이 자식들 왜 안 아플까'라는 말입니다.

옷이 사람들을 보호해야 되는데, 비싸고 좋은 옷을 사면 사람이 옷을 지키게 됩니다.

내가 옷의 주인이 아니라, 옷이 주인이 되어 내가 옷을 지키게 되고,

나를 뽐내기 위해 옷이 있는 게 아니고 옷을 뽐내기 위해 어디를 가게 됩니다.

이렇게 집착을 하게 되면 전도몽상이 생기고, 집착을 하니까 인생이 꿈꾸는 것같이 됩니다.

있는 그대로, 즉 무아인줄 알고 무상인줄 알면 애별리고도 원증회고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연이 있어 모이는 것을 거부하지 말고, 인연이 다되어 흩어지는 것을 거부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오고 가는 것에 무관심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호·불호는 내 감정이니 집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구부득고(求不得苦)는 얻고자 하는데 얻지 못하여 생기는 괴로움입니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다 이뤄진다면 세상은 엉망진창이 될 것입니다.

열 개를 원하면 아홉 개가 안되는 게 정상입니다.

근데 우리는 원하는 게 다 이루어져야 된다고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데 이루어질 것이라고 착각을 하니 괴로운 것입니다.

사람이 원하면 안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될 수 없는 것을 된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자 치고 처녀 때 자기 남편은 백마타고 오는 왕자같은 사람일 것이라 꿈을 안꾼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남편도 자기 아내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연애할 때 마음에 안 들어도 잠만 깨면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온갖 정성을 다 쏟지만, 깨고 났더니 악녀입니다.

이게 다 우리들의 잘못된 생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오온성고(五蘊盛苦)란 오온(색·수·상·행·)에 대한 집착에서 생기는 고통입니다.

나의 몸과 마음은 단지 물질과 정신의 무더기일 뿐인데,

이런 나에 집착하게 되니 좋은 것 갖고 맛있는 것을 먹고 편하게 지내려는 욕심이 생겨 괴로운 것입니다.

팔고를 더 나누면 108번뇌(煩惱)가 됩니다.

108번뇌는 우리 몸의 감각기관인 6(안·이·비·설·신·의)에 그 대상이 되는 6(색·성·향·미·촉·법)이 부딪힐 때,

좋거나() 나쁘거나()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平等) 3가지 인식작용이 일어나므로 3×61818번뇌가 생깁니다.

또 호·오·평등에 의해 즐겁고 기쁜 마음(樂受, 낙수), 괴롭고 언짢은 마음(苦受, 고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상태(捨受, 사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 삼수(三受)가 육식(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에 각각 생기니, 곱하면 또 18번뇌가 생깁니다.

이와 같은 36종의 번뇌에 전생·금생·내생의 3생를 곱하면 108 번뇌가 되는 것입니다.

, 108번뇌는 온갖 번뇌일체고액을 말하는 겁니다.

또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뜻으로 팔만사천 번뇌망상이라고도 합니다.

사고, 팔고, 108번뇌, 팔만사천 번뇌망상은 모두 다 괴로움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괴로움은 반야바라밀다 수행을 닦아서 모든 것이 다 공한 줄 알아,

'나라고 할만한 게 없구나' 하는 걸 깨달아버리면 순식간에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이렇게 법문을 들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은, '나'에 집착하고 있으니 그런 것입니다.

 

 

(제15강에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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