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지순례

32-2. 마원성지(박상근 묘)

상원통사 2015. 5. 19. 21:56

마원(박상근 묘)

"마원 성지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 마원리(문경새재 관문 근처)에 소재하고 있으며,

 현재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 묘소가 있고 그 뒤편에 백화산이 위치해 있다.

 문경 지방에 천주교가 전래하게 된 것은 1801년 신유박해 이후

 충청도 지방의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 고향과 가산을 버리고 찾아들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영남 북부의 험준한 산악 지대는 눈을 피해 은신하기에 적합했다.

 문경, 한실, 여우목, 건학, 부럭이 등 이러한 곳들은

 신앙의 선조들이 화전을 이루어 교우촌을 형성하고 살았던 유서깊은 장소들이다."

 

<마을을 들어가는 입구엔 너른 광장과 마을회관이 있고 ~~> 

 

 

<그 바로 옆이 성지 입구인데, 우선 넓은 주차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천주교 안동교구 문경지구 사목협의회에서 1995년 초 성지 주차장 부지를 매입하고 진입로를 개설하였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느냐 하면, 다른 곳과 느낌이 사뭇 달라서 입니다.

  꽤나 큰 마을인 것 같은데 마을보다는 성지로 올라가는 입구의 주차장부터 보이니

  마을 한쪽에 성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성지가 있고 그 곁에 마을이 있는 듯 착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러나 찬찬히 보니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주차장 입구 왼쪽에는 마을에서 모시는 신석(?)으로 보이는 돌이 있습니다.

  담장이 있고 금줄이 둘러져있는 것으로보아 오랜 사연이 있는 듯 한데, 아무도 없어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이제야 마을이 마을다워 보입니다.>

 

 

<주차장 한 쪽에는 성모님상이 있고 ~~>

 

 

<그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라 우린 성지로 올라갑니다.>

 

 

"이곳에 박해의 회오리가 불어온 것이 1866년 병인년, 서슬 퍼런 탄압은 이곳 마원에까지 들이닥치게 됐고

 마을의 교우 30여 명은 충주, 상주, 대구 등지로 압송돼 갖은 고문과 혹형을 당한 끝에 순교했다고 전한다.

 특히 경상도 북부 지방을 담당하고 있던 깔레 강 신부를 모시고 피신하다가 잡혀,

 배교의 유혹을 과감히 떨치고 30세의 젊은 나이로 순교한

 박상근 마티아의 묘가 이곳에 남아 있어 생생한 신앙의 숨결을 되새기게 해준다."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1836~1866)는 문경 토박이로서 아전(하급관리)이었다.

 이 지방에 와서 전교하시던 깔레 강 신부님을 자기 집에 은신시켜 드릴 수 있었던 것은

 당시로서는 죽음을 각오한 용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티아는 아전이었기에 문경 현감과는 친분이 두터워, 현감은 마티아에게 신앙을 버리면 묵인해 줄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현감의 간곡한 권유도 마다하고 상주목으로 이송되어 순교하였다."

 

 

깔레(Calais) 강 신부(1833~1884)

-. 1860년 4월 7일 한국에 입국 1866년까지 5년동안 경상도의 서부지역에서 전교활동을 벌임

-. 1866년 10월 병인박해시 페롱신부와 함께 중국으로 피신, 이듬해부터 여러번 한국 입국을 시도하였으나 실패

-. 병인박해 때 얻은 병이 악화되어 부득이 프랑스로 귀국

-. 1869년 4월 시토회 수도자가 되어 모벡(Mauvec) 수도원에서 한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일생을 마침

 

 

<깔레 강 신부님(박상근보다 세 살 위)은 전교하면서 쓴 선교 체험기를 남겼는데,

  그 선교 체험기 중에는 다음과 같이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와의 우정을 이야기한 부분이 있습니다.>

 

 

깔레 신부 : 한실 윗산까지 가려면 이제 20리 정도 남은 것 같소. 나 혼자서도 거기까지 갈 수 있을 것이오.

                마티아는 너무 지쳤으니 이 근처 마을로 내려가 먹을 것을 얻도록 하시오.     

 

 

박상근 : 아니, 신부님! 어떻게 신부님도 잘 모르시는 이 산속에, 신부님만 혼자 가시도록 할 수 있겠습니까?

            안됩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만일 한실도 포졸들의 습격을 받아 폐허가 되었다면 신부님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

            신부님이 가시는 곳이면 저도 가겠습니다.

            신부님이 이 깊은 산속에서 돌아가신다면 저도 같이 죽겠습니다.

 

 

(이처럼 서로 조금도 양보하지 않게 되자

 지쳐 쓰러질 지경에 이른 마티아를 더이상 고생하도록 내버려 둘수 없었던 강 신부님은

 본 마음과는 달리 준엄한 명령조로 마티아에게 말했다.)

 

 

깔레 신부 : 마티아 나는 당신에게 명령합니다.

                당신이 가져온 마른 과일(곶감)의 반은 당신이 가져가고 나머지 반은 나에게 넘겨 주시오.

                그리고 내 말에 복종하시오!

 

 

(이 말을 듣자 마티아는 통곡하면서 강 신부님을 쳐다 보았다.

 그러자 강 신부님도 더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서로 굳은 악수를 나눈 두 사람은 서로 헤어졌다.

 강 신부는 산길을 계속 갔지만, 마티아는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강신부를 울며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평화롭게만 보이는 이곳에 그런 사연이 있었으니...

  하기야 어디인들 이만큼 슬픈 사연이 없는 곳이 있으랴, ~~>

 

 

<화려한 봄꽃들은 그 이야기들을 아는 지 모르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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