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법문/3. 근본교리

[법륜스님의 '근본교리'] 제19강 오온, 십이처, 십팔계 - 첫 번째

상원통사 2015. 4. 16. 21:44

오온(五蘊), 12처(十二處), 18계(十八界)
오온설 : ‘식(마음)’을 중심으로 이 세계를 살핀 것
십이처설 : 경계가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의 원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를 우리는 어떻게 인식을 하고 있는가?’
여기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밝혀놓은 것이 오온, 12처, 18계설입니다.
오온설이 식(마음)을 중심으로 해서 이 세계를 살핀 거라면,
십이처설은 바깥 경계가 우리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마음 속에 (업식)이 있고, 식 바깥으로 육근이 있고, 육근 바깥에 육경이 있습니다.
외부의 정보(육경)가 감각기관(육근)을 통해 들어올 때 심식작용에 의해서 일어나는 반응(떨림)이 (느낌, Feeling)이고,
심식이 바깥 사물을 인식하고, 그 떨림까지도 기억을 하고, 그 정보를 저장하고 재생해내는 작용을 이라 하고,
이런 느낌과 생각에 기초를 두고 심식작용으로부터 외부로 어떤 행위를 일으키는 정신작용을 이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쪽에 식이 있고 저쪽에 색(경계)이 있다면,
식이 경계와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작용이 느낌, 생각, 그리고 행위(의지작용)입니다.
즉,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만지면서, 느끼고(수) 생각하고(상) 행동하는(행) 것입니다.
내 안에 원래 내가 갖고 있던 업식,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이뤄졌던 업식을 식이라 하고,
바깥 경계에 부딪히는 것을 색, 부딪히면서 나타나는 작용이 수·상· 행입니다.
그러니 나까지 포함한 모든 것(일체)은 색과 수·상· 행·식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색을 보고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을 하게 되면 결과가 남는데, 그 남는 것이 안으로 들어가 식이 됩니다.
이 식이 또 바깥의 색과 부딪히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여 업이 남고, 그게 또 들어가서 식이 됩니다.
콩을 심으면 싹이 터서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는데, 그 열매는 처음 종자와 별 차이가 없듯이,
식도 현재의 식을 기초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니까 그 결과(업)도 현재의 식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얼마나 빠르냐 느리냐의 문제이지 이 세계의 만물은 시간이 흐르면 변하고, 식물도 동물도 진화합니다.
마찬가지로 식도 항상하는 게 아니라 서서히 변해가는 데, 십이연기에서의 원리와 거의 같습니다.
십이연기에서 과거의 무명·행으로 인해서 형성된 식이 오온에서의 ‘식’이고,
십이연기에서 ‘명색과 육입이 촉한 것까지'가 오온에서의 ‘색’입니다.
그다음에 십이연기에서 ‘수’는 오온에서의 ‘수’, 십이연기에서의 ‘애’는 오온에서의 ‘상’,
십이연기에서의 ‘취’는 오온에서의 ‘행’, 십이연기에서의 ‘유’는 오온에서의 ‘식’과 같습니다.


십이연기에서 보면, 내가 담배피우는 습관이 있다, 이걸 업식이라 합니다.
이런 습관은 왜 생겼느냐? 과거에 내가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행) 생겼다,
왜 과거에 담배를 피웠느냐? 그 과거 이전에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피웠다,
이렇게 해서 계속 물어 올라가면 맨 처음에는 업식이 없었는데도 담배를 피웠는데,
그 출발을 무명이라 하고, 무명으로 인해서 행이 있고 행으로 인해서 업이 생깁니다.
그 업에 의해서 다시 행이 있고, 행에 의해서 업이 생기는 것을 수없이 되풀이해서 현재까지 왔는데,
현시점에서 육근(눈)이 담배(명색)를 보거나 냄새 맡으니(육입, 촉)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그 기분이 아주 좋은 상태가 수, 한 대 피우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애,
그래서 피워야 되겠다 하고 의지를 내고 행동하는 것이 취입니다.
그러면 또 담배 피우는 습이 남는데, 이것은 열매(유)이며 다음 행동의 씨앗(식)입니다.


‘식’이 ‘색’을 만나면 ‘수·상·행’이 일어나서 ‘식’이 된다
변해 가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오온에서 보면 식이 색(명색·육입·촉)을 만나면 수·상·행이 일어나고 다시 식이 생기고,
이 식이 다시 색을 만나게 되면 수·상·행이 일어나 업이 되어 또다시 식이 됩니다.
이렇게 반복하고 순환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는 것이 우리들의 삶입니다.


여러분들이 태어날 때는 하얀 백짓장과 같지만, 부모가 하는 행동이 그대로 들어와 각인이 됩니다.
그렇게 내 속에 들어온 것이 씨앗이 되고 이것이 작용을 일으켜서 씨앗을 크게 만들고,
또 작용을 해서 씨앗을 크게 만들면서 업식이 자꾸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우리들은 전생으로부터 온 업식이 씨앗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라고 변화하지만,
죽을 때는 아뢰야식만 남아 또 새로운 것의 종자가 되어 나아가는 것입니다.


12연기 :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를 연결시켜서 설명한 것
오온설 : 현재 상태를 설명한 것. ‘나’라는 것은 ‘색·수·상·행·식’이다
십이연기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삼세를 연결시켜 설명한 것이라면, 오온은 현재상태를 설명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똑같은 환경에 임했더라도 각자의 식에 따라서 수·상·행이 달라집니다.
같은 밭에 심었지만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이 다른 것은 그 종자가 다르기 때문인 것처럼,
같은 경계에 부딪히더라도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다른 것은 각자의 업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같은 식이라 하더라도 어떤 경계(색)에 부딪치느냐에 따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또 달라집니다.
똑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다르고,
똑같은 환경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달라지는데,
그것은 ‘나’라고 하는 것이 색·수·상·행·식의 오온으로 쌓여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2처설 : 경계에 부딪칠 때 일어나는 원리를 설명한 것
우리가 경계에 부딪힐 때 일어나는 원리를 설명한 것이 12처설입니다.
오온설에서는 경계와 경계에 부딪힐 때 일어나는 느낌으로부터 출발해 나가지만,
12처설에서는 경계에 부딪히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서 설명한 것입니다.
내 몸에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안·이·비·설·신·의)가 있고, 바깥에는 여섯 가지 경계(색·성·향·미·촉·법)가 있습니다.
이것이 서로 부딪히면서 갖가지 인식작용(정신작용)이 일어납니다.
똑같은 눈·귀·코·혀·손·생각이지만, 어떤 경계에 부딪히느냐에 따라 일어나는 반응이 다릅니다.
대문이 열린 것을 보고서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했다가, 현관의 신발을 보고 도둑은 아니라고 안심을 하고,
울음소리를 듣고 이불 덮어놓은 모습을 보고는 남편이 죽었다고 슬퍼했다가,
남편의 웃는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남편을 보고는 나를 놀린다고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처럼,
우리들의 마음작용이라는 것이 경계에 따라 허깨비처럼 일어납니다.
이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경계에 따라 다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하는 게 12처설이고,
식이 어떠냐에 따라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다르다는 것을 설명해놓은 것이 오온설입니다.


18계설 : 육식과 육경, 육근을 나열해서 작용을 설명한 것
육경과 육근의 관계를 설명한 게 12처설이고, 심(心)과 육경·육근이 만나는 사이에서 일어나는 작용이 오온설이라면,
제일 안쪽에 식, 그다음에 육근, 그 바깥에 육경을 나열하여 일어나는 작용을 설명한 것이 18계설입니다.
눈과 경계(빛깔)가 부딪히면 거기서 부싯돌을 때리듯이 마음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식이 있어 부딪히는 순간 눈으로 가서 안식이 되어 보는 작용이 일어납니다.
바깥에 빛깔이 있고 내 몸에 눈이 있고 그 뒤에 안식(眼識)이 있는 것처럼,
바깥에 소리(聲)가 있고 중간에 귀가 있고 그것을 느끼는 이식(耳識)이 있는데,
이식이 이(耳)의 기관을 통해서 소리와 만나서 듣는 작용을 일으킨다고 보는 것입니다.


육경(六境) :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육근(六根) :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식(六識) :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
육경(색·성·향·미·촉·법)은 여섯 감각기관(안·이·비·설·신·의)을 통해 우리에게 정보로 들어오고,
거기에서 심식작용이 일어나는데 그것을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이라고 하거나,
앞에서 18계라고 했듯이 안식계·이식계·비식계·설식계·신식계·의식계라고도 합니다.
반면에 육경과 육근을 합해서 색이라고 하고, 육식을 식이라고 하고,
그 사이에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인 수·상·행을 두는 것을 오온설이라고 합니다.


전5식(前五識) : 신체의 감각에서 인식 작용이 일어나는 것
제6식(第六識) : 종합적으로 사물을 분별하는 작용
식을 깊이로 분석해보면 맨 바깥 표면에 있는 것이 전오식입니다.
전오식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몸의 감촉과 같은 의식작용(말초신경)을 말하고,
이것을 기초로 하여 종합적으로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는 작용을 제6식(의식)이라 합니다.
여기서 용어를 혼돈하면 안되는데, 육식은 ‘안·이·비·설·신·의’를, 제육식은 여섯 번째의 ‘식’인 ‘의식’을 말합니다.


제8식(第八識) : 심층의식, 아뢰야식, 무몰식(無沒識), 함장식(含藏識)
이처럼 신체의 감각에서 형성되는 ‘전5식’과, 뇌에 의해서 판단되는 ‘제6식’이 있고,
우리의 생각으로는 감도 잡을 수 없는 마음의 저 밑바닥에 ‘심층의식(잠재의식)’ 있는데,
여기에 우리들의 근원적인 업식, 즉 모든 정보가 모여 있습니다.
이것을 제8식, 아뢰야식(阿賴耶識, ālaya vijñāna)이라 하는데,
모든 것이 쌓여있다 해서 함장식, 하나도 없어진 게 없다 해서 무몰식이라고도 합니다.
제6식은 표면의식이지만 제8식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업장입니다.


제7식(第七識) : 말라식(末那識), 아뢰아식이 표면으로 올라와서 나타나는 제 현상
아뢰야식이 표면으로 투사가 되어 올라오는 식을 제7식(말나식, manas-vijñāna)이라 하고,
그것이 표면에서 경계에 부딪혀서 투사가 된 식을 제6식이라 합니다.
태양(제8식)이 있고 그 빛(제7식)이 우리(제6식)에게 와야 태양을 인식하는 것처럼,
숨겨진 식(제8식)이 표면의 의식(제6식)으로 올라오는 것을 제7식(말라식)이라 합니다.

(제20강에 계속합니다~~)

 

 

이 강의는 '정토회 > 정토TV > 법문 보기 > 근본교리'에서  동영상으로 볼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