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세상이 바뀌어 '성인'이라 칭하고 '성지'라 말하지만,
박해 당시만 해도 모두 다 국법을 어긴 나라의 중죄인이었기에,
남아있는 유물이라야 겨우 옹기 몇 조각, 낡아빠진 십자가, 재현한 고문형구 등
초라하기 그지없는(?) 물건들만 전시되어 있는 게 보통 가톨릭 박물관의 Visual인데,
이곳 천호성지 내에 있는 '천호가톨릭 성물박물관'은 전혀 다릅니다.
사진촬영금지라 적혀있기에 한 컷도 못찍고 그냥 나왔다가,
봉안경당에 들렀더니 관리하시는 분이 찍어도 괜찮다고 하시기에 다시 들렀습니다.
화려함, 경건함, 그리고 나같은 사탄띠의 머릿속에도 뭔가 남는 그런 곳입니다.
전시된 것들을 다 소개하지는 못하니, 시간이 나면 한 번쯤 와서 구경해보세요,
이곳 천호성지는 종교 그런 것 떠나서 일반인도 와서 머리를 식히고 편안함을 얻어갈 만한 곳입니다.
그렇다고 초미니 입고와서 술마시고 노래하고 연애질하면 아니되옵니다...
<이곳은 전북 완주군 비봉면 천호성지 내에 있는 성물박물관 입구>
<2층 성 바오로관의 강생(The Incarnation)
많은 작품들이 있는 데, 유리 안의 훌륭한 작품들은 반사되어 찍기 힘들어 생략!
설명들도 분명히 찍은 것 같은데, 어디로 갔는 지 사라졌습니다.>
<박공예 펠리칸>
성모자(聖母子 Madonna with Child)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흠숭과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이 한데 어우러져,
초대 교회는 성모자 그림이나 성모자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성모자상을 만들 때,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가 손에 들고 있는 것들에 많은 의미를 담아 표현한다.
성모 마리아가 들고 있는 책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성모 마리아가 양육한다는 의미이고
장미와 백합은 그녀의 순결을 뜻한다.
석류, 포도, 무화과는 씨앗이 많은 열매로 많은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곳은 2층 성 바오로관의 수난(The Passion)
"수난(受難)이란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치루신 희생제사의 전모를 의미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예루살렘 여정이 바로 그 수난의 원형이다"
양초공예 "받아들임"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주님의 십자가의 길에 함께 하는 마음으로 나의 지향을 십자가에 담아 봉헌합니다."
<2층 성 바오로관에서 '부활관'으로 내려가는 계단.
계단의 난간도 예술입니다.>
부활(Resurrection)
"부활(復活)은 그리스도교의 핵심 신앙이며,
교회가 탄생하는 직접적이고 근원적인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뒤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심으로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계획을 완성하셨다."
<이곳 부활관에서 느끼는 신비감은, 말이나 사진으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냥 한 번 오셔서
한 번은 눈을 뜨고, 한 번은 눈을 감고,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겨 보세요!>
<이곳은 1층 베드로관
마침 오늘부터 "빛의 신비 : 돌아보다" 양초 공예 전시도 열리고 있습니다.>
<오병이어 제대와 12 사도상>
양초공예 "베드로"
양초공예 "용서와 화해... 평화"
<성물들>
<박물관 출구까지도 멋있습니다.>
<인류의 문화 중 가장 변하지 않는 것이 장례문화라고 하는 데,
요즘 우리의 장례문화를 보면 가히 빛의 속도로 변합니다.
무덤도 마찬가지,
매장, 화장, 수목장, 평장, 납골당....
후대의 어느 고고학자가 우리 세대의 무덤을 본다면 정신을 못차릴 것입니다.>
<봉안경당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들어왔다가 이곳이 납골당임을 알았을 때,
순간 스치는 생각, '아하, 이것이구나!'
나같은 사탄띠야 나중에 어디로 갈 지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이제 우리들에게는 고향도 없어지고 선산도 없어져버린, 그야말로 하루살이들의 세상이기에,
오늘날 종교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가지 해답을 찾아주신 천호성지에 감사 드립니다.>
<왼편은 '해 지는 곳에서 어느 인디언'의 시이고,
오른편은 '해뜨는 곳에서 어느 코리언(이병호 주교님)'의 시입니다.
봉안경당 들어가는 입구 벽에 새겨져있는 데, 찬찬히 음미하며 읽어볼 만합니다.>
<봉안경당 안에 들어가면 입구부터 경건하고, 내부는 무척 쾌적합니다.
쾌적하다는 것은 온도도 적당, 습도도 적당, 냄새는 없고, 기류는 쪼끔있고, 조명도 은은하고...
납골당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들고, 이곳에 계시는 분들은 모두 편안하시겠구나 라는 생각!>
<피에타상>
<성인들의 유해 일부도 모셔져 있고 ~~>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여유가 있어,
어느 곳에 머물러야 할 지, 원하는 곳을 고를 수도 있답니다.
천호성지 사이트에 들어오면 자세한 안내가 있으니 참조하세요.>
돌아가신 할머니께서는 수의를 장만하시고나선 미소를 보이셨고,
어머니께서도 진작에 수의를 마련해 놓으시고 편한 마음으로 지내십니다.
이 세상이란 머물렀던 잠시의 흔적일 뿐이고 우린 이내 돌아가야 하는 데,
흔적이나마 편안한 곳에 머물기를 바라는 것은 미약한 인간의 작은 소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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