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200리나 되는 먼 길을 두 시간이나 달려왔는 데,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헤이리 마을' 라는 이름도 독특할 뿐더러 예술 어쩌고 저쩌고 해서 기대를 안고 왔는데,
입구의 종합매표소에서 지도 한 장 얻으려 했더니 지금 제작중이라 줄 수 없답니다.
더구나 가관인 것은 내게는 휴대폰으로 지도를 찍어서 보고 다니라더니,
옆사람은 돈내고 표를 끊으니 지도를 두 장씩이나 주더군요.
대한민국에서 표를 끊어야 지도 한 장 주는 곳은 아마 여기뿐일 것입니다.
별로 보고 싶지 않은 곳들의 입장권값도 오지게는 비쌉니다.
근현대사 박물관 7천원, 성(性)박물관 6천원, 마법 갤러리 4만원, 모자이크 갤러리 2만5천원....
<건물도 독특하게 짓고, 예술가들이 와서 작품도 만들고,
커피도 팔고 차도 파는 곳에서 연인들이 데이트하기 좋은 곳으로 개발하려는 취지는 좋은데,
이곳이 서울 시내 한복판도 아닌 이상, 땅만 팔아먹으려 하지 말고 조금 여유있게 구상했어야 했는데,
손바닥만한 연못 이외엔 앉아서 쉴 곳도 없습니다.
왼편의 차를 세워놓은 곳도 정식 주차장이 아니라, 땅을 분양 후 아직까지 건물을 짓지않고 있는 빈터입니다.>
<건물들이 조금은 개성이 있고 ~~>
<수입한 폐차로 공간을 꾸민 것이 다르기는 한데 ~~>
<앉아서 쉴 자리는 꼴랑 이런 곳들 뿐이니 ~~>
<강남 한복판이나 파주 시골이나 다를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더 웃기는 것은 공중 화장실에 에어컨까지 설치한 것도 우습지만,
소변기를 세면대와 딱 붙여 설치해 놓고 칸막이조차 없는 것은 무슨 심뽀인고???>
<재미로 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아이에게 젓가락으로 콕콕 쑤시는 포즈를 취하라는 데,
아이가 커서 남자친구와 같이 이 사진을 보면 무슨 생각이 날까???>
<볼 것은 없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사진 몇 장 건져가기는 해야 겠는데,
햇빛까지 너무 강해 잘 나오지도 않습니다.
이 나무는 500년 넘은 느티나무,
앉을 곳이 없어 이 나무 밑에서, 가지고 온 김밥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하늘을 조금 더 넣었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요건 조금 더 낫지않나요?>
<예뻐보여 몇 컷 더 찍으려 했더니 아이들이 금새 사라져버리더군요.
매달려 있는 것은 도자기랍니다.>
<이렇게 슬렁슬렁 헤이리 예술마을 구경을 마치고, 통일 전망대까지 걸어가려는 데,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것까지는 어떻게 참아보려했지만,
넓디넓은 대로를 따라 걷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아, 그냥 차로 이동했습니다.>
<통일전망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렇게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올라갑니다.
그리고 입장료도 있습니다, 3천원!>
在以北父祖神位(재이북부조신위)
<전망대에 오르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이곳 제단,
북녁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 여기서 차례를 지내는 것 같습니다.>
<이곳이 오두산 통일전망대
싱싱카를 타고 있는 아이가 어른이 될 때 쯤엔 통일이 될까??>
<이곳이 북한 땅!
오랫만에 망원렌즈를 끼워 당겨보았는데, 렌즈 성능이 별로입니다.>
<고구려부터 조선시대까지 수없이 침략하고 수없이 우릴 죽이고, 6·25 발발의 책임도 있는 중국 오랑캐도 용서하고,
수없이 해적질하고 임진왜란 때 말도 못하게 우릴 죽이고, 36년이나 우릴 식민통치했던 일본 왜놈들도 용서했는데,
앞에 보이는 땅에 사는 우리 민족만 용서하지 않고 이를 뿌득뿌득 갈며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랑캐 왜놈들도 용서했는 데, 용서까지는 아니더라도 같이 사는 길로 들어서면 안될까요???>
<통일대박?
통일을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말은 맞는데 웃기지 맙시다.
그런 음흉한 속내로는 절대로 이룰 수 없습니다.
통일을 하려면 첫째가 그들을 인정하고 베풀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아래 사진 보세요, 우리만 잘나고 똑똑하고 북쪽은 아무 것도 안보이고...>
<10년동안 그렇게 애써서 이렇게 보일만큼 가까이 당겨놓았는 데,
뇌용량 작은 분이 한 순간에 다 날려버리고 포탄이나 쌩쌩거리게 만들어버렸으니,
나중에 후손들이 우리들을 보고 뭐라고 평가할까요?
수첩공주님이라도 좀 달라지면 좋으련만 아무 생각도 없이 입만 놀리고 있으니,
통일이 아래 사진만큼이라도 보이게 하려면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이것은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우리 제품이고 ~~>
<이것은 Made in North Korea입니다.>
<오늘도 북한에 비라를 살포했답니다.
생각해 보세요,
재래시장에 와서 이마트 전단지 살포하면 시장상인들이 어떻게 나오겠어요?
이런 옷 입고, 이런 밥 먹고, 이런 집에서 자는 사람들....
좀 껴안으면 안될까요?>
<사상자 없이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전투없이 점령하는 것이 더 좋고,
총칼로 지키기에 급급하기보다, 악수하고 웃으며 우리 땅 만드는 것이 더 좋습니다.
북녁 땅을 바라보고 있는 이 초소가 관광지가 되는 날, 이곳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 때쯤이면 이 망원경은 사라지고 없겠지요.>
<말이 많았네요.
이 사진 좀 멋있지 않나요?>
<고개를 돌리면 우리가 사는 우리 땅이 보입니다.
나는 내가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통일 한국에서 만납시다"
그러나 아직도 캄캄한 굴 속에 있고,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걷어야 할 철조망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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