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걷기여행

10. 과천 서울대공원 - 산림욕장

상원통사 2014. 8. 18. 23:49

찾아보면 생각지도 않게 가까운 곳에 사람들이 모르는 좋은 곳이 있습니다.

과천의 서울 대공원이라 하면 동물원과 놀이동산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곳에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호젓한 숲길이 있다해서

무더운 여름이지만, 구름낀 하늘을 위안삼아 걷기로 했습니다.

 

<바글바글 할 줄 알았는데, 무더운 날씨 탓인지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동네는 분명 과천인데 '서울시 동물원'이면, 땅은 서울시 것인가 경기도 것인가??>

 

 

<지금은 소독 중!

  조류독감 덕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전신소독을 하는 새로운 경험을 합니다.>

 

 

<우린 오른쪽 길을 따라 아프리카관쪽으로 가는 데 남국에서나 보는 높은 야자나무도 보입니다.

  지금이야 좋지만, 겨울엔 추운데 어떻게 관리하지??

  오늘은 별스런 궁금증이 다 생깁니다.>

 

 

<파라솔 밑의 사이좋은 기린 한 쌍!

  나일론 솔같이 생긴 것은 가려우면 긁을수 있는 효자손 겸 안마기랍니다.

  이 기린이 오늘 우리가 서울동물원에서 본 처음이자 마지막 동물입니다.>

 

 

<기린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산림욕장 올라가는 입구가 나오고~~>

 

 

<우린 드디어 총 길이 7 km의 산림욕장 숲길에 들어섭니다.>

 

 

<태풍 덕에 비가 며칠 계속한 탓인 지 숲속길엔 버섯이 많이 보입니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버섯들이지만, 오늘은 버섯세상을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흐리거나 잘 안나온 것은 모두 카메라 탓!>

 

 

<두 갈래 길이 나오기에, 각자 다른 인생길을 걸어보고자 아내는 오른쪽 난 왼쪽길로 올랐는 데,

  2분도 되지않아 다시 만났습니다.

  우린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운명!>

 

 

 

<숲이 한가합니다.

  가끔씩 산새 소리,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릴 뿐

  두런거리는 사람소리도, 울부짖는 동물소리도, 고막 따가운 찻소리도 사라졌습니다.

  이런 좋은 곳이 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 왔을 것인데...

  아니지, 지하철도 공짜 동물원도 공짜인  환갑 넘어서부터 출근부 만들어야 겠습니다.

  참고로 동물원 입장료는 3,000원입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팔각정도 나오고 ~~>

 

 

 

<이정표가 나오는데, 애고고 이제 겨우 1/8 걸었구나,

  해찰하며 걷고 있으니 오늘 안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 지 모르겠네요>

 

 

 

<내 걸음이 늦으니, 아내는 나 떼어놓고 혼자서만 갑니다. ~~>

 

 

 

<씩씩하게도 갑니다. ~~>

 

 

 

<호랑이 나오면 어쩔려고 뒤도 안돌아보고 갑니다. ~~>

 

 

 

<너무 빨리 걸었는 지 약수터에서 멈춥니다.

  근데 이 약수터에는 약수는 없고 약 올리는 바가지만 있습니다.>

 

 

 

<제법 급한 경사면을 가로지른 길도 있고 ~~>

 

 

 

<일부러 장식해 놓은 것 같은 바위 모퉁이길도 있습니다.>

 

 

 

<급하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걷다보니 ~~>

 

 

 

<갈림길인 '남미관 샛길'이 나오는 데 ~~>

 

 

 

<지도를 보던 아내가 영화 촬영지가 있다 해서 우린 그곳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차도 없고 자전거도 없고 인적마저도 드문, 포도 위를 걷는 기분을 아십니까?

  굳이 강원도 가고 지리산까지 가서 감탄할 필요 없습니다.

  다 좋은 데 딱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스피커에서 제멋대로 나와 내 귀를 어지럽히는 피아노 소리!

  이런 길을 걸을 때는 가야금소리나 대금소리가 제격인데, 조금만 더 신경 썼으면 좋겠습니다.

  동물원 음악담당자가 서양음악 전공이 아닐련지.....>

 

 

<이곳은 '조절저수지'

  분명히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촬영지라고 지도에 나와있는 데,

  어디가 그곳인지 어디가 좋은 곳인지 아무리 찾아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저수지 가까이는 접근금지이고, 팔각정 쉼터에서는 영감님들 고스톱판이 벌어지고 있고...

  그냥 숲길로 계속 갈 건데 괜히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우린 '맹수사 샛길'을 통해 다시 산림욕장으로 향합니다.>

 

 

<아하, 한가하신 분들이 해먹을 치고 숲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시원하시냐고 물었더니 엄청 시원하답니다.

  우리 집 해먹은 언제나 써먹을려나...>

 

 

<이제 다시 산림욕장으로 들어섰는 데 ~~>

 

 

<갑자기 하늘에서 참나무 가지가 툭 떨어집니다.

  숲길에 들어설 땐 무심코 지나쳤는데, 곰곰히 생각하니 이게 바로 TV에서 본 그것이었습니다.

  몸 길이 1cm정도 밖에 안되는 도토리거위벌레가 덜익은 상수리(도토리) 열매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고,

  주둥아리로 가지를 톡 잘라 땅에 떨어뜨리면, 1주일 후 알에서 부화한 애벌레는 그 열매를 먹고 자라다가,

  3주일 후엔 열매를 뚫고 나와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 겨울나기를 한답니다.

  지구온난화와 함께 요녀석들이 기승을 부리며 야생 동물들은 점점 더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앞장서던 아내가 부르기에 부리나케 쫓아갔더니 ~~ >

 

 

<지름이 휴대폰 두 배쯤 되는 대왕버섯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조금 더 가더니 ~~>

 

 

<이렇게 예쁜 버섯도 찾아냅니다.

  공진단을 세 알 째 먹더니 무척 총명(?)해졌습니다.>

 

 

<구름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밀 즈음에 ~~>

 

 

 

<산림욕장 탐사도 거의 끝나갑니다.>

 

 

 

<아래로 내려오는 데 철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왜 일까? 동물이 탈출하면 이 철문을 닫아 더이상 도망가지 못하게 하기 위함 아닐까?

  오늘은 상상력도 많이 발휘해 봅니다.>

 

 

<20여리의 여정을 끝내고 내려오니 친절하게도 먼지를 털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고 ~~>

 

 

<연못 가 정자에서 땀을 식히면서 쳐다 보니 ~~>

 

 

<건너편에서 어르신들이 그림을 그리고 계십니다.

  나도 그림 그리려 시도해 봤는 데, 너무 어렵고 시간이 없어서 그냥....

  하여튼 다시 시도해 볼 작정입니다.>

 

 

<아, 파피루스가 이렇게 생겼군요.

  고대 이집트에서 이것으로 종이를 만들었다고 책에 나왔는데...>

 

 

<이렇게 무늬만 동물원,

  산림욕장을 한 바퀴 돌고 나오는 길에

  호수와 어우러진 리프트 모습이 예뻐 한 컷 담아보았습니다.>

 

 

가을 즈음에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우린 '동물원 옆 미술관'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