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법문/1. 실천적 불교사상

[법륜스님의 '실천적 불교사상'] 제15강 승보에 대하여 - 두 번째

상원통사 2014. 6. 10. 20:42

(~~14강에서 계속)

 

화합의 6가지 원칙

두 번째, 화합을 해야합니다.

싸우는 사람보고 둘이 화합해라이런다고 화합이 되지 않습니다.

다툼이 있을 때는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는 어떤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제거하면 화합은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어떤 다툼이 있을 때 그 원인을 살펴보면,

'여섯 가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다툼이 생긴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 여섯 가지를 잘 지키면 어떤 공동체도 화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승가에서 가르친 화합의 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지만,

여러분들은 가장 작은 공동체인 가정에서 먼저 적용해보고, 더 나아가 직장에서도 적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같은 계를 같이 지켜라

어떤 사람은 높다고 규칙을 지키지 않고, 어떤 사람은 낮다고 규칙을 지키라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적용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적용을 안하고,

어떤 사람은 규칙을 어겼을 때 봐주고, 어떤 사람은 엄격하게 징벌을 하고,

이러면 내부에 불만이 생기니, ‘같은 계율을 같이 지켜라이런 얘기입니다.

 

이것은 현대적인 용어로는 법치주의이고,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말입니다.

법은 대통령에게나 장관, 국회의원, 공무원, 경찰, 일반 서민, 또 노동자 등,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 사는 사회에서 법이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으니까 세상이 시끄러운 겁니다.

돈 있고 권력있는 사람에게는 늘 제대로 적용이 안 되기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까지 있습니다.

부패했다고 관직에서 물러나게 해도, 부정선거로 당선된 국회의원을 재판에 의해서 그만두게 해도,

불법적인 모금을 했다고 그만두게 해도 본인은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하면 그만입니다.

아무도 죄의식이 없는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감옥에 있을 때 이야기를 들어보면, 감옥에 있는 사람들 중 죄지었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도둑질하다 잡혀온 사람은 재수없이 걸려서 왔다고 합니다.

매일 도둑질해도 괜찮았는데, 그날 재수가 없어 담장을 뛰어넘는 순간 하필 방범대원이 그 앞을 지나갔고,

보통 방범대원은 뒷돈 좀 주고 봐달라면 봐주는 데 악질한테 걸려서 안 봐주었고,

악질형사한테 걸려서, 또 악질 검사한테 걸려서 이 고생을 한다고 합니다.

교통사고 내서 들어온 운전기사도 역시 악질한테 걸려서 그렇다는 겁니다.

자기는 그냥 가는 데, 그놈이 그냥 뛰어들었다는 겁니다.

돈을 얼마 주면 구속이 안 되는데 그 가족이 악질이라서 돈을 많이 내라고 해서 들어왔다는 겁니다.

간통죄로 들어온 사람도, ‘나만 그러는 게 아니다, 남자라면 이 정도는 다 보통으로 한다’,

그런데 마누라가 머리가 헷가닥 해가지고, 악질이라서 내가 이 고생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다들 나가기만 해봐라, 그냥 내가 가만 안 둔다, 손봐준다.’ 이럽니다.

아무도 잘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자기는 처벌을 받아야 하고,

누구는 아버지가 지위가 높다고 돈이 있다고 빽이 있다고 빠져나오니까, 사람이 억울해지는겁니다.

 

집에서도 자기는 술 먹고 2, 3시에도 들어오면서, 딸에게는 10시까지 들어오라고 한다든지,

엄마는 밍크코트, 다이아 반지 사면서, 내 사달라는 컴퓨터, 오락기 안사주면 불평이 생기겠지요.

그러니까 가정 내에서도 같이 계율이 안 지켜지면 불평불만이 생깁니다.

 

우리 절에도 여러 대중이 사는 데 그런데서 불평불만이 생길 겁니다.

나는 처음 들어왔다고, 여자라고, 또 뭐라고 해서 내게는 이런 거 하라고 하고,

자기는 스님이라고, 법사라고, 먼저 들어왔다고 그런 것 안 지키면, 공동체 생활이 삐걱대겠지요.

계율을 같이 지키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만 요구할 때 불화가 생깁니다.

 

같은 계율을 같이 지키라는 말이 곧 법치주의입니다.

법치주의는 서양이 아니라 불교에서 먼저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절대 계율에 의거하지 않고는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포살을 할 때도 계율에 근거해서 포살을 해야지, ‘그냥 문제가 있다이런 건 절대 안 되고,

자자할 때도 계율에 의거해서 볼 때 당신의 어떠어떠한 행동은 어긋난다라고 해야 합니다.

이렇게 법치주의가 가장 먼저 자리 잡은 것은 승가라 말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의견을 맞추어라

사람이 서로 다툴 때 보면 의견을 서로 맞추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의견을 서로 맞추어라’, 이것을 요즘 말로 하면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모든 사람의 의견을 수렴해서 서로 맞춰나가는 것입니다.

여기에 반대되는 게 독재입니다. 독재는 남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의견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근데 어떤 일을 하려면 의견을 맞춰야 됩니다.

의견은 사람마다 서로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서로 맞추는 과정이 대화입니다.

이때 자기의 의견을 내는 것은 좋은 데, 자기의 의견을 고집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의견을 대중에게 마음껏 발표할 수는 있지만, 자기 의견을 고집하지 않아야 됩니다.

 

불만이 있더라도 속으로 꾹 참고 살아라이게 불법이라고 생각하면 해탈의 길로 갈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생각이 있고 그 생각은 언제나 내 놓을 수가 있습니다.

의견을 서로 많이 내놓고, 의견이 서로 다른 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각자가 자기 의견만이 옳다고 고집을 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겁니다.

 

승가는 화합해야 된다 했는데, 화합의 가장 큰 핵심은 근원적으로 말하면 무아집입니다,

의견이 없어야 된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마라 이게 불법의 가르침이 아니고,

의견이나 생각을 고집하지 마라는 겁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보면, ‘이러면 안 되고 저래야 될 텐데하는 생각이 저절로 생깁니다.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르므로 의견이 다른데 이때 어떻게 태도를 가져야 될까요?

이건 내 의견이다라는 꼬리표를 달아놓고 내 것이 관철되어야 된다이렇게 대화하지 말고,

가운데다 바구니를 하나 가져다 놓고, 거기에 각자 의견을 집어넣고, ‘내 의견이라는 꼬리표를 없애버립니다.

서로 다른 의견이 다섯 개가 나왔는데 어느 게 내거다 하는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고르면,

어느 게 제일 낫겠다하는 걸 쉽게 고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의견을 맞추어가는 방법입니다.

 

의견을 맞추는 방법은, 각자 다 자기 의견을 내고, 내 의견에 대한 집착을 하지 않는다,

각자의 여러 가지 의견 중 가장 바른 것을 선택하거나, 또 다른 새로운 의견을 선택한다,

이 때 내 의견이 관철되었다 안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고,

내가 처음에 냈던 의견은 버리고, 그중에서 가장 좋은 의견을 내 의견으로 삼아버리면,

끝난 후에도 내 것이 관철 안 되었다는 불평도 없고 자기 의견이 관철 된 것과 같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부부간에도 그렇습니다.

남편이 뭘 하자는데 부인이 안 된다고 하는 건 서로 의견이 다른 것이니까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남편이 계속 우기면, 안된다고 하다가 싸우기 싫어서 당신 맘대로 하세요합니다.

부인은 이때 , 그것이 좋으니까 그렇게 하십시오가 아니고,

당신이 우기니까 한 번 해봐라, 그러나 아마 안 될걸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자기 의견에 대한 고집을 남편만 세운 게 아니라 부인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남편이 어쩌다 잘못되면, ‘아이구, 저거 잘못돼서 어떻하나라는 걱정과 동시에,

거 봐라, 내 말 들었으면 잘 됐을텐데하는 기쁨도 생깁니다.

그러니 부처님께 가서 기도를 할 때도, 십 분이나 한 시간 기도하는 동안만 잘되라는 생각이고,

저 마음속 깊은 곳에서 24시간 동안은 니는 안돼야 돼’,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안돼야지 내말이 맞다는 게 증명이 되니까....

그러기에 기도를 해도 효험이 없습니다, 아니 사실은 효험이 있는 겁니다.

안돼야 될 텐테...’ 하고 24시간 기도를 했고 그 기도가 이루어진 겁니다.

봐라, 안되지하는 소리가 입에서 쑥 튀어나올 때는 자기 기도가 성취된 겁니다.

기도라는 것은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마음의 밑에 있는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는 안 되도록 쓰면서, 그냥 입으로 껍데기 생각만 그것도 잠시 되게 해주세요이러면 안됩니다.

 

서로 의견을 맞춘다 함은 남편의견이 곧 내 의견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일이 안 되었을 때 거 봐라이런 마음이 드는 게 아니라,

내가 그때 생각을 좀 더 할 걸 잘못했구나’, 이런 마음이 들어야 됩니다.

근데 우리는 의견에 이건 내 의견이다하는 꼬리표를 늘 달고 다니기에 잘 안됩니다.

그걸 아집이라고 합니다. 이 아집이 버려지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집을 버린다는 게 말이 쉽지 요렇게 따져보니까 아집을 버리기가 쉽지 않지요?

 

남편만 고집이 센 게 아니라 부인 고집이 더 셉니다.

우리 남편 고집 억수로 세요.’ 이러지만, 그 남편 고집을 꺾으려는 부인의 고집은 더 센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저한테 상담을 하거나 수행문을 받을 때

여러분들이 생각했던 방식과 가르침이 달리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고집이 더 세기 때문에 여러분이 먼저 버려야 합니다.

근데 여러분들은 나는 고집이 없고 남편이 고집이 세다이렇게 생각하니까

왜 내가 잘못했다 그래야 되느냐, 이게 이해가 안된다이럽니다. 이런 걸 속고집이라 합니다.

 

우리들이 해탈의 길로 가기 위해 치료를 해 나갈 때 지금 여러분들의 사고방식과 비슷하게 갈 때도 있지만,

어쩌면 여러분들의 지금 생각과 아마 99%는 거꾸로 하면 될 겁니다.

그만큼 지금 우리는 전도몽상의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이제 의견을 맞추는 방법 알겠습니까?

의견은 본래 다른 것이니까,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다르게 나오거든 화를 내지 말고 당연하게 여겨야 합니다.

각각 의견을 내놓고, ‘어떤 의견이 더 좋을까할 때 내 의견이라는 꼬리표를 떼어야 합니다.

그게 무아집입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제일 좋은 걸 골라 가지고 자기 의견으로 삼아라이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회의가 끝난 뒤에도, 그 의견은 누구의 의견이 관철된 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의견이 된다이 말입니다.

한마디 안해도 그게 자기 의견이 되는 겁니다.

해보면 아시겠지만 처음엔 잘 안 될 겁니다.

 

이게 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렇게 안합니다.

정부에서 하는 일도 의견조율을 안하고 일방적으로 하기에, 하나같이 다 불평불만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내 의견도 묻지 않고 자기식대로 밀고 나가면 속으로는 거부반응이 생깁니다

그래서 '안됐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래야 봐라이 소리를 할 수 있으니까..

 

의견을 맞추어라’, 이게 민주주의요, 법치주의입니다.

민주주의의 효시는 아테네가 아닙니다.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귀족끼리 서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지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제16강에 계속합니다~~)

 

이 강의는 '정토회 > 정토TV > 법문 보기 > 실천적 불교사상'에서  동영상으로 볼수 있습니다.

 

 

*** 짧은 생각 ***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효시는 불교이다,

그것들을 제대로 계승 발전시켰다면 지금쯤 엄청나게 달라졌겠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언제쯤이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람사는 세상이 될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