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석 유영모(多夕 柳永模, 1890~1981)
-.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3대 천재 중 한 사람
-.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자주 비견되는 사상가 겸 교육자
-.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능가하는 책이 있다면 그것은 <다석 유영모 어록>이다.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 붙는 기독교 사상가 다석 선생님을 정말 우연히도 인터넷에서 접하다보니,
정양모 신부님, 서공석 신부님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또 다른 한 분, 이제민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생전 처음 와보는 밀양시 하남읍 명례리, 제법 큰 시골마을이지만 동네길은 좁고 구불구불합니다.
앞에 보이는 집이 사제관이고, 그 뒤 언덕위에 명례성지가 있습니다.>
명례성지
"낙동강변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는 명례성지는 밀양과 김해를 잇는 나루가 있던 곳으로
일찌기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모여든 곳이다.
이곳은 네가지 역사적, 문화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순교자 신석복 마르코(1828~1866)가 출생한 곳이다
둘째, 영남지방의 네 번째 본당이자 마산교구에서는 첫 번째로 본당이 설립된 곳이다.
셋째, 명례본당의 초대 본당신부이자 세 번째 방인 사제이며
한국에서 서품된(1896년) 첫 사제인 강성삼 신부의 사목지이며 돌아가신 곳이다.
넷째, 2011년 경남도 문화재 자료 제526호로 지정된 성전 건물의 역사적 의미이다.
신석복 생가는 그동안 교회의 무관심 속에 축사로 변하였으나 2008년 그의 생가 터가 발견되면서
명례성지 조성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2010년 12월 생가터를 매입하였다."
<아내의 바램대로 미사시간에 맞춰 도착했습니다.
나이드신 신부님이 나지막한 음성으로 조용조용 강론하시는 데,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문자로서의 성경이 아니라, 살아있는 성경을 말씀해 주십니다.
부활의 참된 의미, 녹는 소금이란 무엇인가, 세월호의 비극 등을 얘기하시고,
그리고 신앙인이 나아가야 할 길 등을 말씀하시는 데, 정말로 가슴에 꼭꼭 와닿습니다.>
<옛날엔 이렇게 칸막이로 남녀석을 구분했었답니다.
남자들은 앞문으로 들어와서 오른쪽에 앉았고, 여자들은 뒷문으로 들어와서 왼편에 앉았답니다.>
<제대가 벽을 향하고 있는 것이 독특합니다.
그 위에 십자가와 장미의 성모님이 있는 데, 카메라로 잡지 못했습니다.>
<성당은 자그마합니다.
성당 들어가는 입구에 정양모 신부님, 서공석 신부님 초청 강연회 포스터가 붙어있었습니다.
이제서야 신부님의 강론이 조금 다른 이유를 느꼈지만, 아직도 어느 분인 줄은 몰랐습니다.>
<원래 성전은 태풍으로 부서져 주춧돌만 남아있고, 현재 건물은 1938년 축소 복원한 것입니다.>
<외지에서 온 순례객들을 위해 신부님이 이곳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명례는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런데 이 강이 지금 파괴되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에 의해서 무자비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복음화는 인류의 평화는 인간의 힘과 돈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운동입니다.
더럽고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구유와 처참한 십자가에도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깨닫는 날
우리 인류는 진정한 평화를 찾을 것입니다." - 이제민 신부님의 '본당생활을 마치면서'에서 -
<이곳 명례성지가 축사로 변해 오랬동안 방치되었다는 이야기,
뒤에 보이는 낙동강엔 나루가 있었고, 신석복 순교자가 그 나루를 건너며 소금장수를 했었다는 이야기,
이 낙동강이 사대강사업으로 파괴되어 예전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렸다는 안타까움,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법륜스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기독교 천주교는 사회활동도 많이하고 이 세상 약한 사람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는 데, 성경에 명쾌하게 나와있다.
그러지 못한 불교의 현실에 회의를 느껴 중노릇 그만 두려고까지 했는 데, 경전을 다시 읽어 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
우리가 지금까지 부처님의 말씀을 잘못 이해해서 그랬던 것이다.
환경운동, 평화운동, 북한 돕기 운동, 제3세계 돕기 운동 등을 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뜻이다.'
성경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려다가 고초를 당하신 신부님들,
난 이 분들이야 말로 정말 예수님의 참뜻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고자 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례성지의 이분이 바로 이제민 신부님인 줄 알고서는, 그냥 갈 수 없어 사진 한 장 부탁했습니다.>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경은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예수님이 태어났을 당시의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종교적인 배경부터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때 당시 예수님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고 돌아가실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겨우 적어놓은 글자(성경)의 의미도, 그 때로 돌아가서 해석해야 정확한 것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천지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린 오늘날에도 옛날 옛적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는 것은,
달을 가르키고 있는 예수님 손가락만 쳐다보며 '아멘!' 외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습니다.
달(진리)은 예수님 살아 생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습니다.
언어와 문자(성경)는 진리를 전달하고자하는 수단이지 진리가 아닙니다.
오늘날이라면 예수님은 틀림없이 다른 비유와 다른 방법으로 우리에게 진리를 전하실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면,
우리가 어떻게 성경을 해석해야 하는 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도 이해를 해야 믿음이 생기고 신심이 깊어집니다.
예수님이 고초를 겪으셨듯, 적극적으로 성경을 해석하신 신부님들도 고초를 겪고 계십니다.
<뒷쪽이 신석복 순교자 생가터이고 오른쪽 건물은 성물방인데,
이제민 신부님 책도 많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책도 참 많이 쓰셨습니다.
'예수는 정말 부활했을까?'는 예전에 아내가 구입했던 책이고,
'녹지 않는 소금'과 '무엇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는 오늘 구입했는 데,
신부님이 직접 사인도 해주셨습니다.>
<아직은 빈 터로만 있는 신석복 순교자 생가터입니다.>
<생가터에서 내려다 보니 온 동네가 다 보입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진정한 선교는 불교 신자는 더 훌륭한 불교 신자가 되게 하고
기독교 신자는 더 훌륭한 기독교 신자가 되게 하는 것이다."
<마을을 나오다가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있어 한 컷 찍었습니다.
넓은 생각을 가진 신부님이 계신 곳이라 역시 다릅니다.>
<작년 성탄절 무렵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에 갔을 때 그곳에도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우리 이렇게 서로 조금 너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땅밟기'가 뭐냐, 이 ㅎㄹㅅㄲ들아!>
우린 이제 순교자 신석복 묘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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