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지순례

20-1. 형제 순교자 묘

상원통사 2014. 5. 14. 23:23

네 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던 부산 가는 길이 여섯 시간이나 걸렸으니 마음은 급한 데,

동네 어귀에 도착해보니 도로 포장공사를 하면서 길을 막아 놓았기에,

되돌아 나와 빙 돌아서 다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입구에 '공사 중 안내판'이라도 붙여놓을 것이지...

부산신항 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일반산업단지로 지정되어,

온통 공사장이고, 온 사방이 먼지투성이인 생곡산업단지 저 안쪽 산기슭,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272 (신주소 : 강서구 생곡길 262)'에는 형제 순교자 묘(조씨 형제 묘)가 있습니다.

 

형제 순교자 묘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 배(裵)씨 가문의 선산에는 배씨가 아닌 조(曺)씨 성을 가진 형제의 묘가 자리 잡고 있다.

 병인박해 당시 신앙을 증거하고 죽음을 택한 창녕 조씨 석빈(曺錫賓)과 석증(曺錫曾)의 유해가,

 문중의 선산에 묻히지 못하고 선산을 앞에 둔 배씨 문중 선산에 묻혀 있는 것이다.

 유교 집안이었던 창녕 조씨 가문에서 태어난 석빈과 석증은 천주교로 개종한 뒤 열심히 선교활동을 하였다.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고 2년 뒤인 1868년 무진년에 두 형제는

 가락면 상덕리 편도 부락에서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형제가 함께 순교의 영광을 얻는다.

 순교한 이들의 시신을 조씨 선산에 매장하려 하였으나 사학 죄인이라 하여 문중에서 반대하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웃의 배씨 집안(배정문 : 배문한 신부의 증조부)에서 그의 집 언덕에 묻어 주었다.

 이후 이들 형제의 순교 사실에 관한 구전이 배씨 집안에 대대로 전해왔으며 묘소도 관리해 왔다."

 

<마을 안쪽으로 쭉 들어가 막다른 곳에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고, 길옆에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글씨체가 아주 정겼습니다.>

 

 

<길 왼편엔 제법 큰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만 오르면~~>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제1처 :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제7처 :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이 커다란 나무에는

  "정삼품목(正三品木), 병인박해시 정삼품목"이라는 이름표가 붙어있는 데, 왜 정삼품목인지 연유가 적혀있지 않아 궁금합니다.>

 

 

<정삼품목에서 내려다보니, 깨끗하게 밀어놓은 벌판에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아내는 지극정성으로 기도 중!>

 

 

 

<제14처 :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곳 바위 위엔, 돌로 만든 커다란 십자가가 있고~~>

 

 

<그 아래 가운데에 조석빈과 조석증 형제의 묘가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자에는 '석중, 석정' 형제라 적혀있는 데,

  이곳의 비문과 안내판에는 '석빈, 석증'이라 적혀있습니다. 비문의 이름이 맞겠지요>

 

 

 

<내려오는 길에 보이는, 오른 쪽 첫 번째 집이 '삼형제 박사 생가'인 데~~>

 

 

<농학박사 배대한, 신학박사 배문한, 보건학박사 배길한님이 태어나신 곳입니다.>

 

 

배문한 도미니꼬 사제

'1934년 출생,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업경제학과 졸업, 대학원에서 농학석사 학위 받음

 1961년 성신대학 신학과에 입학, 로마 우르바노 대학에 전학하여 철학석사와 신학박사 학위 받음

 1994년 수원 가톨릭대학 학장으로 재임 중, 삼척 앞바다에서 익사 직전의 교우 세 명을 구하고 선종'

 

"순교의 피가 흘러흘러 나를 신자되게 하고

 순교의 한이 맺혀맺혀 나를 사제되게 하였도다"   1989.5. 배문한 신부

 

 

<'배 신부의 생가를 개수하여 강당과 방을 마련하고, 약간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누군가 살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행여 폐가 될까봐, 조용히 돌아보다 말없이 나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 순교자 박물관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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