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지순례

19-3. 남방재 성지

상원통사 2014. 3. 26. 21:46

백제!

삼국 중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고 하지만,

막상 찾아보면 별 것 없습니다. 기껏 남았다는 게 타다 남은 쌀찌꺼기와 한(恨)들 뿐....

패망한 나라의 잔재!

 

순교성지!

성스럽다고 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찾기는 하지만,

막상 둘러보면 별 것 없습니다. 기껏 남아있는 게 줄무덤과 뼛조각들 뿐...

국법을 어긴 죄인들의 유물!

 

이제 세상이 바뀌어,

그 때의 죄인들은 순교자가 되었고,

남아있는 작은 부스러기 하나까지도 소중히 위하는 세상으로 변했건만,

이 곳이 힘들었었던 곳이라는 팻말 하나 없는 것이,

마치 흔적없이 사라져버린 '백제'를 떠올리게 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충남 아산시 신창면 남성리의 '남방재 성지'입니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남방재 성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에,

  네비게이션에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의 주소를 찍으니 '온양 신정동 성당'이 나옵니다.>

 

 

<성당 사무실에는 사무장(?)님이 혼자 일하고 계십니다.

  남방재 성지를 찾아왔다고 하니, 밖에까지 나와 친절히 가르쳐 주십니다.

  '저쪽으로 가다가 고가도로를 타지 말고, 오른쪽으로 십분쯤 가면 저수지가 나오는 데~~'

  아직까지 여력이 없어 표지판도 하나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고 미안해 하시면서...>

 

 

<그 마을에 사시는 분 전화번호를 하나 주시면서,

  도착하여 그분께 전화하면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실거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잠깐 기다리라 하고 창고로 가시더니 시계를 두 개나 꺼내줍니다.

  "2013. 10. 13. 온양 신정동 성당 성전 봉헌기념" 시계입니다.>

 

 

남방재

"조윤호 요셉 성인은 신창 남방재(현 충남 아산시 신창면 남성리 1구)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구교우 집안으로 할아버지 조 안드레아는 끝까지 신앙을 지키다가 기해박해(1839) 때에 순교하였다.

 ~~ 아버지 조화서 베드로, 아들 조윤호 요셉, 정문호 바르톨로메오, 손선지 베드로,

 이명서 베드로, 한원서 요셉, 정원지 베드로까지 모두 7명이 포졸들에게 체포되어

 심문과 모진 고문을 받고 배교를 거부한 채 끝까지 신앙을 지키다가 모두가 순교의 길을 밟았다.

 그의 깊은 신심과 세심하리만큼 성실한 수계 생활은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정도였다.

 또 젊은 조 요셉은 아버지의 성품을 닮아 용감하고 과단성 있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에서 -

 

<'충남 아산시 신창면 남성리 494번지'를 치면 마을 앞 저수지 '남성제'를 가리킵니다.

  이 사진은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자에 나온 것과 같은 각도로 찍은 것입니다.>

 

 

<사무장님이 알려주신 전화번호로 계속 해봤지만 받지를 않습니다.

  막연히 기대하고 왔는 데, 이제 물어볼 사람도 없고 대답해 줄 사람도 없고,

  안내판도 없으니, 이 곳이겠거니 추측만 할 뿐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선정한 우리나라 111곳 성지 중의 한 군데인 '남방재 성지',

  작은 팻말조차도 없음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신앙을 지키다가 모두가 순교의 길을 밟았지만,

  우리가 애쓰지 않으면 기억에서조차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알려주려

  일부러 아무 것도 세우지 않은 것은 아닐까?

  서운하지만, 애써 자위해 봅니다.>

 

 

<바로 이 마을 사람들이 그 끔찍한 일들을 당했으리라 생각하며,

  우린 발걸음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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