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어렸을 적 못먹고 못살아서도 그렇지만, 천성이 게으른 난 여행을 많이 해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즐거운 여행을 하는 지도 모르고요.
하여, 우리 가족도 여행을 많이 해보지 않았어요.
어디 놀러 가더라도 차를 가지고가서 잠깐 구경하고는 먹는 게 고작이거나,
하룻밤 자더라도 그 다음날이면 서둘러 집으로 오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에서 기회가 있어 세 차례 해외여행(명목은 해외 기자재 전시회 참관)을 했었지만,
그냥 차나 비행기타고 여기저기 좋은 곳 찾아 다니다가, 사진찍고, 먹고 자고,
한식집 가서 '위하여!' 한 것이 전부일 뿐 딱히 남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55개월 근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5개월을 근무했건만,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1시에 퇴근한 기억 외에는 별로 없습니다.
노는 것도, 놀아본 사람이 잘 놉니다.
여행도, 다녀본 사람들이 잘 다닙니다.
그러나 여행 초보자인 내게 이번 여행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으로 가진 해외 가족여행!
온 가족이 아무런 부담없이 1주일동안 함께 했습니다.
남들이 용어도 잘 모르는, '공정여행'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즐거워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이런 상품을 개발해 좋은 기회를 주신 '트래블러스 맵'여행사에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도 있었지요.
아는만큼 보인다!
진리입니다.
알아야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되고, 모르는 것들을 찾아보며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복습보다는 예습을 철저히 하자!
블로그에 올리려 다시 정리하면서, 책을 읽고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미리 알고 갔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행사의 준비가 조금 부족했던 것도 아쉽습니다.
상품개발한 지 얼마되지 않아 시행착오를 거치는 중이었으니 그러리라 이해합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겠지요.
여행을 다녀와 며칠 되지 않아서 소년조선일보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의 공정여행을 기사화하고 싶다고요.
이래저래, 이번 여행은 언론을 타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공중파 방송타고, 우리나라에서는 활자신문 타고...
<우리의 여행 기사가 실린 2011년 1월 28일자 소년조선일보. 오른쪽 사진이 우리 가족입니다.>
또 다른 약속
돌아오면서 큰딸에게 말했습니다.
3년 후에, 둘째 고등학교 졸업하고, 막내 중학교 졸업하면 그 때 또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
그 때는 여행사를 통하지 말고 우리끼리 가자.
네가 대학교 3학년이니, 계획만 잘 세우면 우리끼리 가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말도 그런대로 통하고, 미리 공부를 하고서 가면 어려움이나 두려움도 없어질 것이다.
다음 여행지는 터키나 유럽이 좋겠다
벌써 시간이 흘러, 금년 겨울이 3년째 되는 해입니다.
돈은 또 적금깨면 되지만, 내 시간이 어쩔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에게 한 약속이니 꼭 지키고 싶습니다.
기나긴 글을 쓰게된 동기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지루하셨을 겁니다.
다 해봐야 닷세밖에 안되는 동안의 이야기를, 스물 네 편씩이나 엿가락 늘리듯이 늘렸으니 말이죠.
여행을 다녀온 직후 너무 좋았기에, 그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여행후기를 썼었죠.
시간순서로 쭉 정리했는 데, A4용지로 무려 33쪽이나 되더군요.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너무도 무미건조한 문체에, 어느 대목은 내가 읽어도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고,
잘못알고 있었던 부분도 많이 있었어요.
사진은 그냥 파일로만 저장해놓고 열어보지도 않았지요.
그냥 그렇게 쳐박아놓고, 캄보디아에 갔다 왔다는 기억만 갖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정리해야 되겠다, 생각만 갖고 있었는 데, 블로그에 올릴 소재가 떨어져 숙원사업을 실행에 옮기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사진을 곁들여 다시 정리하고 보니, 보기도 편하고 이해하기도 쉽고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딱 맞는 말입니다.
왜 이렇게 자세히 적었냐고요?
앞으로 50년 쯤 후에,
꼬부랑 깽깽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기억력도 떨어졌을 무렵,
아내와 같이 이 블로그 보면서,
우리 즐거웠던 날들을,
쉽게 떠올리고 싶어서요.
근데 정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고생은 했으나, 정리하는 이 시간 또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여행을 또 한번 다녀온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글쓰는 솜씨도 쪼끔은 늘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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