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캄보디아 여행기

[캄보디아 여행기] 8-2. 여섯째 날 - 킬링필드

상원통사 2013. 3. 11. 22:47

프놈펜 왕궁을 관람하고 나서, 옆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으로 향합니다.

 

국립박물관

이곳의 유물들은 선사시대, 앙코르 이전시대, 앙코르 시대, 앙코르 이후 시대로 구분되어서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곳 캄보디아에 선사시대 문명이 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으며,

그 것도 상당히 정교하고 잘 발달된 청동기 시대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크메르 민족이 뿌리가 있는 민족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전시 유물들의 시대 구분이 앙코르를 중심으로 된 것도 흥미롭습니다. 

그만큼 앙코르 문명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때문이겠지요.

 

 <국립 박물관 전경

   프랑스 설계사에 의해 도안되었으며, 정문은 반띠아이 스레이 사원을 본떠 만들었는 데, 나무 문의 무게만 1톤이 넘는다 합니다.>

 

 

<이것은 남성의 성기를 본떠 만들었으며, 다산을 기원한다고 했던 것 같은 데....>

 

 

<반띠아이 스레이에서도 본 날으는 새 인간??

  여기까지가 촬영 허락구간입니다.

  전시실 안에도 볼거리가 많았는 데, 촬영금지라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박물관 안쪽 마당>

 

 

<박물관 앞 공원, Veal Preah Man>

 

 

박물관을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킬링필드로 향합니다.

가는 도로 양쪽엔 허름한 가게들이 줄지어 널려있습니다. 대부분이 먹거리를 파는 그런 조그만 가게들입니다.

음식점이 지천으로 널린 우리나라의 거리와 비슷합니다.

 

주먹만한 가게들이 즐비하고, 길가에는 노점상들이 또 진을 치고 있고...

선진국일수록 자영업자의 비율이 작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자영업자의 비율이 OECD 평균은 12% 정도인데, 작은 나라는 6%밖에 안되는 나라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34% 라고 합니다.

 

못사는 나라일 수록 자영업자가 많다?  

그럼 캄보디아와 우리는 동격?

아니면, 우리는 무늬만 OECD국가? 

통계가 잘못된 것인지, 정치를 잘못하는 것인지....

 

킬링필드, 청 액 대학살 센터(Cheoung Ek Genocide Center)

"프놈펜 남서쪽 14Km 지점에는 크메르 루즈에 의해 살해된 8천명의 기념탑이 있다.

크메르 루즈가 1975년 4월부터 1979년 1월 사이에 수많은 만행을 저질렀던 킬링 필드 중 프놈펜에서 인접해 있던 곳이다.

총알이 아까워 대창, 비닐 봉지, 나무 몽둥이, 나무 줄기로 처형을 자행하던 곳이다.

집단 매장을 했는 데 8,900구의 시체가 1980년에 발견되었다.

지금은 훈센 내각이 만든 위령탑에 유골들을 모아 놓았다."                  - 최장길의 <앙코르 왓, 신들의 도시>에서 -

 

인간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짓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도 같은 민족끼리 서로 죽이고 파묻어버린, 슬픈 역사를 갖고 있지요.

아직 진실규명도 다 안되었는데, 이대로 묻힌다면 캄보디아보다 더 후진국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겠지요.

 

<입구에 들어서면 기념탑이 보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이 건물은 유물과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설명이 되어있는 데 너무도 끔찍합니다.>  

 

 

<1980년 대규모 발굴 이후에 발견된 뼈조각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군데군데 구덩이가 파인 곳이 집단매장지입니다. 발굴하고 나서 그대로 놔두었습니다.

  한 구덩이에 100명씩만 잡아도 90여개나 되는 구덩이가 이곳에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Killing tree against which executioners beat children.

 어린아이들까지 잔혹하게 때려 죽였던 것 같습니다.>

 

 

<1980년 발굴 이후, 아직도 땅속에 남아있던 옷조각들이 빗물에 떠올라 한군데 모아놓은 곳>

 

 

<166명의 머리가 없는 희생자들의 집단 매장지>

 

 

<지금도 큰 물 지거나 비가 오면, 뼈조각이나 이빨 조각들이 이곳에 모입니다>

 

 

<450명이 묻힌 곳>

 

 

<위령탑 내부

 이곳에 모셔진 유골들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은 지도 모르고, 뼈 한 조각도 찾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요.>

 

 

 

<화학물질 저장장소

 DDT 같은 화학물질들을 시체에 뿌렸는 데,

 첫번째 목적은, 주변 동네사람들이 의심할까봐 시체 썩는 냄새를 줄이기 위함이고,

 두번째는 아직 덜 죽어서 묻힌 사람들을 확실히 죽이기 위해서였답니다.>

 

 

나오기 전에 다시 한 번 뒤돌아 보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저 평범한 공원이나 기념탑 정도로 보여지는,

지금은 평화롭게만 보이는 끔찍하고도 무서웠던 이 곳...

 

우릴 안내했던 '머레이'의 말이 생각납니다.

자기 아버지는 교사라는 이유로 잡혀가 돌아가셨고,

심지어 안경을 쓴 사람에게는 엘리트로 보인다는 이유로 잡아가 죽였었다.....

 

희생당하신 모든 분들은 이제 다 잊고 고이 잠드시고,

죄를 저질렀던 놈들은, 죽어서도 꼭 죄값을 치루게하는, 그런 신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밝지만은 않은 마음으로 프놈펜으로 돌아옵니다.

그래도 산 사람은 먹어야 삽니다.

프놈펜 시내의 조금 고급스러워 보이는 중국집으로 들어갑니다.

중국인들의 영향은 이곳에서도 크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이 상권을 많이 쥐고 있고,

거주 인구도 많기에, 시내에 중국음식점도 많다고 합니다.

내 입맛엔 중국음식도 좋습니다. 역시 이곳도 밥은 무한리필입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자유시간입니다.

왕궁 앞 메콩강 강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구경삼아 천천히 걷습니다.

 

<일단 기념촬영하고...

  막내가 저렇게 조그마했는 데, 지금은 내 키와 맞먹습니다.> 

 

 

<우린 밤거리를 천천히 배회했습니다. 왼편이 메콩강입니다.>

 

 

한류 열풍

공원 빈터 곳곳에서 무척이나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습니다.

 무슨 음악인지 구분 못하지만, 딸아이들은 금새 알아챕니다.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의 노래인 데, 최신곡은 아니고 조금 지난 곡들이랍니다.

분명히 우리 노래인데도, 내 귀에는 들리지 않고, 이곳 캄보디아 젊은이들 귀에는 잘 들리는 모양입니다.

춤 잘추는 사람이 앞에 나와 춤사위를 이끌고, 뒤에 있는 사람들은 그를 보고 따라서 열심히 춤을 춥니다. 

아내와 딸아이들도 그들을 따라 춤추며 프놈펜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깁니다.

 

소주와 아이스크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노래, 한국 춤, 한국 드라마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뉴스에서만 보았던 한류 열풍을 직접 목격합니다.

80년대 못살던 시절, 중동 건설현장에 나가서 느꼈던 한국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도 이젠 많이 나아졌고, 우리 문화가 남들에게 영향을 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대한한국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못난 애국심은 아닐 듯 합니다.

춤추는 광경을 사진에 좀 담아보려 했으나 안됩니다.

똑딱이가 있었으면 동영상을 찍을 수 있을 텐데 다시 한 번 아쉽습니다..

 

<열심히 춤춥니다. 온갖 시름 다 잊고 열심히 춤춥니다.>

  

 

 

춤꾼들도 집으로 돌아갈 무렵, 우린 프놈펜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해서 캄보디아 여행이 끝났습니다.

 

<공항에서 마지막 기념사진 한 장!>

 

 

귀국

프놈펜 공항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오릅니다.

기내에서 식사 한 끼하고, 잠 한숨하고 나니 인천공항입니다.

이렇게 해서 57일의 캄보디아 공정여행이 모두 끝났습니다.

같이 갔던 일행 모두에게 작별인사합니다.

맡겨두었던 외투도 찾아서 입고, 빌렸던 로밍폰도 반납하고, 집으로 가는 공항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이젠 다시 겨울 날의 일상으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