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실은 비행기는 정시에 인천공항을 떠나 캄보디아로 향합니다.
예쁜 스튜어디스 처자들의 친절한 서비스와 더불어 6시간여 동안 기내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큰아이의 평생소원(?)이던 기내식도 먹었습니다. 나중에 하는 말 - 별로 맛이 없네!!
씨엠립공항
목적지인 씨엠립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밤 11시쯤 되었습니다.
공항은 작고 아담합니다. 광주 공항보다 작게 느껴집니다.
야자나무들이 눈 앞에서 살랑거리며 남국의 공항이라 말해줍니다.
떠날 때의 추위는 아득히 멀어지고, 따뜻함을 실은 바람이 귓볼을 스치면서 이곳이 남국임을 다시 한 번 말해줍니다.
입국수속을 하러 공항건물 안에 들어섰습니다.
깜짝 놀랬습니다. 어느 곳(이라크 & 리비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군복 입은 사람들 열 댓명이 줄줄이 앉아 우리를 쳐다봅니다. 무엇을 하나 봤더니,
입국서류에 도장 찍어주는 사람들입니다. 희한한 나라입니다.
사전에 가이드가 알려주었습니다.
"공항에서의 공식 입국비자 수수료는 20$입니다, 그런데 1$씩 더 달라고 합니다. 줄 필요없어요."
내 앞쪽에 있던 어떤 부부는 서로 다툽니다. 남편은 귀찮으니 1$ 더주고 빨리 가자고 하고,
아내는 왜 우리가 1$ 더 주느냐고 합니다. 멀리까지와서 첫 날부터 기분 상했을 겁니다.
내 차례입니다. 아무 말없이 100$을 주었더니, 그도 아무 말없이 100$을 받고나서 처리해줍니다. 내 인상이 너무 험했나???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고 나니, 이번에는 입국심사대에 있는 여자 직원이 또 1$씩을 요구합니다.
못준다고 했더니 시비를 겁니다. 현지에서 묵을 숙소의 주소가 잘못되었다고, 입국카드를 다시 적어오라고 합니다.
대충 적어서 다시 제출했더니 그 때서야 겨우 통과시켜 줍니다.
옆에서 수속을 하고 있던 우리 아이들도 모두 다 통과했습니다.
우리의 영어가 통했습니다. 대단한(?) 가족입니다.
가이드의 말을 빌리자면, 한국사람들에게는 꼭 웃돈을 요구한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금액도 1$밖에 안되니까 귀찮아서 그냥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따지면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통과시켜 준다고 합니다.
한국사람들을 우습게 보는 건지, 우리가 버릇을 잘못들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라비 서있던 제복차림의 공무원들과, 웃돈을 요구하는 공항 직원들...
입국하는 첫머리부터 그러하니, 캄보디아라는 나라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숙소에 도착
숙소는 공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살리나호텔(Salina Hotel)’입니다. 고급호텔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큰애와 둘째가 한 방을 쓰고, 아내와 막내 그리고 내가 한 방을 쓰기로 했습니다.
<호텔 전경> - 다음날 찍은 호텔 사진입니다. 이번 편에는 사진이 없어서 미리 당겨서 썼습니다. Sorry.
<호텔 마당엔 코코넛나무가 있고>
<나무들엔 코코넛 열매가 열렸습니다>
<호텔 마당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상. 불교국가가 맞습니다.>
<호텔 방에 준비된 물과 커피. 냉장고도 있었던 것도 같은 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호텔 마당에서 기념사진 한 컷>
<아들과 함께 호텔 마당에서>
야식
그런데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출출합니다.
공항 면세점에서 컵라면을 사올건 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와서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곳의 치안은 별 문제가 없다고 했던 가이드의 말이 생각나, 밖에 나가서 사먹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나가기 싫다고 해서 아이들만 데리고 나갔습니다.
공항에서 오면서보니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분명히 음식점이 있었기에 그 곳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가로등이 시원찮아 사방은 어둡고, 한참을 걸어도 식당은 나오지 않고,
주변에서는 젊은 녀석들이 자꾸와서 툭툭(Tuk Tuk, 오토바이 뒷자리를 4~6인이 앉을 수 있도록 개조한 캄보디아식 택시)을 타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무섭다고 숙소로 그냥 되돌아가자고 자꾸 보채기에, 할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캄보디아식 택시 툭툭>
그러나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 서운해서 호텔 옆의 나이트 클럽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툭툭을 탔습니다.
근처의 식당까지 왕복 5$ 달라는 것을 4$로 흥정하고 툭툭에 올랐는 데, 우리가 향했던 방향과 정반대 방향으로 갑니다.
그런데 음식점에 도착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공항에서 올 때 보았던, 내가 찾던 바로 그 음식점이었습니다.
이제보니 음식점까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일부러 반대방향으로 갔다가 빙 돌아서 온 것입니다.
하아, 속은 기분입이다. 그래도 길을 몰랐으니 할 수 없습니다.
툭툭 기사는 우리를 내려주고 나서 그 자리에서 기다립니다.
이 곳 툭툭은 거리에 따라서만 요금을 부과하고 기다리는 대기요금은 없답니다.
그래서 왕복하는 경우엔 손님이 일을 마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답니다.
너무 오래 걸릴 경우 몇 시에 다시 오라고하면 그 시간 맞춰 다시 온다고 하니 우리나라 택시와는 문화가 전혀 다릅니다.
말도 잘 안통하고 메뉴도 읽을 줄 모르기에, 옆사람들이 먹는 것을 보고 같은 것으로 국수 두 종류를 시켰읍니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는 몰라도, 음식은 입맛에도 맞고 맛있습니다.
아이들도 맛이 괜찮다고 하는 것을 보니, 현지식을 하더라도 음식은 별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가이드의 말이 맞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값은 두 그릇에 4$ 주었으니,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2만$, 이 곳 캄보디아는 1천$도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바가지 쓴 것 같기는 하지만 맛있게 먹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툭툭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 녀석, 올 때도 갈 때와 똑 같이 빙빙 돌아서 옵니다.
손발 씻고 잠을 자는 것으로, 첫 날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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