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걷기여행

33. 불암산 둘레길

상원통사 2019. 7. 3. 23:34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바꿔서 전철 타고 상계역까지 가는 데만 2시간,

오가는 데 4시간이 걸리니 미루고 미뤘는데, 이젠 남은 곳이 별로 없어 선택할 여지도 없습니다.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하고, 할 수 없이 혼자서 길을 나섭니다.

오늘은 상계역에 내려 불암산 둘레길을 돌다가 삼육대를 통과하여 정문까지 가는 코스,

거리는 6Km, 시간은 2시간 정도, 난이도는 중, 맘 편히 걷는 길입니다.


불암산(佛岩山)의 전설

"전설에 의하면 불암산은 원래 금강산에 있던 산이라고 한다.

 어느 날 불암산은 조선 왕조가 도읍을 정하는데 한양에 남산이 없어 결정을 내리지 못 한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가 남산이 되고 싶어 금강산을 떠나 한양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지금의 불암산 자리에 도착하여 보니 한양에는 이미 남산이 들어 서서 자리 잡고 있었다.

 불암산은 한양의 남산이 될 수 없었기에 금강산으로 되돌아 갈 작정으로 뒤돌아 서서 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한 번 떠난 금강산에는 다시 돌아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돌아선 채로 그 자리에 머물고 말았다.

 이 때문에 불암산은 현재 보는  것과 같이 서울을 등지고 있는 형태이다."



불암산 공원 입구에서 오른쪽 길로 올라 정암샘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



불암산 공원 관리소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



삼거리가 나오는 데, 여기서 오른쪽의 학도암쪽 길을 택합니다. 

이 길로 가면 뭐가 나올까요? 기대하시라, 짠~~



남근석

"인근 마을 사람들은 남근석이라고 부르는데, 남성의 성기와 흡사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남근석은 토템신앙의 일종으로 잉태와 다산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숲속엔 쉼터가 군데군데 있고~~



걷는 길도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는 체육공원 겸 쉼터이고 ~~



여긴 배드민턴장인데, 보기에 어떻습니까?

배드민턴 치는 사람이야 운동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해서 좋겠지만,

인공시설물이 멋진 그림을 망쳐놓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듯 싶은데....



공룡바위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육식공룡의 머리부분과 흡사한 느낌을 줍니다.

 불암산의 화강암층은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공룡바위는 공룡시대에 탄생한 불암산의 까마득한 역사를 생각하게 합니다."



또 조금 걸으면 나타나는 희귀한 바위 ~~



여근석

"인근 마을 사람들은 '밑바위'라고 부르는데,

 여성의 성기와 흡사한 형상을 하고 있어 옛날에는 아이들을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 바위에 돌멩이 하나라도 끼어있으면 마을 남정네들이 바람을 피워 과부가 생긴다는 속설이 있었고,

 동네 처녀들이 모두 바람이 나 동네 미혼모가 늘어난다는 속설도 있어, 바위를 지키는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바위 둘레에 가시나무를 겹겹이 심어 동네 처녀들의 접근을 막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남근석이나 여근석은 일종의 토템으로 기능하며 잉태와 다산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숲속 도서관을 지나 ~~



조금 더 걸으면 ~~




누군가의 텃밭이 나옵니다.

나도 빨리 땅을 사서 이렇게 살고 싶은데, 형편이 여의치가 않네요.



공을 많이 들여 걷기 편하게 가꾼 길을 지나면 ~~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어도 좋을 의자가 두 개나 있습니다.

난 여기서 잠시동안 머리를 비웠습니다.



엄청 큰 바위 위에 엷은 흙이 덮이고, 솔씨가 떨어져 싹이 트고 뿌리를 내렸습니다.

생명의 신비, 그 자체입니다.



그런 생각에 빠져 걷노라니 ~~



커다란 소나무가 보이고, 그 껍질이 넘 예쁘게 보여 한 컷!



여기서 삼육대쪽으로 향합니다.



이 길은 나절길이라 부르는 데, 한 나절이면 다 걸을 수 있다해서 이름 붙였답니다.



이제 삼육대학교 안으로 들어갑니다.



일부러 시켜도 이렇게 구부리기 힘든 소나무를 지나면 ~~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삼육대학교 부속유치원 숲속교실이 있고 ~~



곧 이어 제명호가 나옵니다.

1953년 이제명(James M. Lee) 목사님이 미군에 부탁하여 이 호수를 만들었기에, 호수 이름을 '제명호'라 지었답니다.



요놈 이름은 뭘까?

아까부터 꼼짝도 않고 앉아서 물 위만 쳐다보고 있네요.



난 삼육대와 조금 인연이 있습니다.

요건 기숙사 건물인데, 윗쪽 회색으로 보이는 4~5층 증축공사를 할 때 관여했고,



이곳 다니엘관 지을 때도 왔다갔다 했었지요.



그 때 보았던 삼육대 학생들, 참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대학생이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겠지만, 우릴 보면 꾸벅 인사를 하곤 했었지요.

자연을 가까이하고 사마리아인을 닮아서 그러지 않을까 ~~



선한 사마리아인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던 길에서 강도를 만나 죽게 된 사람을

 불쌍히 여겨 생명을 구해 준 그는 진정한 선한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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