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각 바꾸면 ~~

43. 각본 : 김정은

상원통사 2018. 4. 3. 22:21

** 여시아상(如是我想) : 이와 같이 나는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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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통일! 백 번 천 번 말하고 또 말해도 부족하다.

기회도 있었다. 참고 기다리면 자연히 성숙되어 이룰 수 있었는데 너무 성급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할아버지가 잘못 판단했었다. 그 때 남침한 것은 너무 잘못한 일이었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지 않는가, 기다렸어야 했다.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엔 전쟁이라도 밀어부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남조선은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잘 살고 있고, 미국놈들은 우리를 나라 취급도 안한다.

해외로 나가야 돈도 벌어올 수 있고 뭔가 사고 팔아야 경제도 발전할 수 있는데 그 모든 통로를 다 막아버렸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달라고 해도 막무가내이고, 온갖 핑계를 다 대면서 우리만 잘못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자, 그놈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딱 한 가지밖에 없다, 우리가 망해서 지구상에서 사라지기를 바라지 않고서는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럴 수는 없지, 어떻게 세운 나라이고 어떻게 버텨온 나날들인가,

그동안 고생해 온 우리 인민들이 불쌍해서라도 그렇게는 안된다.

근데 우리에겐 너무 힘이 없다. 돈이 있어야 힘도 생길 것 아닌가,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는 미국놈들에게 침략당하지 않으려면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하는데 

남조선만 해도 국방비를 우리의 44배나 쏟아붓고 있는 현실이니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가장 효과적인 게 무엇일까?

그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하려 했던 것, 가장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것, 바로 핵무기다.

우선 그걸 만들어 놓고 협상에 임해보자, 핵무기는 곧 힘이다!


하아, 쨔샤들 난리났네 난리, 핵실험 좀 하고 미사일 좀 날렸더니 뒤집어지는구나,

미국놈들만이 아니라 중국까지도 잔소리 해대는 걸 보니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 역시 핵무기밖에 없어!

느그들 아무리 그래봐야 소용없다, 우리가 중단할 것 같은가, 이것 아니면 우린 쫄딱 망하는데 누구 좋으라고 포기하겠어,

개야 짖어라, 기차는 간다, 칙칙폭폭~~


드디어 완성했다, 우리도 드디어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다,

그것만 있는 줄 아는가,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도 성공했단다, 겁나지?

솔직히 말하면 아직 조금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도 잘 안다, 그러나 이만하면 충분하다, 

실제로 써먹을 것이 아니라 협상용이니 정밀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 없다.

아니지, 정밀하지 않은 게 더 무섭다, 어디에 떨어질 지 모르니 더 겁먹지 않겠는가? ㅎㅎㅎ

 

핵보유국가라고 큰소리 친 것은 친 것이고,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하다. 

이걸 어떻게 써먹어야 백 배 효과 낼 수 있을까?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않다고 했다.

우선 남조선부터 살펴 보자,

새로 선출된 대통령, 짧은 기간이지만 하는 걸 보니 괜찮다, 우리와 코드도 맞을 것 같다.

꼴통들이 그렇게 게거품을 물며 시비걸고 비아냥거려도 꿋꿋이 밀어부치는 것을 보면 믿어도 될 것 같다.

근본이 선한 사람이고, 진정 국민을 위하고, 통일 의지도 확실하고, 추진력도 있고, 앞날을 보는 시각도 우리와 비슷하다.

그가 대통령으로 있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또 다시 쥐나 닭이 집권하면 모든 게 원위치 될 것이다,

집권 초기, 그에게 힘이 있을 때 타결해야지 후반기로 가면 미적거리다 헛세월만 보낼 수도 있다, 밀어부치자!

아직은 세계의 절대 강자 미국은 어떨까?

오로지 즈그들 밖에 모르는 새로운 지도자, 그것이 미국을 말아먹는 지름길인데도 아는 지 모르는 지 막무가내식 일방통행이다,

또라이란 말이 맞는 것 같지만 꼭 그렇게 볼 것 만은 아니다, 분명 써먹을 구석도 있을 것이다.

지 잘난 맛에 살고, 지구상에서 지가 제일 똑똑하고, 돈 되는 것이면 뭐든지 다 하고, 똥구멍 긁어주면 헬랠래 한다,

이런 사람은 추켜 세워주며 잘만 다루면 의외로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조만간 짤릴 수도 있으니 자리에 있을 때 빨리빨리 도장 받아놔야 한다.


무엇부터 할까, 어디서부터 물꼬를 틀까,

마침 좋은게 있네, 평창 올림픽, 요것을 평화 올림픽으로 바꿔보자!

즈그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강수를 두는 게 좋겠다.

최고의 성의를 보이는 방법은 백두혈통을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반응하는 지 살펴보자,

그렇지, 내 예상이 맞았어, 남조선 대통령은 확실히 달라, 어떻게 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지 정확히 알고 있어,

남북 정상회담, 그것도 남조선 땅에 가서 한다, 멋지지 아니한가?

미국도 간을 한 번 보자, 분명히 좋은 반응이 있을 것 같은데 어찌 될 것인가,

그렇지 북미 정상회담, 미국도 내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어,

남조선도 미국도 협상하기 제일 좋은 파트너들이 포진해 있다, 하늘이 우릴 돕는구나!


그래도 한 가지가 찜찜하다, 옛부터 소련놈 속지 말고 미국놈 믿지 마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남조선은 국민 여론도 많이 달라지고 대통령 의지도 확고하니 나빠질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즈그 잇속 챙기는 데 닳고 닳은 미국은 또 무슨 조건을 걸며 안되는 쪽으로 밀어부칠 지 모르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지 우리의 영원한 혈맹 중국이 있지,

만약에 미국과 협상이 잘못되더라도 우리가 기댈 언덕은 확실히 챙겨놓아야 한다.

정전협정에도 같이 서명했던 당사자 아닌가, 한 배를 타야 미국이 쉽게 보지 않을 것이다.

찾아가자, 가서 전후 상황을 이야기하고, 내 계획도 이야기하고, 적극적이니 협조를 구해보자.

러시아는?

그들은 별 관심 없어 보인다. 그냥 더 이상 악화 안될 정도만 하자.

일본은?

하아, 녀석들, 왕따 당할 것 같아 노심초사하는구나,

그래도 어림없다, 느그들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

남조선과는 얼렁뚱땅 넘어갔지만 우리에게는 그렇게 하면 안돼,

식민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거기에 따른 배상금도 물어야 한다,

또 하나 있지, 독도는 느그 땅이 아니라 우리 땅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 끼워줄 수 있다,

그 때까지 침만 흘리고 있어라, 그 전에는 어림도 없다,

아니, 맛배기로 쪼끔만 흘려줘 볼까, 그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하자!


막상 정상회담에 가서는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아올까?

핵무기 폐기, 평화협정 체결, 휴전선 병력 감축, 미군 주둔 허용,

경제 제재 철회, 해외자본 유치 허용, 이산가족 자유왕래,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개,

가스 파이프라인 통과, 유라시아 철도 통과, SOC 인프라 구축, 관광 자유화, 추가 공단 허용 등등... 너무 많구나.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보자,

많이 챙기려 했다가는 하나도 얻지 못한다.

어지간한 건 다 줘버리고 다 양보해버리자, 조건달고 어쩌고 하다간 또 도로아미타불된다.

가장 중요한 것만 챙기자, 핵무기 주고 평화협정 체결!

우선 요것만 성사시키고 나머지 자잘한 것들은 놔두자, 시간이 지나면 자연뽕으로 다 풀릴 것이다.


이만하면 큰 그림은 다 짰는데, 왠지 2% 부족한 것 같다.

속물근성 가득한 트럼프가 이 정도로 만족하고 선뜻 서명을 할까,

핵폐기 말고 또 하나 좋은 선물을 덤으로 줘야 좋아 할건데 뭐가 좋을까,

돈? 명분? 명예? 고민이다!


P.S : 이게 김정은의 참모습일 지, 내가 바라는 모습일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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