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걷기여행

25. 서삼릉 & 종마목장

상원통사 2017. 11. 13. 23:58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드넓은 푸른 초원, 하얀 목책, 초원 위에 서 있는 몇 그루의 소나무, 그 위를 시원스레 질주하는 말들,

 어디 사진이나 영화에서 봤음직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서삼릉 바로 곁에 있는 원당 종마목장이다.

 이곳은 1997년 일반에 공개된 후 영화나 드라마, CF 등의 촬영장소로 자주 이용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비행기타고 멀리 가지는 못하더라도 아내와 팔장끼고 외국여행 기분 한 번 내보려 길을 나섰는데,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휴일이랍니다.


책에서는 '원당 종마목장'이라 했는데 입구에는 '렛츠런팜(Let's Run Farm)원당'이라 씌여있네요,

나같이 가방끈 짦은 사람은 무슨 뜻인지 얼른 안 와닿아요, 우리나라에는 왜 그렇게 영어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

그나저나 문은 굳게 닫히고 조그맣게 안내문만 걸려있습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그래서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철창 사이로 간신히 사진만 한 장 찍었지만 ~~



또 아쉬워 담장 밖에서 하얀 목책 사진 한 장 찍으며 종마목장 구경을 대신하고,

바로 옆에 있는 서삼릉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고양 서삼릉(西三陵)

"서삼릉은 희릉, 효릉, 예릉 3기의 능이 있는 곳이다.

 중종 계비 장경왕후의 무덤인 희릉이 처음 들어서고, 인종과 인성왕후의 무덤인 효릉,

 철종과 철인왕후의 무덤인 예릉이 들어서면서 '서삼릉'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 외에도 원(소경원, 의령원, 효창원) 3기와 1기의 묘(희묘), 왕자·공주·후궁등의 묘 48기, 태실 54기가 있다."



희릉(禧陵)

-. 조선 11대 중종(1488~1544)의 두 번째 왕비인 장경왕후 윤씨의 단릉

-. 장경왕후 : 윤여필의 딸로, 1506년에 중종의 후궁이 되었다가 1507년에 왕비로 책봉됨

-. 중종 사이에서 1남 1녀를 낳았는데 1515년에 인종을 낳은 후 7일 만에 세상을 떠남



오른편 아래 네모 반듯하게 생긴 돌은 판위라고 한답니다.

* 판위(版位) : 능에 행차한 왕을 위해 마련한 자리. '배위(拜位)'라고도 함



한 가운데 정자각(丁字閣)이 있고 ~~






정자각 오른쪽에는 비각이 있습니다.

비문에는 "조선국 장경왕후 희릉(朝鮮國 章敬王后 禧陵)"이라 새겨져 있네요.



릉에는 들어가 볼 수도 없고 너무 높아서 잘 보이지도 않아 ~~




겨우 석물들만 몇 개 잡아 확대하여 올려봅니다.



정자각에서 내려다보니 너무 조용하고 한가한 것이 작은 소리도 내면 안 될 것 같아 ~~



사알사알 살금살금 걸어나가다가 가을 열매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예릉(睿陵) 

-. 조선 25대 철종(1831~1863)과 철인왕후 김씨의 쌍릉

-. 철종은 전계대원군의 아들로 1849년에 헌종이 세상을 떠나자 순원왕후의 명으로 왕위에 오름

-. 철인왕후는 김문근의 딸로 1851년에 왕비로 책봉되었고, 철종이 세상을 떠나자 대비가 됨

-. 예릉은 영조대에 편찬한 <국조상례보편>의 양식에 따라 조성된 마지막 조선 왕릉의 형태임



그러나 내 눈에는 다 비슷비슷하게 보입니다.

가운데 정자각이 있고 ~~






그 오른편에 비각이 있는 것이 말입니다.




의령원(懿寧園)

-. 조선 21대 영조의 세손이자 장조(莊祖, 사도세자)의 첫째아들인 의소세존(懿昭世孫)의 원

-. 의소세손은 장조와 헌경황후 홍씨(혜경궁)가 16세에 낳은 아들

-. 1751년에 왕세손에 책봉되었으나 1752년에 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남


효창원(孝昌園)

-. 조선 22대 정조(1752~1800)의 첫째 아들인 문효세자의 원

-. 문효세자는 정조와 의빈 성씨의 아들로 1784년에 왕세자로 책봉되었으나

-. 1786년에 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남

* 원(園) : 왕세자와 왕세자빈, 왕세손, 왕의 사친 등이 무덤


의령원과 효창원은 한 곳에 있고, 그 아래 제각도 하나만 있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 7일만에 세상을 떠난 장경왕후,

세 살에, 다섯 살에 세상을 떠난 의소세손과 문효세자,

왕비라 할지라도, 왕세자라 할지라도 천수를 누리지 못했던 조선시대,

거기에 비하면 우린 정말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긴 가까이까지 올라가 볼 수 있게 허용했습니다.

왕릉이 아니어서 그런가???



앞에 있는 무덤이 효창원인데 ~~



맨 앞에 석마(石馬), 그 다음은 문인석, 그 다음은 석양(石羊) ~~



그리고 뒤에 있는 무덤이 의령원입니다.



"서삼릉의 능역은 원래 130만여 평이나 되는 광활한 곳이었는데

 제3공화국 시절부터 골프장이며 젖소목장이며 종마목장 등에게 그 땅을 야금야금 다 빼앗기고

 지금은 달랑 7만여 평만 남게되어 이처럼 민망한 모습이 되었다."

 그나마도 절반 정도는 개방하지 않은 비공개지역입니다.



옆에 있는 '농협 젖소개량 사업소', 뭐하는 곳인가 했더니,

"우리나라의 선진낙농을 위해 21만평의 초지, 250여두의 씨수소를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정액생산 공급기지이며,

 3,200여 낙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23만여 두의 암소를 대상으로

 젖소 후대· 산유능력 검정사업을 통해 한국형 보증씨수소를 선발하는 곳입니다."

왕릉을 가운데 두고 왼편에선 말이 뛰놀고 오른편에서는 소가 뛰놀고,

앞에서는 사람들이 뛰노는(골프장) 조금은 어색하고 이상한 곳 ~~



3시간짜리 걷기 코스를 1시간만에 마치고 우린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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