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경기도 파주 보광사

추석 연휴, 통행료를 안내고 송추 나들목을 빠져나올 때까지는 기분이 좋았는데,

39번 국도와 만나는 목암교차로부터 차가 꼼짝도 안하여 도대체 왜 그럴까 속만 답답,

알고보니 벽제 공동묘지로 가는 차들이 하도 많아 그랬던 것입니다.

수지에서 1시간 10분이면 갈 수 있는데 2시간 반이나 걸렸으니... 

어쨌든 오늘은 경기 북부의 절들을 탐방하는 날, 첫 번째로 파주에  있는 보광사를 찾았습니다.

보광사(普光寺)

-. 신라 진성여왕 8년(894) 왕명에 따라 도선국사가 국가 비보사찰로 창건

-.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것을 광해군 4년(1622) 법당과 승당을 복원하고 도솔암을 창건

-. 정조는 1740년(정조 16년) 부근에 있는 생모 숙빈 최씨의 묘소를 소령원으로 추봉하면서 그 원찰로 삼음

일주문을 지나고 부도전을 지나서 ~~

대웅전 가는 길 화살표를 따라 올라 가면 ~~

왼편에 범종각이 나옵니다.

조선 인조 12년(1634) 설봉자가 만들었다는 높이 98.5cm의 범종은 다른 데에 모셨는지

한글로 "고령산 보광사"라 새겨진 새 종이 걸려 있습니다.

아쉬워라, 대웅보전은 수리 중이라 들어가볼 수가 없어요.

대웅보전 오른편에는 지장보살을 모신 지장전이 있고 ~~

지장전 앞에는 무영탑(無影塔)이 있는데 ~~

무영탑 앞에 놓인 복전함에 적힌 문구가 참 재미있습니다.

오고가는 인생.....

남기고 갈 것 무엇인고!

"나의 정성을 받으소서"

여기는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원통전(圓通殿), 

관음보살이 주원융통(周圓融通)하게 중생의 고뇌를 씻어주는 분이라는 뜻에서 원통전이라 한답니다.

어실각(御室閣)

-. 조선 제19대 숙종의 후궁이며 영조의 생모 숙빈최씨(淑嬪 崔氏) 동이(同伊)의 위패를 모신 전각

-. 숙빈 최씨는 7세에 궁에 들어가 궁녀가 된 후, 숙종의 승은을 받아 숙빈에 봉해지고 숙종 20년(1694) 영조를 낳음

-. 어실각은 영조 16년(1740) 보광사를 숙빈 최씨의 묘소인 소령원의 기복사찰로 삼으면서 건립됨

이 향나무는 영조가 어실각을 조성할 때 함께 심은 나무로서 수령이 300년을 넘었다 합니다.

"멀리 한양에 있는 자기를 대신하여 어머니를 지켜주기를 바랬던 마음으로

 어실각을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망토를 두른 장군의 모습이다."

부처님의 제자인 16 나한(羅漢)을 모신 응진전(應眞殿),

* 응진 : 진리로 사람들을 충분히 이끌 수 있는 능력의 소지자를 의미함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시고 좌우에 갈라보살과 미륵보살, 그 양옆으로 16 나한들이 있습니다.

산신각에서는 엄청 열심히 기도 중인 분이 계셔 그냥 멀리서만 한 컷!

왼쪽이 응진전, 오른쪽이 산신각입니다.

여기는 만세루(萬世樓),

'명찰순례' 책에 나온 사진과 같은 각도에서 잡아보았습니다.

여기는 만세루 뒷편,

이렇게 만세루는 건물이 전체적으로 'T'자 형태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서울 부근에 있는 왕실 원찰들이 가지는 공통 구조랍니다.

이 건물의 용도? 숭유억불정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상궁 등 부녀자들이 법당에 올라가 절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기서 대웅전을 향해 예배를 한답니다.

지금은 대웅전을 수리하는 중이라 부처님들이 이쪽 만세루로 이사오셨네요.

왼쪽부터 갈라보살,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미륵보살

만세루 앞 툇마루,

요즘 사람들은 어디서나 스마트폰 ~~

목어가 멋져보여 한 컷!

지금까지는 20여년 전부터 있던 건물들이고, 여기는 새로 지은 건물, 영각전(靈覺殿)

안을 들여다 보니 돌아가신 영가들이 모셔져 있고 ~~

영각전 지하에도 많이 모셔져 있습니다.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종교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이런 일 아닌가 ~~

돌아가신 분 추모하고, 살아있는 사람 달래주고, 묘지 숫자도 줄여주고....

지하층 입구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적은 기와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빠, 편안히 잘 계셔요 ~~"

"언니 좋은데 가 있지 ~~"

"제비가 봄에 날아와 늦여름에 다른 나라로 다시 날아가듯이, 그렇게..."

영각전 뒤 제일 높은 곳에는 석조미륵보살 입상이 있습니다.

1981년 당시 계엄사령관 이희성 장군의 시주로 조성되었는데 높이가 41척이나 됩니다.

-. 이희성,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으로서 진압을 주도했음.

-. 1997년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사면됨.

권력을 휘두른 기념으로 시주했는지, 애먼 사람들 죽여놓고 미안해서 시주했는지 ~~

이제 길을 내려가는 데 ~~

장독들이 예뻐서 한 컷 ~~

국화꽃도 예뻐서 한 컷 ~~

근처에 있는 흥국사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