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안(到彼岸, Pāramitā) : 생사고해의 바다를 건너서 열반의 이상세계에 도달함.
-. 차안(此岸) : 중생들이 삼독오욕 번뇌망상으로 고통스럽게 사는 세상
-. 피안(彼岸) : 불보살들이 생사고락을 해탈하여 열반락을 즐기는 세상
-. 불교는 고통의 차안에서 열반의 피안으로 건너가는 것을 이상으로 삼음.
장마 끄트머리, 다행히 해가 구름에 가려있어 걸어도 땀이 적게 나는 날,
예전엔 민통선 안에 있어 쉽사리 접근할 수 없었던 강원도 철원의 도피안사를 찾았습니다.
도피안사(到彼岸寺)
-. 통일신라 제48대 경문왕 5년(865) 도선국사가 향도 천여명을 거느리고 천하에 산수가 좋은 곳을 찾던 중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과 같은 곳에 이르렀다하여 화개산 현위치에 도피안사를 창건함
-. 1898년 조선 광무 2년에 재화를 입어 당시 주지 법운스님이 재건함
-. 1953년부터 미 34사단이 주둔, 1957년 국군 15사단이 넘겨받음
-. 1986년 사찰관리권이 민간으로 이관(이 때부터 민간인의 출입이 허락되지 않았나 생각됨)
차가 다니는 큰 길(87번 국도)에서도 보일만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일주문,
그 일주문을 지나서 조금 올라가면 ~~
그 문을 지나면 자그마한 연못이 나오는데 ~~
그곳엔 연뿌리와 연잎과 연꽃만 있는 게 아니라 ~~
우리나라에서 제일 예쁜 사람도 앉아 있습니다. ㅎㅎㅎ
1994년도 사진엔 보이지 않았던 해탈문을 지나면 ~~
오른편 위로 무설전이 보이는 데,
원추리꽃과 건물의 색깔이 잘 어울려 보이지 않습니까?
아닌가,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나, 하여튼 좀 멋져 보입니다.
좀 가파른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종각이 있는 데 ~~
배경으로 깔아보니 한 편의 작품 같아 보이지 않나요?
너무 자화자찬이 심한가, 조금 쑥쓰럽기는 하구먼....
여기는 신도들이 쉬어갈 수 있는 설법전이고 ~~
마당엔 1882년 기준 수령 600년, 높이 22m, 둘레 3m,
그러니까 고려 말에 심어져 6·25 전란도 다 겪은 느티나무가 아직도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도피안사 삼층석탑
-. 고구려식 팔각연화 받침 기단부 위에 신라식 방형 삼층탑신과 옥개석을 얹은 이형석탑
-.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렸음
-. 지붕돌 받침이 4단, 3단으로 일정치 않은 점 등이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여줌
-. 통일신라 경문왕 5년(865) 절을 건립할 당시 불상과 함께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함
1994년 사진엔 맛배지붕이었고, '대적광전' 현판은 흰 바탕에 검은 글씨였는데,
지금은 팔작지붕으로 바뀌었고 단청마저 올리지 않은 것을 보면 최근에 다시 지은 것 같습니다.
철조 비로자나불 좌상 (국보 제63호)
-. 신체와 대좌가 모두 철로 된 신라말의 보기드문 불상
-. 신라 경문왕 5년(865) 제작
-. 정수리에 있는 살상투(肉髻, 육계)의 표현이 분명하지 않은 점, 계란모양의 단정한 얼굴,
극히 현실적인 체구 등에서 우리는 당시의 참선하고 있는 스님을 대하는 듯한 친근한 느낌을 받는다.
-. 육군 제15사단 이명재 장군과 고주찬 대령이 이 불상을 다시 땅속에서 모셔내어 군법당인 대웅전을 짓고 봉안함
-. 오른쪽 뒤편에 그분들의 사진이 있음
최완수님은 <명찰순례>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최근에 개금(改金)을 해서 찬란한 금빛이 고불(古佛)다운 맛을 반감시키고 있지만
1,127세의 나이답게 상 높이 91Cm밖에 안되는 소상(小像)이건만 당당한 기품과 씩씩한 기상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러니까 1994년엔 철로 만든 부처님에 금칠을 하여 번쩍였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이 보는 이들의 눈에 거슬려 자꾸 지적했는지 지금은 다 벗겨내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참말로 다행이다!
쇠불은 쇠불일 때가 참 모습인데 그것을 금불로 바꿀 발상을 하다니....
나는 무심결에 지났는데 아내는 날카롭게도 보았습니다. "부처님 오른손 소매 끝이 깨졌어요!"
여기도 새로 지었는 지 단청작업을 진행중인 극락보전
안에 들어가면 가운데 아미타불, 왼편에 대세지보살, 오른편에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고 ~~
양편엔 백옥으로 만든 천불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극락보전을 나와 왼편을 보면, 만들다 만듯이 보이는 조금 낯선 단이 있습니다.
천 원짜리 지폐와 비교해보면 그 크기를 알 수 있겠지요?
작은 부처님, 나무에 새긴 부처님, 아기 동자, 그리고 염주....
천 원짜리 종이돈, 백 원짜리 동전과 어우러져 묘한 느낌을 줍니다.
극락보전 뒤편의 삼성각
왼편엔 독성존자 ~~
가운데엔 치성광여래 ~~
오른편엔 산신이 모셔져 있습니다.
조그만 절, 조용한 절,
온 종일 있어도 어느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절 ~~
길이 막혀 여기 올 때엔 짜증도 났지만
막상 와서 한참을 앉아있다보니 오기를 참 잘했다 느껴지는 절입니다.
시간나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후회하지는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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