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27강에서 계속)
부증불감(不增不減) :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다
부증불감이란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천칭저울의 한쪽에 1kg짜리 추를 올려놓고, 반대쪽에 200g짜리 과일 다섯 개를 놓는데,
한 바구니 세 개, 또 한 바구니에 두 개에 담으면 저울은 수평을 이룹니다.
이때 이쪽 바구니에서 저쪽 바구니로 과일을 옮겨놓아도 저울은 기울지 않습니다.
즉 작은 바구니 안에서는 무게가 늘고 줄지만 큰 바구니 안에서는 느는 것도 주는 것도 아닌 것입니다.
한 건물 안에 사람이 다섯 명 있는데 이들이 1층에서 2층으로 왔다 갔다 한다면,
1층 2층을 기준으로는 늘고 줄고가 있지만 건물 전체로 보면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줄었다 늘었다 하는 것 같지만, 그 존재는 줄지도 않고 늘지도 않는 것입니다.
선을 그음으로 해서, 경계를 세움으로 해서 생멸이 일어나고 부정이 일어나고 증감이 일어나는 것이지,
경계가 없으면 생멸도 없고 부정도 없고 증감도 없습니다.
경계를 치는 게 나와 너를 구분하고, 네 것과 내 것을 구분하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분별입니다.
이렇게 분별을 하니 번뇌가 번뇌를 낳아 팔만사천 번뇌망상이 벌어집니다.
그 하나하나를 없애려면 불가능할 것 같지만 근본으로 돌아가면 없앨 것도 없는 것입니다.
근데 말로는 불생불멸이요 불구부정이요 부증불감이라 하면서,
죽는 것을 두려워하고, 부정 탄다고 부적을 써서 가슴에 품고 다닙니다.
생각을 바꿔보십시오. 부처님 말씀보다 더 좋은 부적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붙일 필요가 없는 영원한 부적을 부처님이 주셨는데 이런 부적에는 관심이 없고,
효험이 한 달 가는 것, 일 년 가는 부적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리자 시제법공상(舍利子 是諸法空相) : 사리자야, 모든 법이 공하다는 차원에서는
불생불멸(不生不滅) : 생도 아니고 멸도 아니고,
불구부정(不垢不淨) : 깨끗함도 아니고 더러움도 아니고,
부증불감(不增不減) : 늘어남도 아니고 줄어듦도 아니다
이런 세계에서는 남녀의 차별도 없고, 양반이니 상놈이니 차별할 것도 없고,
얼굴이 검다 희다 해서 차별할 것도 없고 한국사람이니 일본사람이니 해서 차별할 것도 없으니,
제법이 공한 줄 알면 인류에 평화가 올 것입니다.
선악도 시비도 미추도 없는 것이니, 사랑할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없습니다.
‘신심명’의 첫 구절은 ‘도라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다, 사랑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으면 된다.’
사랑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사랑하게 되고 미워하게 되는데 어떻합니까?
선하고 악한 것이 있고 아름답고 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니,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고 추한 것은 미워하게 되는 겁니다.
그것이 공한 줄 알면 저절로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법문 듣고 조금이라도 깨닫는 순간에는 아무 괴로울 일이 없지만, 현실에 가면 또 괴로운데,
지금은 지은 상들이 허물어져 집착할 바 없지만, 집에 가서는 다시 상을 짓고 상에 집착해서 그런 것입니다.
좋은 것에도 집착을 하면 상을 짓게 되고, 깨달았다 못 깨달았다는 것에도 집착하면 상을 짓게 되고,
공에도 집착하면 상을 짓게 됩니다.
설사 어떤 상을 짓더라도 그것이 상인 줄 알면 그 상은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져 버리는데,
여러분들은 한 번 지으면 오래 붙들고 있으니 미워하는 것이 백일, 천일 가게 됩니다.
불생불멸이요 불구부정이요 부증불감이다,
제법이 다 공한 줄을 알고 오온이 공한 줄을 깨달으면 불생불멸이요 불구부정이요 부증불감이 됩니다.
그러면 괴로울래야 괴로울 수가 없어, 도일체고액,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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