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지순례

35. 치명자산 성지

상원통사 2015. 10. 12. 22:12

이곳은 오르기가 힘들다는 아내 말을 흘려버린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지금까지 100여 곳을 다녔지만 어느 한 곳도 오르기 힘든 곳이 없었기에

아내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장인장모님까지 모시고 오는 일정으로 잡았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오기에는 너무 무리가 되는 험한 곳, 그러나 후회해봐야 이미 늦었습니다.

완전히 히말라야 등산 코스인 이곳 치명자산 성지, '전북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 산 11-1'에 위치합니다.

 

치명자산 성지

"이곳은 예부터 승암산 혹은 중바위산이라 불렸는데, 1801년에 순교한 유항검의 가족들을 합장한 묘소가 있는 곳으로,

 치명자산 또는 동정 부부 이 루갈다를 추앙하여 루갈다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는 1784년 세례를 받아 호남에 처음 복음을 전하고 선교사 영입과 서양 선진 문화 수용을 하다가

 국사범으로 처형된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의 처 신희, 동정 부부로 순교한 큰아들 유중철 요한과 며느리 이순이 루갈다,

 둘째 아들 유문철 요한, 제수 이육희, 조카 유중성 마태오 일곱 분이 하나의 유택에 모셔져 있다.

 유항검은 1801년 신유박해가 터지자 전라도 지방에서 제일 먼저 체포돼 서울로 압송당해 능지처참형을 받고

 전주 감영으로 다시 이동, 1801년에 46세의 나이로 참수되었다.

 선인들이 해발 300m의 산정에 님들을 모신 뜻은 세계 교회가 '진주 중의 진주'라고 찬탄하는 동정 부부 순교자의

 순결한 신심과 고매한 덕행, 그리고 숭고한 순교 정신을 높이 기리고, 그 님들이 전주를 수호해 주기를 기원함이었다."

 

<보통의 성지에는 차가 다니는 길과 걷는 길이 같이 있지만 이곳에는 오직 등산길만 있습니다.>

 

 

<오르는 길은 십자가의 길 14처로 구성되어 있는 데 ~~>

 

 

 

<'각 처마다 기도하며 올라 가면 숨을 고를 수 있어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는

  우리와 함께 길을 올라가는 이곳 봉사자들의 조언이 사실로 증명되었습니다.>

 

 

 

<젊은(?) 나도 땀 뻘뻘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올랐는 데,

  몸이 건강하다고는 할 수 없는 장인 장모님은 사위를 욕하지나 않으셨는지...>

 

 

 

<여하튼 가다 쉬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다 보니 ~~>

 

 

 

<저 끝에 뭔가가 보입니다.>

 

 

<이 산꼭대기까지 어떻게 자재를 나르고, 어떻게 날마다 오르내리며 일을 했을까,

  지으면서 참 고생이 많았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직업병이 아닐련지....

  일할 때도 힘들었겠지만 성당 앞에 남아있는 공간도 너무 좁아서, 이렇게 찍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크지 않은 성당 안은 참 예쁘게 꾸며져 있습니다.>

 

 

 

<처음으로 접해보는 국악 미사,

  이곳에서는 모두 다 환갑이 넘으신 분들이 성가대원으로 활동을 하시는데,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만은 젊은이들 저리 가라 입니다.

  장모님은 그만 그 소리에 반하여 피로가 싹 가셨다고 좋아하시고,

  장인 어르신도 지루하지는 않으셨는 지 싫다는 말씀은 안하십니다.>

 

 

<그러나 난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성당 윗편에 올랐습니다.

  성당 지붕은 너른 마당으로 되어 있고, 그 뒷편 돌로 쌓은 축대에는 X자형 계단이 있어 올라가보니 ~~>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부인 신희, 제수 이육희,

  장남 유중처 요한과 맏며느리 이순이 루갈다,

  차남 유문철 요한과 조카 유중성 마태오, 일곱 분이 합장으로 모셔져 있는 묘소가 있습니다.>

 

 

"전주시가 내려다보이는 이 산 위에 이분들을 모신 것은 이분들의 높은 정신을 기리고,

 이곳을 참배하는 이들이 산에 오르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통해서나마

 순교자들께서 가신 길을 체험하게 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었다."

 

<무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전주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불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

 

 

<전주 시내도 무척 넓은지라 사진 한 컷에 담을 수 없어 조각으로 담았습니다.

  전주천을 따라 서천교 성지, 초록바위 성지, 그리고 풍남문 성지와 전동성당이 보입니다.>

 

 

<전망대를 둘러보고 내려가니 미사가 끝났습니다.

  고생하며 올라오신 장인 장모님을 위하여 기념사진 한 컷!>

 

 

<이제 산을 내려갑니다.

  올라오기보다 내려가는 길이 쉽기는 하지만 가파른 길이라 조심조심!!>

 

 

<내려가는 길에 있는 '전주교구 성직자 묘지'>

 

 

여기까지 하여 전주 지역 성지순례를 모두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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