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법문/3. 근본교리

[법륜스님의 '근본교리'] 제6강 존재의 참모습 - 세 번째

상원통사 2015. 1. 13. 21:53

(~~ 제5강에서 계속)


지구는 수많은 물질의 결합
미시세계로 나아가면 그렇고, 거시세계, 큰 세계로 나아가면 어떻게 될까요?
분자들이 결합한 게 물질인데, 지구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티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여 지구가 되었지만, 지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하나입니다.
작은 눈으로 볼 때 지구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그 속에는 수많은 물질들이 모여져 있지만,
태양계 입장에서 볼 때 지구는 조그마한 구슬 같은 수준입니다.
지구에 비하면 태양은 엄청나게 크지만, 은하계에는 일이천억 개의 태양이 있으니,
은하계 우주관점에서 볼 때 태양계는 먼지 알갱이 정도의 수준입니다.
우리 눈으로 보면 우주는 텅 비어있고 별들이 모래알처럼 박혀있는 것 같지만,
은하계를 멀리서 보면 가운데가 두툼하고 바깥이 얇은 하나의 볼록렌즈처럼 보입니다.
즉, 대우주 입장에서 보면 은하계 우주도 하나의 점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 점같은 은하계들이 대우주 안에는 약 일천억 개 정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같은 존재는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있다’ 하는 것의 속에 들어가 들여다보면 텅텅 비어 아무 것도 없고,
없는 줄 알고 자세히 보면 티끌같은 게 있고, 티끌같은 걸 다시 들여다보면 또 텅텅 비어있고,
텅텅 비어서 없는 줄 알고 보면 티끌같은 게 또 모여 있고, 티끌을 들여다보면 또 속이 비어있고 이렇습니다.
그러니 이 세계의 참모습은 있다 없다고 할 수가 없고, 다만 중중첩첩이 관계맺고 있을 뿐입니다.
물은 물방울의 결합으로, 물방울은 물분자들의 결합으로, 물분자는 원자들의 결합으로,
그 원자 속은 또 소립자의 결합으로, 소립자는 또 쿼크의 결합으로 되어있습니다.
분자가 모여 물질을, 물질이 모여 지구를 이루고, 지구와 같은 혹성들이 모여 태양계를 구성하고,
수도 없는 태양계들이 모여 은하계를, 은하계가 수도 없이 모여 대우주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개별적 단독자 실체는 없다
내 존재란 대우주에 비하면 티끌이라고 말할 수도 없지만, 원자에 비하면 대우주보다 더 큰 것입니다.
이것이 ‘나’라고 하는 존재의 실제 모습입니다.
그 각각의 관계가 흩어지면 사라지고, 관계가 맺어지면 존재하고,
또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있다 없다 이렇게 되는 것이지, 개별적 단독자 실체는 없습니다.


둘째, 생물계
그다음, 생물을 보겠습니다.
생물가운데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생물이 단세포 생물, 세포 하나짜리 생물입니다.
그 세포 하나짜리도 속을 들여다보면 가운데 핵이 있고 바깥에 미토콘드리아도 있고 뭐도 있고 많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핵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유전자 나선은 엄청나게 많은 단백질 분자들이 서로 관계를 맺어서 거기에 수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의 단세포, 세포 하나는 물질의 정교한 결합으로 되어 있다
세포 하나하나는 엄청나게 정교한 물질의 결합으로 되어있습니다.
자동차 부속이 이만 개쯤 되는데, 그 부품들을 큰 바구니에 담아놓으면 그건 그냥 물질들입니다.
거기에 휘발유를 부어도 움직이지 않고, 버튼을 눌러도 불이 반짝거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걸 설계도에 따라 조립을 해놓으면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똑같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도, 정교하게 결합된 것과 안된 것과는 그 작동이 전혀 다릅니다.
또한 같은 분자식의 물질이라도 그 원자들의 결합 순서가 바뀌면 물질의 성질도 달라집니다.
그런 것처럼 똑같은 물질도 순서를 어떻게 맺느냐,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작동과 드러난 성질이 달라집니다.
물질들이 엄청나게 복잡하고 잘 계획된 설계도에 의해 조립이 된 것이 생명입니다.
생명은 일반 물질과 성질이 전혀 달리 나타납니다.


자동차 공장에서 자동으로 자동차가 착착 조립되어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동차 공장이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지 자동차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생명이란 자동차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가 자기를 자동생산 할 정도로 정교해지면 이때부터 생명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니 우리의 지금 기술로 생명창조까지 갈려면 아직 멀고도 먼 얘기입니다.
그 미세한 박테리아 하나를 만드는 데까지 지구가 생성되고 나서 20억년이 걸렸습니다.
우리 인간은 30~50만년밖에 안되었지만 자연은 그 긴 세월 동안 형성이 된 것입니다.
그런 생명들이(세포와 세포가) 손을 잡아 하나의 덩어리로 행동하는 게 다세포생물,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 한 사람은 약 10조 개의 세포가 서로 손을 잡고 한 덩어리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래는 다 독립된 세포였기에 세포 하나하나마다 유전자가 다 독립적으로 들어있는 것입니다.
우리 몸 전체의 설계도는 뇌에만 들어있는 게 아니고 피부세포든 발가락 끝이든 어디든지 다 들어있으니,
세포 하나하나는 다 독립된 생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10조개의 생명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생명이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10조 개의 생명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생명입니다.
우리 몸은 매일매일 수억 개의 세포들이 죽어나가고 또 새로 생성됩니다.
세포를 기준으로 하면 엄청나게 많이 생기고 죽고를 되풀이하는 것이지만,
여러분 몸 전체를 관찰하면 나고 죽는 게 아니라, 성장하거나 유지되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들 하나하나를 관찰하면 나고 죽는 것 같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나고 죽는게 아닙니다.
파도 하나만 보면 파도가 생기고 사라지는 것 같지만 바다 전체를 보면 다만 물이 출렁거릴 뿐인 것입니다.
세포가 세포 한 개만으로 자기를 삼으면 거기에는 나고 죽는 생멸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라는 몸뚱이 전체로 보면 세포 하나가 사라진다고 자기가 죽는 게 아닙니다.
세포 하나하나는 큰 자기를 위한 하나의 작은 작용에 불과한 것입니다.


셋째, 정신세계
마지막으로 정신작용이란 뭘까요?
세포 하나하나는 다 독립적이지만, 그걸 신경으로 연결시켜놓으니까 하나가 됩니다.
발끝에 가시가 박히면 아프다는 것을 몸 전체가 전달받아, 눈이 보고 손이 가시를 빼러 갑니다.
발가락이 찔렸는데 손이 가는 것은 이게 다 한 몸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세포 하나하나로 보면 이건 다 남이지만,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남이 아닙니다.
근데 신경을 잘라버리면(연결고리를 끊어버리면) 발가락을 잘라도 눈도 모르고 손도 모릅니다.


자식이 아픈데 자신이 아픈 것은 정신 작용이다
자식이 아프면 여러분들 마음이 아프고, 자식이 병들면 여러분들이 병듭니다.
이때 아프다 하는 것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입니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물질로 연결되어 있지만, 자식과 나는 정보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어떤 식으로든(이목구비, 신체, 생각) 내게 전달되지 않으면,
한 겹 커튼 뒤에서 죽어도 모르고, 자기 자식이 죽어도 안 아픕니다.


인류애, 민족애, 가족애라는 것은 정신적 연관이다
우리가 인류애, 민족애, 가족애라고 하는 것은 정신적 연관입니다.
동물은 정신작용을 안하니까 다른 동물이 죽는다 해도 아파하지 않지만,
우리 인간은 정신으로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옆 사람이 죽으면 아픈 것입니다.
이것이 인류애입니다.
우리 모두는 본래 연결이 되어 있는 데, 그것을 탐진치 삼독이 잘라버리니 아파도 아픈 줄 모릅니다.
바깥을 잘라버리고, 이 육신만으로 자기를 삼는 것을 아상에 사로잡혔다고 말합니다.
신경으로 연결된 것을 자르면 아프게 느끼지만, 정신적으로 연결된 것을 자르면 죽게 됩니다.
정신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부분을, 아상에 사로잡혀 잘라버리면 그것은 곧 죽음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갓태어나면 물질이면서 생물이긴 하지만, 아직 정신세계는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아이를 사람과 전혀 접촉시키지 않고 돼지우리에서 돼지들과 함께 몇 년을 키우면,
아이의 정신적인 하드웨어에는 돼지의 정보만 입력되었지 사람의 정보가 입력되지 않았기에,
모양만 사람처럼 생겼지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태어나기만 하면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정신작용이 계승되어야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물질로도, 생물로도, 또 정신적으로도 다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생물로서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을 이 그림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여기 나무가 서있고 나뭇가지에 나뭇잎이 붙어있습니다.
이쪽 나뭇잎이 떨어지더라도 저쪽 나뭇잎은 상관없이 붙어있고,
내가 이 나뭇잎을 가위로 자르더라도 저 나뭇잎과는 아무 상관이 없으니,
나뭇잎 각각은 다 별개의 존재같이 보입니다.
그런데 나뭇잎을 따라 내려가면 나뭇잎끼리는 나뭇가지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별개인 것 같지만 나뭇가지 아래를 잘라버리면 위에 있는 나뭇잎들은 같이 죽어버립니다.
또 이 가지는 죽어도 저쪽 가지는 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아래 줄기를 자르면 같이 죽습니다.
그러니 이 나무는 전체가 다 연결되어있는 것입니다.
나뭇잎과 가지만 연결되어있는 게 아니라 나무 뿌리와 대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무와 대지(흙과 물)만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닙니다.
나무는 대지에 그냥 뿌리박고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땅속에 지렁이가 구멍을 파고, 그 구멍으로 산소가 공급이 되고, 거기에 박테리아가 살고,

그 박테리아들이 물질들을 분해시키고, 그게 물에 녹아서 나무로 올라가고,
그걸 다시 조립하고 쌓아 나가고 있는 게 나무가 지금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때 에너지로는 태양 에너지를 씁니다.
성장에 필요한 부품은 뿌리로만 가져오는 게 아니고 잎사귀를 통해서 허공 중에서도 가져옵니다.
공기 중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받고 뿌리에서는 물과 질소를 공급받아 만든 게 탄수화물입니다
그러니 대지에만 뿌리박고 있는 게 아니라 허공과도 관계 맺어져있고 또 태양하고도 관계맺어져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물질계와 모든 생명계가 관계 맺어서 우리의 생명이 유지되고 있고,
모든 인류와 대자연과 내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있기에, 그것이 끊어지면 나의 정신적인 안온도 깨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상에 사로잡혀 그것을 모르고 자기 혼자만 생각합니다.
한 집안에서 자기만 생각하면(관계를 자르면)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기고,
한 사회에서 자기 가족만 생각하면 사회가 갈등이 생기고,
한 나라에서 자기 지역만 생각하면 지역 간에 갈등이 생기고,
한 세계 안에서 자기 민족만 생각하면 민족 간에 갈등이 생겨 분쟁이 되고 전쟁이 나고 인류의 재앙이 되는 것입니다.

 

지구 안에서도 사람만 생각하니까 사람과 자연 사이에 갈등이 생깁니다.
마누라를 두들겨 패서 죽고 나니, 자기가 밥 해먹기 어렵고 자식들이 어머니 잃듯이,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고 보니까 인간에게 도리어 고통이 돌아옵니다.
한 사회 안에서도 자기만 재물을 많이 갖거나 지위를 독점하면 다른 사람들이 괴롭게 됩니다.
자기 혼자만 잘살려고 하는 것은 암세포와 같은 것입니다.
암이 퍼지면 사회 전체가 붕괴되고, 사회가 붕괴되면 가진 자도 같이 망합니다.
조선시대에 양반들이 부패하니까 우선 백성들이 고통을 겪고,
백성들이 굶어 죽으니 나라가 망하고, 나라가 망하니 양반이고 임금이고 다 같이 망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사회는 극히 일부가 돈을 독점하고 지위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자기 것만 크니까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것이 암세포인 줄 모르고 있습니다.
암세포가 자라면 사회 전체가 망하게 됩니다.
나만 잘된다는 것은 내 자신이 암세포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 나 암세포 되게 해주십시오’, ‘우리 아들 암세포 되게 해주십시오’
이런 기도는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이렇게 얘기해도 정신 안 차릴겁니까?


서로 조화를 이루어 서로 돕는 관계로의 복원이 생명의 본래 모습
존재라는 게 이렇고, 생명이란 게 이런 거고, 삶이란 게 이런 줄 깨닫고 그 끊어진 연관을 복원 시켜야 합니다.
끊어진 사회적 연관을 살려내고 끊어진 자연과의 연관을 살려내는 게 조화입니다.
죽이고 살리고 지고 이기는 게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고 서로 돕는 관계로의 복원이 바로 생명의 본래 모습입니다.
그것이 니르바나의 세계이고 정토의 세계입니다.

 

이 강의는 '정토회 > 정토TV > 법문 보기 > 근본교리'에서  동영상으로 볼수 있습니다.

 

 

*** 짧은 생각 ***

 

부처님의 말씀을 깨닫는 것이 인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