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강에서 계속)
여러분들 담배 좋아하세요?
오늘은 담배피우는 사람을 위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은 담배냄새가 코끝으로 싹 스치면 갑자기 피우고 싶은 생각이 나거나,
눈에 보이면 피우고 싶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담배갑이 잡히면 한 대 빼물 수도 있는데,
이것을 그냥 무의식적으로 피웠다고 말하는데, 분석해보면 일곱 개의 과정이 나옵니다.
그러면 담배 피우는 그 자연스러운 과정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분석해 봅시다.
명색(名色) : 대상의 형상과 용도
여기 담배라고 하는 게 하나 있는데, 담배 자체를 명색이라 합니다.
그걸 왜 명색이라고 하느냐?
담배, 즉 담배 잎으로 만든 길게 생긴 것, 이런 물질, 이런 존재, 이것을 색이라 합니다.
여기에 이렇게 생긴 존재, 그릇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서,
컵뚜껑이라고도, 커피잔이라고도, 물잔이라고도, 밥그릇이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이 용도, 쓰임새가 그 존재의 생명입니다.
빗자루를 쓰다가 더 이상 먼지가 안 쓸어지면 ‘이 빗자루 수명이 다 했네’ 이럽니다.
이처럼 이름 名은 목숨 命자의 성격을 갖습니다.
그 이름이라는 것은 바로 그 쓰임새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그러니 명색이라고 할 때는 그 존재(色)와 그 존재의 이름(名)입니다.
그 이름이 갖는 특징은 그 쓰임새하고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즉 ‘담배’ 하면 이렇게 생긴 ‘물질’에다가 ‘피우는 것’까지 같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담배잎으로 담배를 만들었으니 담배라고 부르지, 담배잎으로 약을 만들었을 때는 담배라 부르지 않습니다.
아기 엉덩이로부터 노란 게 툭 나왔는데, 우리가 볼 때 ‘똥’ 이러지만 개가 보면 ‘밥’ 이라 합니다.
이 노란 것은, 똥인데 개가 밥으로 잘못 안 것도, 밥인데 사람들이 똥으로 잘못 아는 것도 아니고,
단지 아기 엉덩이에서 나온 노란 것 그 자체인데 쓰이는 데 따라 이름을 달리 하는 것입니다.
농부가 그것을 보면 ‘거름’이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존재 자체는 같지만 그 용도에 따라 명과 색이 달라지는데, 명과 색은 분리되지 않고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담배 잎으로 만든 피우는(명) 물질(색)을 담배(명색)라 합니다.
명색(名色) : 인식하는 바깥 세계, 인식대상(육경, 六境)
또한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바깥 인식대상을 모두 명색이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담배의 모양과 빛깔도 명색이고, 코끝을 스치며 나는 구수한 담배냄새도 명색입니다.
눈에 보이는 저 벽시계의 모양과 빛깔이 명색이고, 눈감았을 때 귀에 들리는 째깍째깍 소리가 명색입니다.
육입(六入) : 인식하는 6가지 감각기관(육근, 六根)
우리가 인식하는 대상은 인식기관에 따라 여섯 가지로 나눠지는데,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빛·소리·냄새·맛·촉감·의식작용)을 한마디로 명색이라 합니다.
명색이 감각기관을 통해서 정보가 안으로 들어오면서 우리는 사물을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그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육근(眼·耳·鼻·舌·身·意, 눈·귀·코·혀·손·몸·마음) 또는 육입이라 합니다.
촉(觸) : 명색(名色)과 육입(六入)의 만남
우리가 ‘무엇을 본다’ 라는 것은 명색(담배)과 육입(눈)이 만난 것(촉)입니다.
만나는 것을 우리는 무엇을 본다, 듣는다, 냄새 맡는다, 맛본다, 만진다, 상상한다고 말합니다.
담배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담배냄새를 맡고, 담배를 만지는 것도 만난 것이고,
머릿속에서 담배를 생각하는 것도 만난 것입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할 때의 담배는 법(法)이고, 그것을 떠올리는 것은 의(意)라 합니다.
여러분들이 생각을 하는 것은 ‘색·성·향·미·촉·법’과 ‘안·이·비·설·신·의’ 에서, 법과 의가 만난 것입니다.
수(受) : 외부와의 접촉에서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느낌
두 손바닥이 부딪히면 딱 소리가 나고, 두 부싯돌이 부딪히면 불꽃이 번쩍 튀듯이,
명색(담배)과 육입(눈)이 만나면(촉) 튀어 나오는 게 수(受, 느낌, Feeling)입니다.
이건 '생각'하고 조금 종류가 다른 것입니다.
생각이라는 것은 지속할 수도 있고 과거의 것을 떠올릴 수도 있는데,
느낌(Feeling)이라는 것은 그 순간에 불꽃처럼 탁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순간에 일어나는 Feeling은 그 다음에 생각으로 이동합니다.
담배(명색)를 눈으로 보거나 코로 냄새를 맡으면(촉), ‘담배를 피우고 싶다(애)’ 이렇게 되는데,
보통 그 중간에 있는 Feeling(수)을 관찰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담배연기가 코끝을 스칠 때 순간적으로 기분 좋음(플러스 반응)이 일어나고 그다음에 의식이 뒤따라 옵니다
플러스(+) 반응이 일어나면 ‘하고 싶다’가 되고, 마이너스(-) 반응이 일어나면 ‘하기 싫다’가 됩니다.
‘하고 싶다’라는 반응에 끌려가면 ‘하자’가 되고, ‘하기 싫다’에 끌려가면 ‘하지말자‘가 되는 겁니다.
즉, ‘하고 싶다’, ‘하기 싫다’ 이전에 순간적으로 호의적 반응이나 거부반응이 일어나는데,
이것은 의식이 아니니까 쉽게 관찰이 안되지만,
아주 철저히 준비해서 잘 관찰하면 알아차릴 수 있는 데, 이것이 수(受)입니다.
애(愛) : ‘~하고 싶다’는 애착
수 다음에 나오는 것이 ‘하고 싶다’, ‘하기 싫다’ 인데, 이것을 애, 갈애(渴愛)라 합니다.
‘하고 싶다’만 애가 아니고, ‘하기 싫다’도 애에 속합니다.
담배(명색)을 눈(육근)으로 보아(촉) 좋은 느낌(수)이 일어나면, 담배 피우고 싶다(애)가 됩니다.
취(取) : 의지, 말, 행동(행)
그래서 ‘해야지’ 하면 취(행)입니다.
‘행’에는 하려는 의지작용과, 해야지 하는 말과, 하는 행동, 세 가지가 있습니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세 가지가 다 업의 근원이 되는 행입니다.
여기서는 ‘취’라 하는 데, 마음으로 취하든지 말로 취하든지 행동으로 취하든지 같은 것입니다.
담배 한 대 피워야지, 넌 내 여자야, 이렇게 말만해도 벌써 행을 한 것이고, 실지로 몸을 움직인 것도 행입니다.
죽이려 마음먹은 것도 행이고, 죽이겠다고 말하는 것도 행이고, 실제 죽이는 것도 행입니다.
이 세 가지가 행인데 여기서는 취라고 했습니다.
유(有) : 습관이 남아있는 것(씨앗)
명색(담배)과 육입(눈)이 만나서(촉), 호의적인 반응(수)이 일어나, 하고 싶다(애)는 감정이 생기고,
감정에 끌려가서 행동(취)이 일어나는데, 행을 하면 거기에는 반드시 무엇인가 남는 데 그것을 ‘유’라 합니다.
즉, 담배를 피우면 혈액 속의 니코틴이든, 의식 속의 의지이든, 무의식적인 손동작이든, 담배 피우는 습관이든,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남아있는 데, 이것을 유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나의 사고나 하나의 동작이 시작되어서 끝날 때까지의 과정은 순식간이지만,
명색으로부터 유까지 일곱 가지의 과정을 거칩니다.
식(識) : 현재 가지고 있는 습관, 업식(씨앗)
담배냄새(명색)를 코(육입)로 맡는(촉) 순간, Feeling(수)은 (+)와 (-)반응으로 나타나는데,
그것은 내면에 그런 업이 있었기 때문에 그 업에 따라 Feeling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각자는 업식이 다르니까 Feeling이 다르고, Feeling이 다르니까 갈애가 다르고,
갈애가 다르니까 행동이 달라지는 겁니다.
그걸로 인해서 새로 지어진 업(결과물)은 또 달라집니다.
씨앗이 다르니까 싹이 다르고 열매가 달리 나온 것입니다.
똑 같은 밭이지만, 콩 심은 데는 콩 나고 팥 심은 데는 팥이 납니다.
‘식’을 식물에 비교하면 ‘씨앗’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씨앗을 밭에다 심은 것이 ‘명색, 육입, 촉’ 입니다.
싹이 튼 것이 ‘수’, 자라서 꽃필 때까지가 ‘애’, 암꽃과 수꽃이 만나면 ‘취’입니다.
암꽃과 수꽃이 안만나면 종자는 안만들어지듯이, 취가 행해지지 않으면 새로운 업은 짓지를 않습니다.
취가 일어나면 열매가 달리게 되는데, 그 열매가 ‘유’입니다.
이렇게 ‘식’이 한 생을 살아가면서 열매를 만든 게 ‘유’입니다.
‘유’는 또 다음 과정의 씨앗이 되어 또 한생을 거듭하고, 이것은 미래에도 계속 반복됩니다.
생(生), 노사(老死) : 싹이 트고 싹이 자람
이런 한 생을 ‘생, 노사’라고 두 단어로 줄였습니다.
이 여덟 가지 과정(식~유)이 계속 반복이 되는데, 그것을 생, 노사라고 줄인 것입니다.
‘식’으로부터 ‘유’까지의 과정은, 한 생각(동작)이 일어나고 사라질 때까지를 말하는데 이게 ‘현재’입니다.
그럼 여기서 당연히 또 질문이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왜 그런 업식이 있습니까?
그 사람은 왜 담배를 보자마자 피우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까?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으니까 그렇지,
그 사람은 왜 습관이 있습니까? 그 사람은 담배를 피웠으니까 습관이 있지,
그 사람은 왜 담배를 피웠습니까? 그 사람은 그 전에 습관이 있으니까 피웠지....
이렇게 자꾸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금 골초라 하더라도 맨 처음에는 습관이 없는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행(行) : 애, 취, 의지 작용
그 수없는 피우는 과정, 과거에 쭉 되풀이되는 과정을 한마디로 ‘행’이라 합니다.
‘행’이 있어서 ‘식’이 있었던 것입니다.
피우자, 피우고 싶다, 피워야지, 또는 피우거나 해서 이런 습관이 형성이 되고, 그게 씨앗이 되어 또 계속됩니다.
그럼 이런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서 맨 처음 아무 습관도 없는 상태에서,
담배 피워야지라는 의지를 보였거나, 말을 했거나, 담배를 피운 그 첫 번째 그 동작(행위)은 왜 생겼을까요?
아무 습관이 없었는데, 종자가 없었는데 왜 생겼을까요?
여기 담배 피우는 사람이 대답해 보세요, 맨 처음에 왜 피웠습니까?
남들이 피우니까? 남들 피운다고 다 피우는 것 아닙니다, 보고 안피운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럼 남이 피우는 걸 보고 나도 피우기 시작한 첫 번째 행동은 뭐라고 설명해야 될까요?
예, 아무튼 그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 그게 좋아 보여서 그런 것입니다.
속이 답답할 때 저걸 피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든지, 멋있어 보였던지, 그걸 피우면 어른처럼 느끼게 된다든지,
그런 건 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걸 근원적으로 생각하면 좋아 보여서 그랬던 것입니다.
근데 실제로는 안 좋은 것입니다.
안 좋은 것인데 좋아보였으니까 그것은 착각에서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까 맨 처음 원인은 순간적인 착각, 어떤 생각을 하나 잘못했던 것입니다.
무명(無明) : 습관이 전혀 없을 때 근본 원인, 무지, 전도몽상(顚倒夢想)
이렇게 잘못 생각한 것을 무명(밝지 못하다), 무지(어리석다)라 합니다.
그러니까 원래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시작이 있는 것은 무명 때문입니다.
본래는 없는 데부터 시작했던 것입니다.
본래부터 있었으면 못 없애겠지만, 없는 데서부터 시작이 되었으니까 없앨 수가 있습니다.
이게 해탈의 가장 중요한 관건입니다.
지금 담배를 못끊는 사람은 ‘전생부터 피웠기에 못끊는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본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므로, 담배를 끊을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게 다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어떤 성격이든, 어떤 사고방식이든, 어떤 습관이든, 다 형성되어진 것입니다.
1년전, 10년전, 다생겁래 전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데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없는 상태로 돌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제3강에 계속합니다~~)
이 강의는 '정토회 > 정토TV > 법문 보기 > 근본교리'에서 동영상으로 볼수 있습니다.
*** 짧은 생각 ***
십이연기의 담배에 대한 비유를 이렇게 정리해 봤는 데,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담배연기는 몸에 해로운데 계속 태우니 괴롭다.(노사) 내게 괴로움을 주는 담배연기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내가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생) 그러면 왜 담배는 피웠을까?
담배를 피웠던 습관이 남아서 피웠다.(유) 그럼 담배 피우는 습관은 왜 생겼을까?
담배에 대한 집착을 일으켜 생겼다.(취) 담배에 대한 집착은 왜 생겼을까?
담배 태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애) 왜 담배 태우는 것을 좋아했을까?
담배 태우는 것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수) 담배 태우는 것이 좋다는 느낌은 어떻게 일어났을까?
담배라는 것을 인식(지각)해서 그렇다.(촉) 그러면 어떻게 담배를 인식하게 되었는가?
눈에 보였기 때문에 인식했다.(육입) 어떻게해서 눈에 보이게 되었을까?
잎으로 만든 길쭉한 것이 있었기에 보였다.(명색)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이 담배라고 인식할 수 있었나?
담배에 대한 정보가 심층의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식) 그 담배에 대한 경험과 정보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나?
과거에 피워봤기 때문에 그런 정보와 의식이 생겼다.(행) 과거에는 왜 피웠나?
담배 피우는 것이 좋은 것인줄 잘못 알았기에 피웠다.(무명)
애초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그러니 원래대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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