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법문/2. 불교의 역사

[법륜스님의 '불교의 역사'] 제14강 대승불교 사상 3 - 법화경

상원통사 2014. 10. 21. 20:50

(~~ 제13강에서 계속)


그 다음은 법화경, 묘화경이 있습니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는 일대사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묘법연화경에서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는 연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에게 궁극적으로는 부처님과 똑같은 지견(知見)을 열어보이기(開始)고,
깨닫고 들게(悟入) 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출현을 했다하는 이런 일대사 인연이 나옵니다.
또 지금까지 설해 온 여러 가지 교법은 그런 깨달음을 얻게 하고자하는 방편에 불과했다고도 말씀하십니다.


화택(火宅)의 비유
법화경에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화택의 비유가 나옵니다.
옛날 큰 부자였던 장자의 집에 불이 났는데, 집에는 자식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집에 불난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뛰어놀고 있었습니다.
장자가 불났다고 외쳐도 아이들이 알아듣지 못하자 방편을 쓰기로 했는데,
그것은 바로 아이들이 가지고 싶어했던 장난감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얘들아, 여기 재미있는 장난감이 있다.
 양이 끄는 수레, 사슴이 끄는 수레, 소가 끄는 수레가 있으니, 어서 밖으로 나오너라.“
장난감 말에 귀가 번쩍 뜨인 아이들은 다투어 집 밖으로 뛰어나옵니다.
안전한 곳까지 온 아이들이 장난감을 달라고 하자, 그는 커다란 흰 소가 끄는 수레를 모두에게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불타는 집은 미혹에 빠져 있는 세상을 말하고,
아이들은 그 세계가 위험하다는 것도 모른 채 그저 쾌락만 탐닉하는 범부를 가리키고,
세 가지 수레는 3승을 비유한 것으로, 양이 끄는 수레는 성문승, 사슴은 연각승, 소는 보살승에 해당됩니다.
부처님은 범부를 화택에서 끌어내기 위해 삼승(三乘)이라는 방편을 쓴 후에,
모두에게 커다란 흰 소가 끄는 수레, 즉 일불승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즉 성문되는 길 따로 있고, 연각되는 길 따로 있고, 보살되는 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은 오직 한 길, 부처되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회삼귀일(會三歸一) : 성문, 연각, 보살, 이 모두가 부처되는 길이다
이것은 성문 연각은 문제가 있고 보살만 훌륭하다는 사상을 뛰어넘어서,
성문 연각 보살, 세 길이 다 사실은 부처되는 길이라 해서, 회삼귀일이라 합니다.
즉 법화경에서는 소승을 비판하는 입장에서 소승까지도 수용 가는 경지로 나아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용녀변성성불 : 용녀가 몸이 즉시 남자로 바뀌어 성불한다

법화경에서 여러분들이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 중에는 용녀변성성불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 인도의 전통사상에서 여자는 사람취급을 못 받았습니다.
순서로 따지면 남자 다음이 소, 그 다음이 여자였으니 여자는 소보다도 못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여자도 수행을 하면 해탈과 열반을 증득할 수가 있다’ 고 하셨고,
많은 여성수행자들이 출가하여 비구니로서 당당히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뿌리깊은 여성 차별 사상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었기에 부처님이 돌아가신 이후부터는
출가한 여성들이 점점 견디기 힘들어지게 되고, 나중에는 여성 교단이 사라지게 되더니,
급기야 아비달마(논장)에 ‘여성은 성불할 수가 없다’하는 이론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비구니 교단 자체가 없어져 버린 스리랑카나 버마 같은 나라에서는 지금도 비구니가 인정이 안됩니다.

승에 대해 속도 대등하다는 것이 대승불교 사상이기에, 남성에 대해 여성의 대등함도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즉 법화경에 보면 용궁에 사는 용왕의 딸 용녀가 성불하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지혜제일이라고 하는 사리불이 용녀를 보면서,
‘여자가 성불할 수 있느냐’ 고 이야기 하니까, 용녀는 그 즉시 성불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죽고나서 남자로 환생하여 성불하는 게 아니고, 그 자리에서 남자로 몸이 바뀌어서 성불하는 것입니다.


여자도 수행하면 해탈할 수 있다는 사상으로 재정립된다.
그래도 남자로 변한 후에야 성불하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하는데, 유마경에 가면 이것마저도 없어집니다.
유마경에서는 문수보살이 성문승들을 이끌고 유마거사에게 문병와서 대화를 나누는데,
이들의 대화에 감동한 천녀가 모습을 드러내 그들 앞에 나타나고,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려 성문승들의 옷에 달라붙는데 떼어내려 하지만 떨어지지 않습니다.
천녀   : 굳이 꽃잎을 떨쳐내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리불 : 출가수행자가 꽃을 가까이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천녀   : 아니요, 꽃잎은 아무런 생각도 분별도 없기에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법에 어긋나는 것은 오히려 거듭 분별하고 생각을 굴리는 당신 자신입니다.


이렇게 한 방 먹은 사리불이 ‘그렇게 당신이 똑똑하다면 왜 아직도 여자 몸을 갖고 있느냐?’ 고 묻자,
천녀가 사리불에게 손가락으로 탁 하니까 사리불의 몸이 갑자기 여자 몸이 되었습니다.
천녀   : 조금 전하고 지금하고 당신은 어떻습니까?
사리불 : 똑같습니다.
천녀   : 그렇습니다. 여자 몸이라도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장애가 있다면 여자 몸을 버리고 남자 몸을 받을 텐데, 여자 몸도 해탈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는데 왜 몸을 바꾸느냐?
이렇게 대승불교에서는 남자와 다름없이 여자도 수행하면 해탈할 수가 있다는 사상으로 재정립이 됩니다


정토삼부경 : 아미타경(阿彌陀經), 무량수경(無量壽經),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그다음에 대승경전 중에는 정토부 계열의 경전이 있습니다
불교의 이상세계, 부처님의 세계를 정토라고 하는데, 세상에는 많은 정토가 있습니다.
동방유리광세계도 정토고, 미륵정토도 정토고, 극락세계도 정토이지만
대표적인 정토가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입니다.
정토에 관계되는 경(정토삼부경)에는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이렇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정토는 사바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이상세계)에 있는 것이기에 타방정토라 합니다.
미래에 미륵부처님이 출현해서 이 세계가 정토가 된다, 이것은 미래정토라고 말할 수 있고,
‘내 마음이 청정하면 이 세계가 그대로 정토다’, 이것은 화엄경에서 말하는 유심정토사상입니다.
시간관계상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정토경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아미타불(阿彌陀佛) : 법장비구가 대원을 세우고 수행정진을 해서 극락세계를 이룸과 동시에 성불했다
법장비구(法藏比丘)라고 하는 과거세의 수행자가 일체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큰 원을 바라고,
48가지 대원을 세워서 한량없는 희생과 봉사의 수행정진을 해서,
48가지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다 갖춰진 정토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이루어진 정토를 극락세계라 하고, 그와 동시에 성불한 부처님을 아미타불이라합니다.
아미타불은 그 수명이 한량없고 그 광명이 한량없다 해서 무량수, 무량광이라 하고,
중생을 위해서 한량없는 보살행을 행해서 그 중생의 구제를 마치는 것이 곧 자기 수행을 마치는 것입니다.
정토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보살이 성불을 한다는 것은 교화와 수행이 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타일시 성불도’, ‘자리이타’ 또는 ‘상구보리 하화중생’ 이렇게 여러 가지로 표현합니다.


유마경(維摩經)
또 대표적인 대승경전으로는 유마경이 있습니다.
유마경은 같은 반야부 계열의 경전이지만 입장이 조금 다릅니다.
모든 대승경전의 주인공은 보살인데, 유마경의 주인공은 유마거사입니다.
이것은 뭘 말하겠습니까?
이 경이 출현할 당시에 소승불교 교단에는 스님중심의 불교인들이 있었고,
대승불교 교단에는 지도부인 보살과 후원자인 신도로 위계가 나뉘어져 있었는데,
보살이 아닌 거사라는 칭호를 갖고 있다는 것은 재가신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유마거사는 거사이지만 스님, 보살들보다 더 높은 깨달음의 경지에 있다
재가신도이지만 유마거사는 성문의 스님들뿐 아니라 보살들보다도 더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그가 병으로 앓아눕자 부처님께서는 지혜제일 사리불 등 십대제자들에게 병문안을 권하나,
그들 모두 유마거사의 높은 법력이 두려워 문병가기를 꺼려서,
결국 문수보살이 대표가 되어 병문안단을 이끌고 가서 유마거사와 문답을 하게 됩니다.
즉 유마거사는 대승불교 최고의 지혜를 갖고 있는 문수보살과 동격이거나 더 높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비유를 든다면, 오늘날은 스님들과 신도들로 구분되어 있는데,
신도들 속에서도 스님들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한 법사도 있지만,
법사도 아닌 평신도 중에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고 때묻지 않은 대도인이 바로 유마거사 같은 분입니다.
주인공 유마거사와 유마경의 배경은 바이샬리인데, 바이샬리는 굉장히 중요한 도시입니다.
바이샬리는 비구니가 처음으로 출가한 도시이고, 제2결집 이루어진 진보파들의 본거지이며,
대승불교의 중요한 발원지인데, 유마경의 배경인 비아리성이 바로 바이샬리를 말합니다.


중생이 아프므로 내가 아프고 중생의 병이 나으면 내 병도 낫는다
유마경에는 여성도 수행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그런 얘기도 나오지만,
특히 ‘중생이 아프므로 내가 아프고, 중생의 병이 나으면 내 병도 낫는다’ 고 하는
대승보살사상의 가장 핵심을 지적한 내용이 이 유마경에 들어있습니다.


이 외에 삼매경도 초기 대승경전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린 이런 경전(금강경, 반야심경, 법화경, 화엄경, 유마경, 삼매경)들이 초기 대승경전입니다.
대승경전 중 반야부 계통의 경이 가장 먼저 나왔고, 나머지 경전들도 BC 1세기~ AD 2세기 사이에 세상에 유포되었습니다.


대승불교의 선지식
마명대사(馬鳴, Asvaghosa, 아슈바고샤) : 불소행찬(佛所行讚),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대승불교에는 위대한 선지식들이 많이 있었는데, 첫째는 마명대사를 들 수가 있습니다
마명대사는 불소행찬(Buddha carita, 붓다 차리타)이라고 하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대서사시를 썼습니다.
그리고 대승불교의 핵심사상을 담고 있는 대승기신론의 일부도 마명대사의 저작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대승기신론은 나중에 신라시대에 원효가 대승기신론소를 써서 유명합니다.


용수보살(龍樹, Nagarjuna, 나가르주나)
용수보살은 남인도의 왕자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모든 학문에 능통하였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인도의 여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못된 짓도 아주 많이 했었는데,
나중에는 왕궁에까지 들어가 궁녀들을 희롱하다가 들켜서, 두 벗은 사형당하고 혼자만 간신히 도망쳐 나왔는데,
육체의 향락이란 모든 괴로움의 근본이 되는 것을 깨닫고서는 불법에 귀의하였고,
공부도 아주 많이 하여 소승·대승에 정통하였고, 제2의 붓다라고 할 만큼 수많은 저술을 남겼습니다.


중론(中論)에서 팔불중도론 주장 : 생과 사, 오고 감, 같고 다름, 끊어지고 영원함이 다르지 않다
용수보살의 저술 중 유명한 것은 팔불중도론(八不中道論)을 주장한 중론이 있습니다.
생과 사가, 오고 감이(去來), 일이 같고 다름이, 끊어지고 영원함(단상)이,
각각 다르지 않고 둘이 아님을 설명하는 팔불중도설이 아주 유명합니다.
특히 공사상을 가장 체계적으로 이론적으로 정립하신 분이 바로 용수보살입니다.
근본불교에서의 '연기사상'은 ‘나라고 할만한 성품이 없다는 사상(無自性)’이고, 그것이 공임을 설명했습니다.
천수경에 보면 ‘죄무자성 종심기(罪無自性 從心起)’ 이런 말이 나오는데,
‘죄(업)라고 하는 것은 스스로의 성품이 없고. 마음을 따라 일어난 것이다’,
화엄경을 요점정리한 법성계에도 보면 제일 먼저, ‘법성원융 무이상(法性圓融 無二相)’,
‘법의 성품은 둥글고 두루하여 두 가지 모양이 아니로다’,
즉 선이니 악이니, 깨끗하니 더럽니 하는 그런 두 가지 모양이 아니라,
모든 법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고 다만 인연을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스스로의 성품을 가지지 아니하고, 인연을 따라서 이루어질 뿐이다,
이런 것이 바로 용수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유가 아니고 무라든지, 무가 아니고 유라는 게 아니라,

유무가 다 양변이니 유무를 떠나야 진정한 중도에 이르게 된다.


이분이 지은 글(論)에는 중론(中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십이문론(十二門論) 등이 있습니다.
용수의 사상은 제바(提婆 Deva)에게 계승되고, 그분이 쓰신 백론 등으로 인해서 대승사상이 꽃피게 되는데,
나중에 중국에서는 용수보살의 저술인 중론과 십이문론, 제바보살이 쓴 백론을 삼론이라 하고,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하는 삼론종이라는 종파가 형성되어, 고구려에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대승불교의 사상적인 양대산맥은 중관학파(中觀學派)와 유식학파(唯識學派)인데,
중관학파의 핵심사상이 용수보살의 사상을 계승한 것입니다.

 

(제15강에 계속합니다~~)

 

이 강의는 '정토회 > 정토TV > 법문 보기 > 불교의 역사'에서  동영상으로 볼수 있습니다.

 

 

*** 짧은 생각 ***

 

마명, 용수, 제바 등은 한자 이름이지만 다 인도의 스님들입니다.

대승불교 사상은 중국이 아니라 인도에서 형성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