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이 아닌 내게는 '관악산 입구 만남의 광장'이라는 지명보다는,
'서울대 입구'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국립 서울대학교 정문 옆'에서부터,
오늘의 걷기는 아내도 없이 홀로 시작됩니다.
<다른 길로는 관악산에 몇 번 올라보았지만, 이길로는 오늘 처음 입니다.
근데 산에 오르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가는 길에 멋진 작품이 있어서 한 컷!>
<갈림길에서는 안내책자에서 알려준대로 왼쪽의 야외식물원쪽 길을 택했습니다.>
<조금 올라가니 여기서부터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합니다.
역시 길을 잘 택한 것 같습니다.>
<가는 길엔 호수공원이 있는데, 어울리지 않게 산속에 웬 호수인가 했더니,
옛 수영장을 호수로 탈바꿈 했답니다.
나날이 생각이 발전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습니다.>
<도림천을 따라 오르는 길엔 자그마한 다리들이 여럿 있네요.>
<왼쪽 바위는 어디엔가 나오는 인상찌푸린 거인의 얼굴 닮지 않았나요?
내가 보기엔 눈 코 입이 선명합니다.>
<비온지가 오래되어서인지 개천 바닥이 바싹 말랐습니다.>
<호젓한 산길에서 도란도란 얘기나누며 오는 처자들이 이 길에 딱 어울립니다.>
<입구에서부터 현수막을 여럿 보았습니다.
다람쥐도 먹고 살게 도토리 좀 놔두라고....
예전에 못 먹고 못 입고 못 살 때의 버릇이 아직도 남아서인지,
큰 자루들고 일삼아 도토리 줍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제 먹고 살만하니 보릿고개는 잊어도 될 법한데,
다람쥐보다 못한 사람들이라고 하면 너무 큰 욕일까....>
<싸가지고 온 물보다는 약수로 목을 축이는 즐거움을 맛보고 ~~>
<나는 무너미고개로 향합니다.>
<긴가민가하여 지나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이곳이 무너미고개랍니다.
오는 길에 보이는 그 많던 안내판을 왜 여기는 설치하지 않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무너미고개(山越領)
"여기서 무는 [물;水]의 어원이 아니라, 고어 유씨물명고에 보면 산을 [몰;山]로 표기했고
~~ [물;山]+[넘미;越]+[고개;領]->[무너미고개;山越領]=(산등성이 넘는고개)의 의미이다"
무너미란 말이 사전에는 안나와있어, 네이버 지식in에서 인용했습니다.
<왼편으로 가면 관악산, 오른편으로 가면 삼성산,
뒤로 가면 서울, 앞으로 가면 안양,
그 옛날엔 서울 오갈때 이 고개를 넘었겠지요>
<숲은 울창하고 오가는 사람도 없어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상상하며 혼자 걸으니 좋은데,
2시가 가 다되어가니 슬슬 배가 고픕니다.>
<물은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것 담아오고,
김밥 두 줄에 3천원, 왕복 차비 5천원,
덤으로 단무지 하나를 입에 넣으며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나도 참 많이 바뀌었다!
진짜 행복이 이렇게 가까운데 있는데 여태 모르고 지냈으니...>
<무너미 고개를 넘어 안양쪽으로 흐르는 이곳은 삼성천,
비라도 흠뻑 오면, 바윗볼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거품이는 계곡물을 바라보는 것도 장관이겠습니다.>
<저 멀리에 뭔가 보이는 데 ~~>
<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 후문입니다.
이곳은 항상 문이 닫혀있어 옆길로 돌아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등산객을 위해 15분에 한 번씩 자원봉사 안내원과 함께 통과할 수 있도록 했답니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사람들과 함께 출발합니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한가하고, 시원하고....
또 좋은 말이 뭐가 있더라???>
<이곳까지는 안내원이 동행하기에 해찰하고 늦장부리면 안됩니다.
그러나 이 철문을 지나서는 구경도 하며 알아서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철문 안쪽만이 아니라 바깥쪽도 좋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바람결에 고소한 냄새가 나기에 두리번 거렸더니,
같이 가던 사람이 계수나무에서 나는 향기라고 알려줍니다.
회색으로 보이는 나무 여섯 그루가 계수나무입니다.
계수나무는 달나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말로 참 표현이 안되는 데,
물도 좋고 나무도 좋고 산도 좋고 길도 좋고...>
<로또복권 되면 이런 온실 하나 지을까 꿈꿔봅니다.>
생명의 나무 명명 선언문
"나무는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데 유형, 무형의 많은 혜택을 주어 인간의 삶을 오늘날과 같이 풍요롭게 해주었지만
우리 인간은 이에 대한 응분의 보답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나무와 인간의 영원한 삶의 공존을 위해 우리 모두는 자연의 일원으로써 함께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인간의 생명을 지켜준 나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그 뜻을 다시 한 번 우리 마음속에 되새기고자
이 아그배나무를 지구상의 모든 나무를 대표하는 생명의 나무(The Tree of Life)로 명명합니다."
생명의 나무 유래
"생명의 나무로 명명된 이 아그배나무는 1977년 대홍수로 떠내려온 7년생 줄기 하나가
바로 이 자리에 터를 잡고 자라나 이제 아름답고 훌륭한 나무로 성장하였습니다."
1992년 11월 6일 서울대학교 수목원
<그렇게 걷다보니 수목원 정문이 눈앞에 보입니다.>
<후문에서 정문으로 올 수는 있어도, 정문에서 후문으로 갈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수목원을 나오면 안양 예술공원
멋진 작품들이 많은 데, 언제 시간내어 사진찍으러 한 번 와야겠습니다.>
<여름이 지났는데 아직도 물놀이 중!>
<쪼끔 멋져보여 카메라에 담아보았는데...>
<가만있던 절벽이 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니 물이 흘러내립니다.>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의 카메라에 소리에 기죽어 난 멀찌감치 떨어졌습니다.>
<폭포 옆에서는 '우리소리 춤의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는데,
스피커 소리가 어찌나 큰지 귀가 멍멍하여, 듣다가 그냥 도망쳤습니다.>
<그대로 두었으면 너럭바위가 벌판으로 남고 ~~>
<냇가는 추억을 쌓는 공간으로 남아있을텐데 ~~>
<양켠에 축대를 쌓아서 도랑으로 변해버린 삼성천에 대한 아쉬움은 ~~>
<그래도 유원지에서 공원으로 바꿔주신 안양시에 고마움으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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