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중생(凡夫衆生) : 보통사람, 어리석은 사람
현인(賢人) : 인연과의 이치를 깨치고 슬기롭게 살아가는 사람
성인(聖人), 부처(佛)
이 세상의 사람을 크게 나누면 네 단계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보통 사람, 즉 어리석은 사람들을 범부중생,
인연과의 이치를 깨치고 슬기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현인,
거기서 한 단계 올라가면 성인이고, 또 한 단계 더 올라가면 불(부처)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범부중생이 어떻게 해야 현인이 되고, 현인이 어떻게 해야 성인이 되느냐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범부중생이란 그가 나쁘다든지 죄가 많다는 게 아니고 어리석다는 것인데,
이는 마치 쥐가 쥐약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쥐는 먹을 것인 줄 알고 쥐약을 먹지만 결국은 쥐약때문에 괴로워하다 죽게 되는데,
그것은 잘못 알았고, 거꾸로 알았고, 몰라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무지, 무명, 전도몽상 이런 표현을 쓰게 됩니다.
우리의 삶을 한 번 돌아봅시다.
우리는 더 행복하기 위해서 결혼을 하지만, 그 결혼으로 인하여 수많은 괴로움과 속박이 생기고,
더 행복하기 위해서 자식을 낳지만, 자식으로 인해 더 많은 괴로움이 생기고 갖가지 속박이 생깁니다.
잘 살기 위해서 직장에 나가는데 그 직장으로 인하여 갖가지 괴로움이 생기고,
돈을 벌려고 주식에 투자 했는데 도리어 손실만 생깁니다.
이렇게 예측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데, 이것은 죄가 많아 그런 것이 아니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데 본인이 잘못 알았기에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범부중생은 이 어리석음으로부터 스스로 깨어나기가 어렵습니다.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하는 순간은 기분이 좋고 행복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자신을 망치는 길인데,
본인은 그것이 잘못된 줄도 모르거나, 잘못된 줄 알아도 보통은 헤어나질 못합니다.
자기 혼자서만 마약을 한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보고 본인이 뭘 잘못하는 줄 알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다 마약을 할 때는 세상이 다 그러니까 거기로부터 벗어난다든지 그게 잘못됐다든지 하는 인식조차 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범부중생이 어리석음에서 깨어나려면 ‘이게 잘못됐구나, 나를 망치고 괴롭히는 거구나’ 라고 알아차려야 됩니다.
이렇게 알아차리는 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큰 지혜만 지혜가 아니라, 작아도 뭔가를 깨닫고 알아차리는 것을 지혜라고 합니다.
삼혜(三慧) : 범부중생이 어리석음에서 깨어나는 길
문혜(聞慧) : 성인의 말을 듣고 아는 지혜
사혜(思慧) : 스스로 사유해서 아는 지혜
수혜(修慧) : 닦아서 아는 지혜
지혜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성인의 말씀을 듣고 아는 지혜입니다.
담배가 좋은 줄 알고 피웠는데 의사가 건강에 해롭고 가족까지도 위험하다고 말해줄 때 이를 아는 것,
이렇게 자기가 몰랐는데 지혜로운 사람이나 성인의 말을 듣고 아는 것을 문혜라고 합니다.
이 문혜가 생기려면 믿어야합니다, 그 말을 안 믿으면 지혜가 생기지를 않습니다.
담배가 나쁘다는 의사 말을 믿어야지, 믿지 않으면 그런 계기가 있어도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틈나는 대로 부처님 말씀을 듣고 믿어야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법문을 듣는 것도 바로 문혜를 증득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성인의 말씀을 듣고 아는 지혜도 혼자서 또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성인이 말씀하셨기 때문에 옳다 하는 것은 믿음에 근거하는 것이지만,
스스로 곰곰이 생각하고 분석해보고서 아는, 스스로 사유해서 생기는 지혜를 사혜라고 하는데,
성인의 말씀 없이 스스로 사유해서 깨닫는 것도 사혜이고,
성인의 말씀을 듣고 나서 자기가 또 사유해서 깨닫는 것도 사혜입니다.
세 번째는 자기가 뭘 하는데 여러 번 실패하다가 스스로 잘못한 줄 깨달았을 때 이것을 수혜라고 합니다.
남편이 늘 화만 내니 괴로워하고 남편을 미워하고 원망하고 도망갈 궁리만 하거나,
또 갖가지 방법으로 남편을 바꿔보려고 해도 안 되어 스님께 여쭸더니, ‘남편한테 참회하라’고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남편이 나한테 참회를 해야 옳은 줄 알았는데, 스님의 말씀은 정반대입니다.
이때 이 말을 그냥 믿고 ‘내가 거꾸로 알았구나, 내가 참회하면 되겠네’ 이렇게 아는 것이 문혜입니다.
근데 왜 그렇게 될까?
남편은 남편생각에 자기가 잘났고, 나도 내 생각에 내가 잘났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남편 행동이 틀렸는데 자꾸 자기가 옳다고 우기니 ‘왜 저렇게 고집이 셀까’ 라고 생각했는데,
나 또한 내가 옳고 당신이 틀렸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고집 센 남편을 이기려하고 꺾으려고 하니, 내가 남편보다 더 고집이 센 것입니다.
비록 힘에는 밀리더라도 밀릴 때마다 속으로는 ‘니는 인간도 아니야’, 이렇게 마음으로는 더 이겨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람이란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내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인데,
생각이 서로 다를 뿐 누가 옳다 그르다 할 게 없는데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했구나,
내가 옳다고 생각하니까 남편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고, 틀렸으니까 고쳐야 된다고 생각을 했구나,
내가 생각을 잘못했구나, 내가 생각을 잘못했으니 내가 참회를 해야 되는 거구나,
이렇게 참회하는 이치를 따져 봐도 그게 맞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렇게 아는 것을 사혜라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참회를 실천합니다.,
남편이 뭐라 그럴 때마다, ‘듣기 싫어요, 몰라요, 당신 맘대로 해요’ 이러다가,
‘당신 말이 옳습니다, 제가 조금 아직 부족했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실제로 해보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머리도 안아프고 눈도 덜 침침하고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것도 없어집니다.
이렇게 닦아서 아는 것을 수혜라 합니다.
듣고 깨닫는 게 문혜, 이치를 따져서 아는 것을 사혜, 경험해보고 아는 것을 수혜,
이렇게 범부가 지혜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데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세 가지를 순서대로 갈 때도 있지만 세 가지 중에 하나를 통해서 나아가기도 합니다.
신해행증(信解行證) : 믿고, 이치를 이해하고, 실천하고, 해득한다
우리가 수행을 할 때는 신해행증을 한다고 말하는데,
첫째 믿고, 둘째 이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셋째 실천을 하고, 그래서 그것을 체득(증득)하는 것입니다.
행은 믿음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므로, 믿음이 강하면 실천이 강해지는데,
믿음이 올바른 믿음이 되려면 그 믿음에 대한 올바른 이치가 있어야 됩니다.
기독교인들 중에는 믿음은 강하지만 왜 그렇게 되는지 이치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믿기만 하면 맹목(눈이 없는 것), 맹신(눈이 없는 믿음)이 되어, 거꾸로 갈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니 믿음을 중요시 하되 반드시 올바른 이해가 보완되어야 하며, 그리고 실천을 통해서 증득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만 있고 믿음이 없으면 이것은 하나의 철학에 불과하고, 망상에 불과합니다.
믿음만 있고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잘못된 믿음, 미신이 되기가 쉽습니다.
믿음도 있고 올바른 이해도 있지만 실천이 없으면 성과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바른 믿음과 바른 이해 위에 바른 행을 통해서 그것을 체득해야 자기 것이 됩니다.
이것을 신해행증이라 하는데, 믿음·앎· 실천· 체득,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과학도 이와 마찬가지로 신해행증의 과정을 거칩니다.
과학도 처음에는 가설을 세우는데, 가설을 세울 때는 그렇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되겠지요
그 다음에 그런 가설에 도달할 이론을 만드는데 그 이론은 정확해야 됩니다.
그리고 실험을 해서 그 이론이 맞다는 것을 증명한 후에야, 이것이 하나의 원리나 법칙이 됩니다.
옛날에 우리 할머니들은 기도를 하면 영험을 많이 받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옛날 할머니들은 스님이 뭐라고 말하면 그냥 믿고 그대로 따릅니다.
근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절에 열심히 다녀도 기돗발이 잘 안받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공부를 많이 해서 아는 것은 많지만, 믿음이 별로 없기에 그런 것입니다.
믿음이 없으니 실천이 안되고, 실천이 안되니 자기가 체득할 수가 없습니다.
신(믿음)과 해(이해)를 겸비해야 행(실천)이 되는 겁니다.
성문승(聲聞僧) :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깨달은 사람
연각승(緣覺僧) :스스로 인연의 이치를 사유해서 깨친 사람
보살승(菩薩僧) : 삶 속에서 실천을 통해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사람
다시 말씀 드리면, 범부중생이 어리석음에서 깨어나려면 삼혜(三慧)를 닦아야 되는데,
늘 부처님의 말씀을 듣거나 또는 바르게 사는 사람들의 얘기와 경험을 듣고 따라해 보는 것을 문혜,
그분이 말씀을 했기 때문에 옳은 게 아니고 내 스스로 생각해봐도 옳다고 느꼈을 때 사혜,
그리고 실제로 경험(체험) 해보고 아는 지혜, 닦아서 아는 지혜를 수혜라고 합니다.
스님들도 삼혜의 관점에서 보자면,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깨달은 사람을 성문승(문혜),
스스로 인연의 이치를 사유해서 깨친 사람을 연각승(사혜),
삶 속에서 실천을 통해서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사람을 보살승(수혜)이라 합니다.
(제8강에 계속합니다~~)
이 강의는 '정토회 > 정토TV > 법문 보기 > 불교의 역사'에서 동영상으로 볼수 있습니다.
*** 짧은 생각 ***
이해를 했으니 믿는 것까지는 되는 데,
행동으로 옮기려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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