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 우리 여기서 미사 드리고 가요.
나 : 안돼, 너무 늦어요.
아내 : 그래도, 수녀님이 말씀하시는 데...
고집부려야 소용 없습니다. 밥 얻어먹고 살려면 아내 말이 곧 헌법입니다.
우린 30분을 기다렸다가 11시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신부님 집전하에,
수녀님 두 분,
식복사(뒷바라지)하시는 신부님의 어머님,
그리고 외지에서 온 우리 부부.
2층 성체조배실에서, 이렇게 우리(?)만을 위한 작은 미사가 올려졌습니다.
전체 신도수가 25명(스물다섯)이나 되고,
신부님 한 분과 수녀님 두 분이 계시는,
충남 당진군 합덕읍 신리에 있는 신리 성지 입니다.
<동네 안으로 쭉 들어왔는 데, 눈까지 쌓여있어 어디서부터가 신리성지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충 차를 세워놓고 걸었습니다.>
신리성지
"신리 성지는 박해가 가장 오래된 교우촌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는 성 손자선 토마스의 생가이자 성 다블뤼 안 주교의 주교관(교구청)이 자리하고 있다.
안 주교은 1866년 병인년에 위앵 민 신부와 오매트르 오 신부 그리고 황석두 루카와 함께
이곳 거더리에서 체포되어 순교하였는 데,
안 주교는 이 집에서 신유박해와 기해박해 그리고 병오박해 당시 순교한 이들의 행적을 조사하여
한국 가톨릭 교회사를 집필하기도 하였다.
또한 손자선은 관장 앞에서 자신의 살을 물어뜯어 신앙을 증거한 치명자로도 유명하다.
문헌에 기록된 신리-거더리 출신 순교자만도 40여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순교자를 배출하였다.
성지 인근에는 32기의 머리없이 발견된 무명 순교자의 묘와
손자선의 가족 순교자 묘 14기 등 40여 기의 순교자 묘가 있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에서
<성 다블뤼-성 손자선 기념성당>;
<야외 제대와 광장>
<성당 1층은 여느 성당과 다를 바 없는 데~~>
<한 사람이 겨우 올라갈 수 있는 조그만 회돌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성체 조배실이 나옵니다.
오른쪽에 앉아계신 분이 신부님 어머님,
왼편 앞쪽 방석 두 개에 수녀님들이 앉고,
우린 그 뒷 편에 앉아 미사를 지냈습니다.>
<해가 떴으나 그리 강하지 않아 멋지게 잡아본다고 잡았는 데...>
<사람이 있는 것이 더 예쁜 것 같고...>
<그래서 세 컷 모두 올렸습니다. ㅎㅎ>
성 손자선 토마스의 생가
"이곳에서 성 다블뤼 안 주교님께서 머무시면서 선교활동을 지휘하고, 조선 순교사 비망기를 기록했다.
따라서 이 집은 다블뤼 주교의 주교관이며, 조선 제5대 교구청이기도 했다."
"대들보와 서까래 일부 그리고 주춧돌, 기둥 등은 집이 처음 지어질 당시의 재료들이다.
부엌 안에서 보이는 대들보에는 '가경 21년 병자년 2월 18일 진시 상량'이라고 적혀있다.
가경 21년은 서기 1816년으로, 이 집은 200년 가까이 신리의 신앙과 순교자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솔잎 하나하나를 정성들여 흰 눈으로 칠했습니다.
뭉터기로 보이는 것은 새하얀 솜이렷다...>
<하아, 종도 예쁩니다.
종을 물고있는 것은 황새일까 말일까???>
<내가 찍고도 스스로 감탄했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자화자찬?? ㅎㅎㅎ>
<성모자상>
<왼편은 휴게실이고 오른편은 기념관이랍니다.
한참 공사중인데, 이곳 성지 전체가 조감도대로 다 완성되면 엄청난 규모가 될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
'크다'와 '작다'가, '많다'와 '적다'가 서로 섞여 혼돈을 주는 곳, 신리 성지!
미사가 끝난 뒤 수녀님이 내려주신 커피 한 잔씩을 마시고,
우린 여사울 성지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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