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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대숲맑은 푸드투어 3 - 돌담길, 창평국밥, 메타세쿼이어길, 관방제림

상원통사 2013. 11. 12. 23:51

술! 마실 때는 천국, 다음 날은 지옥...

머리는 지끈거리고, 목은 타고, '나 다시는 안먹는다'는 소리를 열 번도 더하는 괴로움의 반복.

어제 먹은 술이 종류도 많고 양도 많았기에 으례 또 그러려니 했는 데,

웬걸, 오늘 아침은 말짱합니다.

담양 공기가 좋아서인가, 대나무 술들이 좋아서인가...

여하튼, 가뿐히 일어나서 가비얍게 세수하고,

보따리 짊어지고 동네 한바퀴~~~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지내 마을.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돌담길입니다.>

 

 

<예전엔 부자들이나 담장에 기와을 얹었다는 해설사의 말씀..>

 

 

<교회당 뾰쪽탑이 그림에 액센트를 주고...>

 

 

<이 집은 바윗돌로 담장을 쌓았습니다.>

 

 

<이 마을 문패(?)는 보는 이들을 미소짓게 합니다.

 보성댁, 해와 달, 메론과 딸기가 노는 집, 부지런한 집, 돌담집....> 

 

 

 <체험교실도 많이 있네요.

  예약하고, 돈내고, 고생하고, 즐기고 갑니다.

  약초밥상, 빈도림 생활공방, 수의 바느질, 수제 막걸리, 야생화 효소, 산야초 효소, 산골밥상, 텃밭밥상...>

 

 

<민박집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는 여자회원들이 머물렀던 '흙과 풍경'

  그외에도 달구지 민박, 돌담집 민박, 매화나무집, 한옥에서, 하심당, 소나무 언덕....>

 

 

<나만 가뿐한 게 아니군요.

  발걸음도 가벼운 우리 회원들 보세요.

  와따메, 담양이 좋기는 좋네, 이~~~>

 

 

춘강 고정주 고택(1863~1933)

 "구한말 규장각 직각벼슬을 하였으며, 1905년 을사보호조약(을사늑약으로 고치세요!) 이 맺어지자 창평으로 낙향했다.

  나라를 되찾자면 인재양성이 절실함을 믿어, 근대교육의 효시가 된 영학숙과 창흥의숙을 사재를 털어 열었다.

  오래된 담장길을 따라 고가의 솟을 대문을 마주하면 고인의 고준했던 정신세계가 느껴진다."

 

<몸만 부자가 아니라, 마음도 부자였던 분입니다.>

 

 

<요 대목에서 의문 한가지!

  왜 대문까지 직선으로 길을 내지 않고 슬쩍 휘돌려 놓았을까???>

 

 

<이 물길은 최근에 예쁘게 보일려고 돈드려 꾸민 것이라는 데,

  설마 이MB표 청계천처럼 Pumping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걸 보면 이 마을이 전시용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겠지요?

  책읽는 소녀, 그러니까 초등학교렷다. 아이들도 자라나는 동네...

  맞습니다, 맞고요. 창평초등학교입니다.>

 

 

<고목나무 아치.

  고목나무 뒤 현수막 걸린 곳이 면사무소이고, 왼쪽 벽돌건물이 옛 보건소.

  오래된 마을 내음이 물씬 풍깁니다.>

 

 

<정겹습니다.

  어렸을 적, 1년에 두 번 이런 목간통에 와서 목욕했었는 데...

  왼편엔 군바리표 석면 스레트 지붕도 있네요.>

 

 

<관광객이 되면, 무너진 돌담도 멋져 보입니다.>

 

 

1990년 광주현장에 있을 때로 기억합니다.

공사가 끝나가면 현장식당(함바)도 없어지기에, 점심 때마다 밥 사먹으러 나가는 것도 일이 되곤 했지요.

이 곳 저 곳 전전하다가, 근처에 새로 생긴 '창평국밥집'을 찾았습니다.

새로 생겨 깔끔했고, 맛도 좋았고. 아줌마도 예뻤고...

그냥 창평사람이 하는가보다 하고 생각했었는 데, 이제보니 그게 아니군요.

 

<오늘 아침식사는 담양 10미 중의 하나인 '창평국밥'입니다.

  우린 순 진짜 오리지날 '원조 창평시장 국밥집'을 찾았습니다.>

 

 

<해장으로 대잎 막걸리도 곁드리고...>

 

 

<국에 밥을 말아, 깍두기랑 김치랑 함께 한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난 원래 음식을 남기지 않습니다.

  남기면 죽어 지옥에 가서, 수채구멍에서 다 주워 먹어야 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이곳만 문을 열었네요.

  담양 10미 중의 하나인 '창평 전통 쌀엿'

  한 봉지 사서 가방에 담았습니다.>

 

 

89년도에 처음 차를 사서는 많이도 돌아다녔습니다.

2차선 길 양 옆에 곧게 뻗은 나무들을 가로수로 심어 놓은 곳,

무슨 나무인지는 몰랐지만, 가지런한 이등변 삼각형이 보기좋아,

지나쳤다가 차를 돌려 다시 보기도 했었지요.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의 메타세콰이어길,

지금은 '가로수가 예쁜 길'로 워낙 유명하기에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다시 와본 이곳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나무들은 엄청나게 자라있고,

  아스팔트 포장은 걷어내고 흙길로 바뀌었고,

  차는 물론 자전거도 다니지 못하게 하고 사람만 다니게 바꾸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이젠 이름이 바뀌어야겠지요.

  걷기 좋은 숲속 동굴, 메타세콰이어길!>

 

 

<그런데 이 길을 걸으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국립공원도 공짜인 데, 2.8Km 걷는 데 1,000원.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에 몇 명이나 오고 수입이 얼마나 되는 지 모르겠지만, 

  매표소 근무 직원, 곳곳을 지키는 감시원들 월급 제하고 나면 얼마나 남을까?

  별 도움이 안된다면 무료로 개방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9천원짜리 음식, 만원 줄 때는 별로 모르지만,

  주차료 천원, 입장료 천원은 아깝게 느끼는 게 사람심리이고 보면...

  인심 팍팍써서 무료로 개방하고, 대신 자발적으로 돈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1. 소원성취 분수대나 연못을 만들어 동전으로 회수하는 방법,

  2. 소원 적은 쪽지를 담은 공을 '대돌이'의 너른 품에 던지게 하고,

     쪽지 담을 공을 팔고, 소원적은 쪽지는 큰 유리상자에 담아 보존하는 방법,

  3. 아예 무료로 공을 주고, 그 공 안에 천원, 만원짜리 지폐를 담을 수 있도록 꼬시는 방법,

  생각해보면, 기분좋게 회수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이건 수종이 약간 다른 메타세콰이어랍니다.>

 

 

<멀리서는 이등변삼각형이지만, 가까이서는 그냥 숲길입니다.

 

 

<우리만 있는 게 아니라 허수아비들도 우릴 지켜보네요>

 

 

 

<그냥 가기 아쉬워 기념사진 한 방!>

 

 

<메타세콰이어길 중간쯤에 토끼굴이 있습니다.

  어둡고 음침했던 경운기 길을 또하나의 멋진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토끼굴을 지나면 또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2인용 자전거 타고 즐길 수도 있고...> 

 

 

<그냥 평범한 시골길인가 싶더니, 그게 아닙니다.>

 

 

관방제림(官防堤林)

"관방제(官防堤)는 ~~ 담양천변의 제방으로, 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숲이 관방제림이다.

 조선 인조 26년(1648)에, 해마다 홍수로 피해를 당하자,

 당시 부사를 지낸 성이성이 제방을 쌓은 뒤 이를 보존하기 위해 나무를 심었다.

 ~~ 이후에 부임해 오는 관리들도 개인의 재산을 털어 관방제림을 관리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2km의 구간 안에는 200년이 넘은 팽나무, 느티나무, 푸조나무, 개서어나무 등이

 신묘한 기운을 뿜으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제177번 나무 팽나무

  이름표가 붙은 나무들은 300년이 넘은 나무들이랍니다.>

 

 

 

<깜짝 놀랬습니다.

 이렇게 멋진 길이 숨겨져 여태 모르고 있었다니...

 메타세콰이어길이 서양의 멋이라면, 관방제림은 동양의 멋입니다.

 나 자신은 이길에 흠뻑 빠졌습니다.>

 

 

<아무 말 안합니다. 그냥 구경만 하세요>

 

 

 

 

 

 

 

 

<어렸을 적 우리집에는 대나무 평상이 있었습니다.

  돈 좀 들여서 바꾸는 게 어떨까요...>

 

 

<요것저것 쉬지않고 설명하느라 지칠 법도 하건만,  해설사님의 봉사는 끝이 없습니다.> 

 

 

<우린 돌다리 건너 죽녹원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