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농담처럼 이야기합니다.
"우리 나이들면 된장장사 합시다!"
난 2% 실천의지로 이야기했지만, 아내는 98% 실천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운영하는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는 명상센터가 있어요.
그곳에는 기증받은 된장과 간장이 있는 데, 방문객들에게 준다는군요.
간장, 된장은 못얻어오더라도, 장독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지, 미리 살펴봅시다."
된장독 구경하러 충북 충주시 노은면 문성리에 있는 깊은 산속 옹달샘으로 향했습니다.
"깊은산속 옹달샘에서의 '명상'은
열심히 사는 사람이 지쳤을 때, 옹달샘에 잠시 머물면서
잠깐 멈춤! 비움과 채움! 몰입!을 통해 휴식하고 명상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영감과 에너지, 좋은 꿈을 심어주는
'생활명상'입니다.
깊고 고요한 호흡, 걷기, 향기, 춤, 자연, 소리, 마사지,
마음쓰는 법 등의 명상 훈련을 통해 그동안 들리지 않던 소리에
귀 기울이다보면 먼저 자연의 소리, 내면의 소리가 들리게 되고,
더 나아가 영혼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평화로워 집니다." -그곳에서 얻은 안내문에서-
<여느 곳과는 입구부터 다릅니다.
큰 길은 차나 다니라고 놔두고,
이렇게 좁은 오솔길을 통해 들어갑니다.>
<행복한 '만남의 집'
맨 처음 들르는 곳이 이곳입니다.
우리같이 예약하지 않고 온 사람도 이곳에 들러 이름표를 받아야 합니다.
아침 일찍 온 사람들인지, 어제 온 사람들인지는 모르지만,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합니다.>
<우리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우리 애들이 저만큼 조그마했을 때 올 생각을 했었다면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일과 술에 중독되어 하루하루 죽이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더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깊은 산 속 링컨학교
자원봉사 학생이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옹달샘 카페
차 한 잔 앞에 두고, 너른 창너머 숲을 바라보는 여유를 갖고도 싶지만,
갈 길이 바빠서 그냥 지나갑니다. >
<이곳의 딱 한 가지 흠은 너무 인위적인 조형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큰 자연을 앞에 두고, 어린애 손장난같은 조경 구조물은 글쎄...>
<아, 드디어 된장독이 나왔습니다.
예쁘게 찍으려 노력했는 데....>
<버섯도 키우고 있네요>
길
숲속에 길이 있다.
길게 드리운 나무 그림자.
말간 햇빛 사이로
산새 한마리가 포로롱 날아오른다.
풀벌레 소리 요란하다.
비가 오고
눈이 내린다.
그 길을 걷는다.
설움, 아픔, 세상의 고단함을 내려놓는다.
그리운 이의 이름을 부른다.
바람의 소리, 신의 음성을 듣는다.
숲 속에 명상과 치유의 작은 길이 있다. -조송희님의 사진과 같이 있는 시-
<시와 사진이 어울리지 않나요???>
<저마다 이름표를 달고 야생초, 야생화가 자라고 있습니다.
큰잎삽주, 범부채, 감초, 천궁, 단삼.....>
<오솔길 옆에는 둠벙도 있습니다.
둠벙안에는 올챙이도 있고요.>
<멋지죠? 이름은 모름>
<국민학교 때, 줄타고 내려오는 쐐기를 본 이후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
<찬찬히 보면 벌도 있고, 개미도 있습니다.>
<또 예쁜 꽃>
<뱀딸기.
산딸기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곳에도 숲으로 향하는 오솔길이 있습니다.
입구에 그림이 있는 데, 무슨 그림인 지 아세요?
아가가 똥 싸고 있는 뒷모습입니다.
그마저도 부끄러운 지, 잡초 한 줄기가 올라와 똥꼬를 살짝 가려줍니다.>
<꿈꾸는 다락방
며칠 머물며 명상하는 사람들의 숙소입니다.>
<꿈사다리집>
<고도원의 '춘하추동'>
<최재홍의 '네잎클로버집'>
이렇게 눈요기만 하고 우린 내려갑니다.
둘러만 보고도 마음이 많이 편안해집니다.
10년 후에 진짜로 된장장사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로또복권 1등 두 번 되면, 아내와 함께 이런 멋진 생태마을 가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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