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장

안성 남사당 풍물단

상원통사 2013. 4. 11. 23:13

감곡성당에서 시간을 지체하였기에, 조금 서둘렀습니다.

단속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조금씩 과속도 하면서 부지런히 안성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에 있는 '안성 남사당 공연장'입니다.

 

마침 오늘이 금년도 공연 첫날입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입장료가 1,000원밖에 안합니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왔습니다.

공연 첫날이라고 그나마도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그런데, 공연내용은 10만원짜리도 넘습니다.

한 번 와서 보세요. 정말로 감동하실 겁니다.

어머님은 날마다 오고 싶으시답니다.

이 공연을 외국인용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도 대단히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부터 난 '안성 남사당 홍보대사'입니다.

 

안성 남사당 유래

남사당이란 조선후기 장터와 마을을 다니며 춤과 노래, 곡예를 공연했던 단체로서

전문 공연예술가들로 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집단이다.

남사당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40~50여명으로 조직되었고 이 단체를 이끌어 나간 대표를 꼭두쇠라고 불렀다.

이들은 꼭두쇠를 중심으로 공연계획을 수립하여 기량을 연마하였고

전국을 다니면서 풍물놀이는 물론이고 줄타기, 탈놀이, 창(노래), 인형극, 곡예(서커스)를 공연하였다.

 

조선시대 후기에 결성되기 시작한 남사당 최초 발생지는

안성 서운면 청룡리의 청룡사이며 이곳의 남사당을 '안성 남사당'이라고 불렀다.

이후 안성 남사당은 최초로 여자로서 15세에 꼭두쇠로 추대된 '바우덕이'라는 여인이 단체를 이끌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고 있었는 데 '바우덕이'의 안성 남사당패가 최고의 공연을 펼쳐서 노역자들을 기쁘게 해주었고,

흥선대원군은 감사의 표시로 당상관 정3품의 벼슬에 해당하는 '옥관자'를 수여하였다.

이 때부터 안성남사당패는 '바우덕이'라는 여인의 이름으로 불리며 전국 남사당패와 모든 놀이패의 최고 우두머리 단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때부터 대한민국 연예가 발생한 시점으로 보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연예인을 '바우덕이'라고 평가한다.

 

<안성 남사당 공연장

 날이 따뜻하면 야외에서 공연을 펼치지만, 오늘같이 비오고 추운 날엔 이곳 실내공연장에서 판을 벌립니다.>

 

 

<남사당 칠무동상

  일곱명이 무동을 타고 하는 연기>

 

 

<사람들이 입장하기 시작합니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별로 없습니다.>

 

 

<본격적인 놀이마당에 앞서 평양예술단이 공연을 펼쳐졌습니다.

  수준은 좀 떨어지지만, 이역만리에서 고향생각하며 펼치는 공연이라 마음으로 보았습니다.>

 

 

 

평양예술단의 공연이 끝나고, 남사당패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오늘의 공연을 소개하는 데 인형극 비슷하게 하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결에 넘겼는데 알고보니 이것이 '덜미'입니다.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은 그림으로 대신합니다.

 

덜미(인형극)

우리나라 전통인형극인 꼭두각시 놀음을 남사당 용어로 덜미라 부른다

'인형의 목덜미 또는 뒷덜미를 잡고 움직이는 인형놀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고, 산받이의 재미있는 대화로 인형극을 진행한다. 

 

 

<처음에는 모두 나와 이렇게 인사하며 시작합니다.>

 

 

살판(땅재주)

'잘 하면 살 판이요 못하면 죽을 판'이라는 뜻에서 이렇게 불려졌다. 그만큼 어렵고 위험하다는 의미로 살판쇠(땅재주꾼)와 매호씨(어릿광대)가 장단에 맞추어 재담을 주고받으며 재주를 부리는 놀이이다.  

 

 

덧뵈기(탈놀이)

덧뵈기는 '탈을 쓰고 덧본다'는 뜻에서 유래된 탈놀이를 말한다.

샌님, 노친네, 취발이, 말뚝이, 먹중, 음중, 피조리, 꺽쇠,장쇠 등의 탈광대가 해학적인 풍자와 세련된 만담, 춤사위로 연희를 펼친다.

 

 

풍물놀이

풍물놀이는 남사당놀이 중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안성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웃다리 가락의 진수를 보여준다.

호적, 꽹가리, 징, 장구, 북, 벅구 등의 악기로 경쾌한 장단과 몸놀림 그리고 다양한 진법과 개인놀이로 구성된다.

 

 

 

 

설장구

판굿 장구 연주자가 멋진 발놀림과 화려한 장구가락을 보이는 놀이

예쁜 처자 셋이 멋진 공연을 펼칩니다.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무동

 어린아이를 어깨위에 태우며 노는 기예놀이

 

 

3무동

 3층탑이죠?

 

 

버나(접시돌리기)

버나는 한국 전통기예 중의 하나로 쳇바퀴나 대접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 담뱃대 등으로 돌리는 재주이다.

버나잽이는 매호씨(어릿광대)가 주고받는 재담과 소리가 재미를 더한다.

 

 

 

 

어름(줄타기)

어름이란 '줄타기'의 남사당 용어로 '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럽다'는 뜻이다. 높이 3M, 길이 10M 줄에서 화려한 기예와 현장성 넘치는 재담으로 이뤄진 해학 가득한 놀이이다.

공연을 시작하려 줄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연이 서양의 서커스와 다른 점은 구경꾼과 대화를 한다는 점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치고,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내며 같이 호흡하는 것이,

오로지 연기에만 전념하여 사람들의 숨을 죽이게 하는 서양의 것과 다른 점입니다.

줄을 설치하고 있는 동안 엿장수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며가는 바우덕이입니다.

이 처자 얼굴도 예쁘게 생겼습니다.

며느리 삼으면 좋겠는 데, 막내가 너무 어려서....>

 

 

<이제 공연을 시작합니다.

  맨바닥에서부터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이 줄이 높이 매달려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냥 아슬아슬하고 손에 땀이 나고 숨죽이며 보겠지요. 서커스가 그렇지 않나요?

 그러나, 어름(줄타기)은 다릅니다.

 신명난 우리 가락에 맞춰, 한 발 한 발 떼는 바우덕이를 보면 그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긴장의 연속이기보다는 야, 잘한다!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얼마나 연습을 하였으면 이렇게 잘할까??

그러나 바우덕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부채만 살살 흔들며 잘도 걷습니다.>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펄쩍펄쩍 뛰어요. 젊은 처자가 겁도 없이....>

 

 

<줄에 내려앉기도 하고...

  똥꼬가 무척 아플 것 같은 데 항상 웃습니다.>

 

 

<하하, 장구 아가씨의 표정 좀 보세요>

 

 

<줄만 타고 곡예만 펼치는 게 아닙니다.

  중간중간에 이렇게 서서 재담도 펼칩니다.>

 

 

상모놀이

12발(약14m) 상모놀이

 

 

5무동

맨 밑에 있는 사람은 힘도 장사입니다.

 

 

<이제 공연이 끝났습니다.>

 

 

<우리의 뒷풀이는 항상 신명납니다.

  관객과 함께 한바탕 춤놀이가 펼쳐집니다.

  나도 발걸음만 뗄 줄 안다면 합류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워낙 몸치인지라 참았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의 학교 교육은 참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런 데서 같이 어울릴 수 있을 정도는 가르쳐서 사회에 내보내야하지 않을까요??

  말로는 세계화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 대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지만, 아직도 당당 멀었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전통 공연들은, 대부분 무대위에서 펼치는 점잖은 공연들입니다.

이름있는 교수님들이 만든 멋만 가득한 고전 창작무용도 많이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우리와 거리가 있습니다. 멋지기는 하지만 함께 호흡할 수 없습니다.

그냥 보는 것입니다.

 

오늘은 달랐습니다.

아주 가까이서, 신명나는 가락에, 멋진 재담에, 기가 막힌 곡예를 구경하고 나니

우리 조상들이 꼭 슬픈 날들의 연속은 아니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가 되면, 어머니 모시고 다시 한 번 구경올 계획입니다.

도랑치고 가재잡고, 구경하고 효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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